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에 기초한 남편의 아내 사랑
사도 바울은 아내와 남편의 관계를 교회와 그리스도의 관계로 설명하면서 아내의 자발적 순종의 모습을 언급했습니다(엡 5:22-24). 이러한 모습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에 근거한 교회의 자발적 순종의 모습과 같이 남편의 헌신적인 사랑에 근거한 아내의 자발적 순종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또한 아내의 자발적 순종에 관한 남편의 책임에 관하여서도 언급을 하고 있는데 아내를 향한 남편의 책임은 교회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엡 5:25) 남편들이여, 마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교회를 위해서 자신을 내어 주신 것 같이, (여러분들의) 아내들을 사랑하십시오. (26) 이는 그(그리스도)가 그것(교회)을 말씀 안에서 물로 씻어 깨끗하게 하여서 거룩하게 구별하기 위함입니다. (27) 교회를 자신 앞에서 영광스럽게 세워서 상처나 주름이나 이러한 것들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기 위함입니다. (28) 이와 같이 남편들도 그들 자신의 아내를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합니다. 자신의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29) 자신의 육체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그것(육체)를 먹여 살리고 보살피기를 마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해 하시듯이 할 것입니다.) (30) 왜냐하면 우리가 그 분의 몸의 지체이기 때문입니다. (31) 그러므로 사람이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자신의 아내와 연합해 둘이 하나의 몸이 될 것입니다. (32) 이 비밀이 큽니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관해 말합니다. (33) 그렇기는 하지만, 여러분들도 각각 자신의 아내를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하고, 아내들도 남편들을 존경하십시오. (Translated by YG Kim)
바울은 남편들에게 교회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근거해서 자신의 아내를 사랑하라고 권면합니다(엡 5:25).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크게 네 가지 사랑의 개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사랑은 ‘아가페’(agape)로 이 동사는 구약의 히브리어 동사 ‘라함’(raham)의 의미를 차용한 개념입니다. ‘라함’이라는 히브리어 동사의 개념은 가난하고 연약한 자들을 향한 연민에서 시작된 사랑의 개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는 개념으로 확장되어서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합니다. 두 번째 사랑은 ‘에로스’(eros)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에로스 신의 개념에서 차용된 의미로 남녀 간의 사랑이나 열정(passion)을 표현합니다. 세 번째 사랑은 ‘스트로게’(stroge)로 가족 간의 사랑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사랑은 ‘필리아’(philia)로 친구 간의 우정을 표현합니다.
이러한 사랑의 개념들 가운데에서 바울은 아내와 남편의 관계를 ‘에로스’나 ‘스트로게’나 ‘필리아’의 사랑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아가페’의 사랑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가페의 사랑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시는 모습이고(요 3:16; 요일 4:10), 동시에 예수님께서 교회를 사랑하시는 모습입니다(엡 5:25).
그러므로 아가페의 사랑은 아내의 순종의 조건에 기초한 남편의 사랑이나 또는 남편의 사랑의 조건 기초한 아내의 순종의 모습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성품과 의지 그리고 우리들을 구원하시기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헌신된 사랑을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유일하신 구원 계획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보여 주신 아가페의 사랑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바울은 교회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목적을 세가지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첫째, 교회를 거룩하게 구별하기 위함입니다(엡 5:26a).
둘째, 교회를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영광스럽게 세우기 위함입니다(엡 5:27a)
셋째, 교회를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기 위함입니다(엡 5:27c).
바울이 언급하고 있는 교회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세 가지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건과 부활의 사건을 통하여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은 성도들의 공동체인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말씀(rhema) 안에서 물로 씻어 깨끗하게 되어서 거룩하게 구별되었습니다.
그러면 바울이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물의 이미지를 통하여 교회 공동체를 깨끗이 씻어 거룩하게 구별하는 것과(엡 5:26)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어떠한 연결 고리가 있습니까?
전통적으로 신약 성경에서 물은 세례와 연결되어서 해석이 되었지만(딛 3:5), 바울이 교회와 그리스도의 관계를 아내와 남편의 관계로 설명하면서 물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은 1세기 결혼을 앞두고 있는 신부의 정결의식(bridal bath)을 통하여 신부가 깨끗이 자신의 몸을 씻어 구별하는 이미지와 연결되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바울이 언급하고 있는 거룩함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건으로 구속함을 받은 교회 공동체가 세상의 죄악으로부터 깨끗이 씻어 거룩하게 구별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자신 앞에서 영광스럽게 세우시기 위한 목적을 교회 공동체가 상처(spilos: blemish on the body)나 주름(wrinkle)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는 존재로 만들기 위함이라고 말씀합니다(엡 5:27).
이렇게 바울이 26-27절에서 언급하고 있는 교회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은 25절의 말씀에서 남편이 아내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에 관한 실제적인 예시가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으로 그리스도의 몸된 공동체인 교회를 사랑해 주신 것과 같이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는 것은 교회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바울은 남편들에게 아내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다 실천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바로 자기 사랑입니다. 레위기 19장 18절의 말씀에 기초하고 있는 자기 사랑의 개념은 이웃 사랑의 개념에서 시작이 되어집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하나님의 거룩을 본 받아 살아가는 언약의 백성들이 이웃을 향해 미움이나 원망이나 복수의 마음을 품지 말고 그들을 사랑할 때에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같이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레 19:17-18). 또한 예수님께서도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첫 번째 계명에 이어서 가장 중요한 두 번째 계명이라고 말씀합니다(마 22:39; 막 12:31; 눅 10:27).
그러나 바울이 언급하고 있는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는 모습은 이러한 이웃 사랑의 개념을 뛰어 넘는 사랑입니다. 왜냐하면 아내를 향한 남편의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처음 창조하신 창조의 질서이기 때문입니다(창 2:24; 엡 5:31).
바울의 의견을 우리들의 삶에 적용해 보면,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모습은 교회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닫지 못한 모습이고 또한 그리스도 밖에 있는 모습입니다(엡 5:30). 또한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남편의 모습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자신을 스스로 미워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자신의 육체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고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공급하고 보살피는 것과 같이 남편은 아내를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엡 5:29). 특별히 ‘보살피다’(thalpo: to cherish)라는 헬라어 동사의 의미는 사랑을 기반으로 한 따뜻함을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 동사의 의미를 어머니가 자기 자녀들을 돌보는 이미지로 사용합니다(살전 2:7).
이러한 의미에서 생각해 보면, 아내를 향한 남편의 사랑은 교회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의 개념일 뿐만 아니라 자녀들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과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바울은 이제 아내와 남편의 관계와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정리해서 결론을 말합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의 사랑의 비밀은 아내와 남편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크다고 할지라도 남편은 아내를 아가페의 사랑으로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을 존경해야 합니다.
<함께 나누기>
- 고대 그리스 시대의 네 가지 사랑의 개념들 가운데에서 우리들의 가정은 어떠한 사랑의 개념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까? 부부가 함께 살아가면서 ‘에로스’나 ‘스트로게’ 그리고 ‘필리아’의 사랑의 개념들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아가페’의 사랑은 남편과 아내의 관계에서 성립되어져야 합니다. 우리들은 가정안에서 남편이 아내를 향한 ‘아가페’의 사랑을 어떻게 실천되고 있습니까?
- 하나님의 유일하신 구원 계획 안에서 교회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초점은 교회의 거룩함과 영광, 그리고 구별됨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에 기초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면 이러한 사랑을 남편과 아내의 관계로 바울이 설명하고 있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특별히 바울이 사용하는 물의 이미지는 어떻게 남편과 아내의 관계에서 적용해 볼 수 있습니까? 교회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이 어떻게 아내를 향한 남편의 사랑으로 적용이 되어집니까?
- 아내를 향한 남편의 사랑의 모습은 남편이 자신의 몸을 사랑하듯이 해야 합니다. 특별히 하나님의 창조 질서 가운데에서 주어진 가정의 제도 가운데에서 아내를 향한 남편의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질서입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달은 남편은 아내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남편들인 우리들은 자신의 아내를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그리스도의 사랑에 기초해서 사랑하고 있습니까?
김윤규 목사 (토론토 쉴만한물가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