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나님의 교육명령] D6 철학이 비추는 한국 교회의 대안 모색

D6 철학이 비추는 한국 교회의 대안 모색

  앞선 글에서 우리는 지난 20여 년간 한국 교회가 실험해 온 다섯 가지 대안적 교회 모델—이머징 처치, 미셔널처치, 신칼뱅주의, 셀 교회, 가정교회—의 가능성과 한계를 D6 관점에서 진단했다. 각 모델은 위기 속에서 교회를 다시 세워보려는 간절한 몸부림이었다. 그러나 그 시도들 대부분이 다음 세대를 위한 신앙 전수라는 핵심 과제 앞에서는 깊은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한계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디서 다시 시작해야 할까?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그러나 단지 ‘가정예배를 하자’는 권면으로 끝나선 안 된다. 신명기 6장에 기초한 D6 철학은, 말씀을 삶으로 새기는 교육 생태계를 제안한다. 이 철학은 하나의 사역 모델이나 수입형 프로그램이 아니라, 신앙의 원형(DNA)을 회복하자는 성경적 부르심이다.

140년 전, 말씀과 함께 시작된 교회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을 떠올려보자. 캐나다 선교사 로버트 하디(R. A. Hardie)는 공식 선교 활동에 실패한 후, 가정 기도회에서 “믿음 없음”을 고백했습니다. 이 고백이 한국인 참석자들에게 전염되어 공개적 회개의 물결이 일어났다. 이것이 부흥의 불씨(1903년 원산)가 되어 1907년 평양으로 확산되었다. 사람들은 프로그램이 아닌 기도와 회개, 말씀 앞의 전인격적 반응으로 모였다. 놀라운 사실은, 이 부흥의 불씨가 교회 강단보다 가정 기도회에서 먼저 타올랐다는 점이다.  

  무명의 평신도들이 성경을 외우고, 가족이 함께 기도하며, 말씀을 중심으로 삶을 정돈해갈 때, 부흥은 ‘사건’이 아닌 ‘삶’이 되었다. 이와 같은 역사적 뿌리는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가정은 여전히 하나님 나라의 전초기지이며, 부모는 자녀의 첫 목자다. 오늘날 교회가 잃어버린 본질, 바로 이 지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말씀과 가정, 두 축이 교회를 살린다

  지난 칼럼에서 살펴본 다섯 가지 모델의 한 가지 공통점은, 가정을 신앙 교육의 실질적 공간으로 인식하지 못한 점이다. 그러나 D6는 다음의 세 가지 실천 축을 통해, 교회와 가정의 ‘원안적 동역’을 회복하고자 한다.

① 말씀의 내면화: 입술에서 마음으로

매일 묵상하는 말씀을 가정 대화의 소재로 전환

설교 후 실천 가이드를 부모-자녀 대화 질문으로 제공

가정별 ‘성경 리추얼’을 만들고, 말씀을 일상의 루틴에 녹여내기

“오늘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라.” (신 6:6)

② 가정 신앙 전수의 구조화: ‘가능’에서 ‘습관’으로

부모를 위한 신앙 코칭 워크숍과 자녀 대화법 교육

세대 간 ‘신앙 일기’, ‘가정 찬양’, ‘축복 기도문’ 자료 개발

조부모, 부모,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3세대 성경축제 운영

③ 일상의 성화: 거룩이 흐르는 평일

아침 식사 전 축복, 퇴근 후 감사, 잠들기 전 묵상의 가정 리듬 정착

교회는 ‘주일’ 중심에서 ‘7일 신앙 루틴’ 중심으로 전환

교회 예산과 사역의 우선순위를 ‘가정 사역 강화’로 재편

교회는 프로그램을 멈추고, 가정을 세워야 한다

  많은 교회가 여전히 프로그램의 양과 규모를 통해 건강을 측정한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이벤트가 아니라, 가정의 회복이다. 아이들이 매주 1시간 교회에서 배우는 신앙보다, 매일 10분 식탁에서 부모에게 배우는 신앙이 훨씬 오래간다. 교회가 할 일은 바로 이 10분의 힘을 회복하게 돕는 일이다.

  예를 들어, ‘밥상머리 토크 카드’ 한 장이, 매일 아침과 저녁의 축복기도가 그 어떤 대형 이벤트보다 더 깊고 오래 가는 신앙 유산을 남길 수 있다.

부흥은 사건이 아니라, 매일의 삶이다

  부흥이 매일의 “삶”이 되는 것, 이것이 오늘날 “동방의 예루살렘”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이다. 평양은 기생과 도박으로 유명한 “소돔과 같던 도시”에서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변모했다. 신분 차별 타파, 여성 교육 확대, 민족적 자각(3·1운동의 토대) 등 사회 전반에 영향력이 미쳤다. 그리고 평신도들이 만주와 중국으로 이주하며 부흥의 불씨를 매일의 삶으로 전파했다. 1908년 만주에서 한국인 이주민에 의해 일어난 부흥은 평양의 회개 운동과 동일한 양상이었다. 

  D6 운동은 바로 그 부흥이 신명기 6장의 네 때를 통해 오늘날까지 흐르게 한다. 가정에서의 기도와 말씀 암송, 회개와 선교적 삶이 단순한 습관의 반복이 세대를 가로지르는 부흥의 강을 만든다.

다음 140년을 준비하는 길

  2024년, 한교총은 140주년을 맞아 외쳤다. “한국 교회는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D6 철학은 그 외침에 이렇게 답한다. “그 본질은 말씀과 가정이다.” 교회의 미래는 더 많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더 많은 식탁 위의 대화, 더 많은 부모의 기도, 더 많은 일상 속 말씀 실천에 있다. 그리고 그 출발은 아주 작다. 오늘 아침, 말씀 한 구절과 자녀 축복 기도. 바로 그것이, 무너진 한국 교회의 가정들이 다시 세우는 부흥의 불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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