온 우주의 심판자로 다시 오실 인자
마가복음 13장 24-27절에 기록되어 있는 인자(the Son of Man)의 오심과 택하신 자들의 구원에 관한 내용은 마가복음 13장의 종말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한 신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모습은 십자가 위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마지막 날에 재림(Parousia)을 통하여 선택 받은 자들을 향한 구원하심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막 13:24) 그러나 그 환난 후에 그 날들에 해가 어두워질 것이며 그리고 달은 그것의 빛을 주지 않을 것이다.
(25) 그리고 별들은 하늘로부터 떨어지고 있을 것이며, 하늘에 있는 권능들이 흔들릴 것이다.
(26) 그리고 그때 그들은 인자가 큰 권능과 영광과 함께 구름들 가운데 오는 것을 볼 것이다. (27) 그리고 그때 그(인자)가 천사들을 보내어 [그의] 택하신 자들을 네 바람으로부터, 땅의 끝에서부터 하늘의 끝까지 모을 것이다. (Translated by YG Kim)
먼저 우리는 마가복음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오심의 특징을 생각해 보기 전에 사복음서(Four Gospels)의 인자의 오심에 관한 내용을 비교해 보고, 그 특징을 통해 마가복음의 신학적 성향(Theological tendency)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마가복음이 사복음서 가운데에서 가장 먼저 기록되었다는 마가복음 우선설(Markan Hypothesis)을 받아들이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은 마가복음에 기초해서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태와 누가는 자신들이 처해 있는 역사적 상황과 공동체의 특징에 따라서 마가복음을 새롭게 이해해서 복음서를 기록했습니다. 반면에 요한복음은 사도 요한의 신학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역사적 순서와 내용을 재배치해서 예수님의 사역과 그 의미를 기록했습니다.
예수님의 재림에 관한 기록에서 마가복음은 대환난 후 묵시적 대격변의 시기로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빛을 잃고, 별들이 떨어지는 상황 가운데에서 인자가 구름들 가운데 오시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 인자가 천사들을 보내어 택하신 자들을 모으시는 종말론적 구원이 이루어집니다.
마태복음도 마가복음에 기록되어 있는 예수님의 말씀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환난 후에” “즉시”(eutheos: immediately)라는 부사를 추가하여서 역사적 환난과 재림 사이의 긴밀한 시간적 결합을 한층 더 강조합니다(마 24:29). 또한 마가복음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은 “인자의 표적이 하늘에 나타날 것이고 세상의 모든 민족이 통곡할 것이다”(마 24:30)라는 표현을 추가하였습니다. 더 나아가서, 천사들이 “큰 나팔 소리와 함께”(마 24:31) 보냄을 받는다는 구체적인 심판론적 표현을 추가하여 종말의 장엄함을 극대화하였습니다.
누가복음에서도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리는 묵시적 현상과 인자가 구름 가운데 오신다는 재림의 모습을 기록하였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차이점을 두고 있습니다. 누가는 마가복음에 기록되어 있는 “그 환난 후에 그 날들에”라는 시간적 연결 고리를 의도적으로 생략해서 예루살렘 성전의 역사적 멸망과 세상 끝에 도래할 인자의 재림 사건 사이에 긴 시간적 간격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누가복음에서 재림을 보다 먼 미래의 사건으로 연기시킵니다.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누가는 마가복음의 인자가 천사들을 보내어 택하신 자들을 사방에서 모으는 장면을 생략하고, 대신해서 박해 받는 성도들을 향해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할 때에는 몸을 일으키고 너희의 머리를 들어라. 왜냐하면 너희의 속량이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눅 21:28)라는 직접적인 구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은 마가복음 13장의 종말에 관한 예수님의 메시지를 기록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재림을 물리적 현상으로 직접 기록하기 보다 예수님의 부활과 성령의 오심, 그리고 믿는 자들 안에 내주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로 승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신학적 차이점은 각 복음서의 신학적 성향으로 나타납니다. 마가복음은 종말의 시간에 고난 받는 성도들을 향해 숨겨졌던 인자의 비밀이 재림을 통해 온 우주에 드러나는 역동적 종말론을 강조합니다. 또한 마태복음에서는 환난과 예수님의 재림을 ‘즉시’라는 부사로 연결해서 환난 가운데에서 인자가 온 세상을 공의로 통치하며 마지막 날에 의인과 악인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심판하시는 장엄한 종말론적 심판주이자 왕으로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누가복음은 가난하고 연약하며 소외된 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긍휼하심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자의 오심 역시 종말론적 심판의 위협보다는 고통과 박해의 시대를 견뎌낸 믿음의 성도들에게 마침내 주어지는 참된 해방과 ‘속량’(redemption)의 날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가복음 13장 24절은 강한 대조를 나타내는 접속사 ‘알라’(alla: but)로 시작하여, 땅에서 일어나는 거짓 메시아와 거짓 선지자들의 기만적인 ‘표적과 기사’(21-22절)로부터 하늘에서 펼쳐질 궁극적인 신적 개입과 왕의 도래로 역사의 초점을 강력하게 전환시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환난 후 “그 날들”(en ekeinais tais hemerais: in those days)의 구약적 배경은 “여호와의 날”로 하나님의 구원과 심판이 이루어지는 날입니다(e.g., 렘 3:16, 18; 욜 3:1; 슥 8:23). 따라서 마가복음 13장 24절에서 “그 날들”의 의미는 예루살렘 성전 파괴와 유대 땅에 거하는 성도들이 겪게 될 대환난 직후의 역사적 시간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종말의 시간표에서 마지막에 도래할 우주적 대환난(Great Tribulation)의 시간입니다.
바로 이 시점에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빛을 잃고, 별들이 하늘로부터 떨어지고,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립니다(막 13:24-25). 이렇게 천상의 질서가 변화하는 모습은 묵시 문학(Apocalyptic literature)의 중요한 특징으로 하나님의 현현이 일어나기 직전에 나타나는 징조들입니다(에스라 2서 5:4; 에녹 1서 80:3-7; 102:2; 계 6:12-13; 8:10).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이사야 13장 9-10절의 말씀을 인용해서 해와 달과 별의 변화를 천상의 질서가 무너지는 물리적 변화가 아니라 여호와의 날에 세상 주관자들의 몰락을 뜻하는 은유적 표현으로 해석합니다. 이러한 해석을 소개하는 이유는 우리가 예수님의 재림에 관한 해석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 13:9) 보아라, 여호와의 날이 올 것이다. 분노와 진노의 날이요 잔혹한 날이니, 주께서 그 땅을 황폐케 하시고 그 땅의 죄인들을 멸절하실 것이다. (10) 하늘의 별들과 그 별무리들이 빛을 발하지 않으며, 해가 떠도 어둡고 달이 떠도 그 빛이 비치지 않을 것이다. (바른 성경)
이렇게 해와 달과 별이 무너져 내릴 때 인자의 재림을 그(사람)들이 볼 것이라고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데, 인자의 오심과 관련된 세 가지 중요한 해석을 소개합니다.
첫째, 예수님의 재림을 우주적 종말론(The traditional eschatological Parousia)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인자의 재림을 우주적 종말론으로 해석하는 것은 역사적 종말의 시간에 예수님께서 하늘로부터 지상으로 재림하시는 사건입니다. 이러한 입장에 서 있는 학자들은 다니엘서 7장 13절에서 “인자 같은 이”가 하늘로 올라가는 상향식 승천의 모습이었다면, 마가복음 13장 26절에서 인자는 하늘로부터 땅으로 내려오는 하향식 재림의 모습으로 해석합니다. 따라서 이 그룹의 학자들은 하늘의 해와 달과 별의 붕괴는 세상의 통치자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물리적 또는 우주적 대격변으로 역사적 종말론의 실제 사건으로 해석합니다. 바로 그때 예수님께서 천사들을 보내어 택하신 자들을 사방에서 모으시는 우주적 부활과 종말론적 심판이 이루어집니다(C. E. B. Cranfield, The Gospel According to Saint Ma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59, pp. 387-88; Joel Marcus, Mark 8-16, The Anchor Yale Bible 27a, p. 904-05; Robert H. Stein, Mark, Baker Academic, 2008, pp. 613-15).
둘째, 다니엘서에 근거해서 인자의 오심을 예수님의 왕적 권위가 신원(The Danielic Vindication) 되는 모습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입장에 서 있는 학자들은 예수님께서 구름 가운데 오시는 모습을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하향식 재림이 아니라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상향식 승천으로, 인자가 하나님께로 나아가 왕권을 수임받는 ‘승귀’(Enthronement) 사건으로 해석합니다. 따라서 해와 달과 별이 어두워지는 우주적 변화는 물리적 사건이 아니라, 이사야 13장 9-10절의 내용처럼 여호와의 날에 온 세상을 지배하는 통치자들과 그들이 의지했던 우상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심판 앞에서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몰락하는 묵시적 상징으로도 해석합니다. 그 결과 AD 70년 로마의 티투스(Titus) 장군에 의한 예루살렘 성전의 멸망을 역사적 증거로 제시합니다(R. T. France, The Gospel of Mark: A Commentary on the Greek Text, Eerdmans, 2002, pp. 530-34; N. T. Wright, Christian Origins and the Question of God. Vol 2: Jesus and the victory of God, 1996, pp. 360-65).
셋째, 예수님의 재림을 부활과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을 통해 점진적으로 실현되는 종말론(Progressively realized eschatology)으로 해석하는 관점입니다. 이 입장에 서 있는 학자들은 인자의 오심을 특정 시점의 단회적인 미래 사건으로만 제한하지 않습니다. 이 그룹의 학자들은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 그리고 교회의 복음 전파를 역사 속에서 이미 시작되어 종말을 향해 점진적으로 구현되어 가는 ‘종말론적 실재’로 이해합니다. 예수님의 대속적 죽음과 부활을 통해 성전의 휘장이 찢어짐으로써 구약의 성전 체제는 종언을 선언했고, 손으로 짓지 않은 성전인 새로운 신앙 공동체인 교회가 성령 안에서 세워졌습니다. 이 교회 시대 전체는 천사들을 통해 사방에서 택하신 자들을 모으시는 인자의 점진적인 구속 사역과 우주적 다스림이 신실하게 관통하는 현재적 현장이라고 주장합니다(George E. Ladd, The Presence of the Future: The Eschatology of Biblical Realism, Eerdmans, 1974, p. 219–324.)
이러한 세 가지 신학적 견해 가운데에서 필자는 첫 번째 예수님의 재림을 우주적 종말론으로 해석하는 것이 마가복음 13장의 구조 안에서 본문을 해석하는데 가장 적합한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가복음 13장 24-27절의 인자의 재림은 단순히 유대 지역의 국지적인 AD 70년 참사를 대변하는 은유적 장치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인자의 재림은 이 땅에서 대속물이 되시기 위해 철저하게 고난받고 버려져야 했던 예수님께서 마침내 온 우주의 주권을 가지고 전능하신 왕이자 재판장으로서 이 땅에 다시 오시는 우주적 종말론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우주적 종말의 확실성은 성도들에게 어둠의 권세 아래 놓인 현실의 한계와 고난 속에서도 역사의 참된 주관자가 누구인지 확인시켜 주며, 언제 임할지 모르는 구원의 도래를 소망하게 하며, 오늘의 선교적 고난 속에서도 영적으로 늘 깨어 복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게 합니다.
<함께 나누기>
- 인자의 재림과 관련된 복음서(막 13:24-27; 마 24:29-31; 눅 21:25-28)를 읽고 각각의 복음서의 차이점과 특징이 무엇인지 설명해 보십시오.
- 요한복음에서 인자의 재림이 기록되어 있지 않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 마가복음 13장 24-25절의 해와 달과 별이 빛을 잃어버리는 현상에 관한 두 가지 해석이 무엇입니까?
- 인자의 오심과 관련된 세 가지 중요한 해석을 설명해 보십시오.
- 인자의 오심과 관련된 세 가지 중요한 해석 가운데에서 여러분들은 어떠한 해석을 지지합니까?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복음에 빚진 자 김윤규 목사 (토론토 쉴만한물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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