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나님의 교육명령] 한국교회 회복 시리즈 (제3화) 세대통합 예배 – 교회와 가정을 잇는 신앙의 다리

한국교회 회복 시리즈 | 제3화]

세대통합 예배 – 교회와 가정을 잇는 신앙의 다리

한국교회는 모든 세대를 포용한다는 미키마우스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정작 각 세대는 서로의 “귀”를 마주보지 못한다.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십대의 투덜거림은 마치 미키마우스의 한쪽 귀를 의도적으로 가린 채 “우리는 완전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유치부는 찬양과 율동으로, 청소년부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성인은 전통적인 예배 형식으로 각자의 예배를 고집한다. “다 함께”라는 명목 아래, 사실은 “각자도생”의 예배가 되어버린 것이다.

단절을 넘어: 귀를 맞대는 예배

“진정한 예배”를 묻는 물음 앞에서 우리는 답을 회피할 수 없다. 세대 간의 담을 허물기 위해선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예배를 보듬는 용기”가 필요하다. 유치부 아이가 성도의 무릎에 앉아 설교를 듣는 모습, 십대가 어른의 기도에 함께 “아멘”을 외치는 순간이야말로 비로소 미키마우스의 두 귀가 한 화면에 드러나는 순간일 것이다.

“교회는 세대를 나누는 담보다, 예배로 하나 되는 다리를 놓아야 한다.”

세대를 분리한 효율의 함정

지난 40여 년 동안 한국교회는 ‘효율적인 예배’와 ‘맞춤형 교육’이라는 명분 아래 세대 분리를 철저히 실행해 왔다. 영유아부는 화려한 율동과 캐릭터 중심, 초등부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청소년부는 찬양 밴드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영상 콘텐츠가 예배의 중심이었다. 표면적으로는 활기차 보였지만, 이 구조는 신앙의 흐름을 세대마다 끊어놓는 결정적인 약점이 되었다.

72세 모ㅇㅇ 장로는 깊은 한숨을 쉬며 고백했다. “손주들이 교회에 오긴 하지만, 제 얼굴을 보는 건 1년에 부활절이랑 추수감사절 딱 두 번입니다.” 그의 딸 ㅇㅇ 집사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아이들이 할아버지 예배는 지루하대요. 같이 드릴 방법이 없을까요?” 세대가 함께 신앙을 나눌 기회가 교회 안에서조차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냉혹한 현실이었다. 우리는 같은 교회를 다니지만, 서로 다른 신앙 세계에 갇혀 있었다.

작은 결단, 세대통합 예배의 시작

이러한 고민 끝에 나는 작지만 용기 있는 실험을 시작했다. 바로 ‘세대통합 예배’였다. 매월 첫째 주일, 모든 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는 시간이었다. 첫 시도는 쉽지 않았다. 예배가 시작되자 유아들이 울음을 터뜨렸고, 청년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하지만 예배 중간,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80세 최 할머니가 갑자기 손주들에게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다. “6.25 전쟁 때, 우리 가족은 기도로 살아났단다…” 그 한 마디에 예배당은 조용해졌다. 청년들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할머니의 눈을 바라보았고, 아이들은 숨을 죽이고 이야기를 들었다. 예배는 더 이상 형식이 아니었다. 살아 있는 신앙의 고백이 흐르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세대가 함께 드리는 새로운 루틴

이후 교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세대통합 예배를 정착시켜 나갔다. 예배 시작 전, 가족이 함께 앉아 “이번 주 감사한 일”을 나누는 ‘기적의 10분’을 만들었다. 부모는 자녀의 삶을 듣고, 조부모는 신앙의 감사 제목을 전했다. 또한, 매주 한 가정이 ‘3세대 기도팀’을 이루어 대표 기도를 드렸다. 할아버지가 손을 얹고, 아버지가 말씀을 읽고, 자녀가 기도를 마무리하는 그 장면에 회중의 눈물이 흘렀다.

‘역설교 코너’도 신선한 변화를 가져왔다. 청소년이 본문을 요약해 자신의 언어로 어르신들에게 설명하는 시간이었다. 한 주일, 고등학생 지은이는 90세 신 할아버지에게 질문했다. “할아버지, 요한복음 3장을 평생 어떻게 실천하셨어요?” 신 장로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네 아버지가 태어났을 때, 우리 가족은 쌀 한 가마를 이웃에 나눠주며 말했단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이니, 함께 기뻐합시다.’ 그게 내 요한복음이야.” 이 짧은 대화 속에서 신앙은 책 속에 갇힌 지식이 아니라, 삶으로 살아낸 이야기임을 모두가 깨달았다.

가정에서 시작되어, 교회로 흐르는 신앙

예배는 이제 교회당에만 머물지 않게 됐다. D6 철학의 핵심인 ‘가정에서의 예배’가 교회 예배를 이어가는 중요한 고리가 되었다. 토요일 저녁에는 가족 식탁 예배를 통해 주일 본문을 미리 가족이 함께 읽고 묵상했다. ‘CUE 루틴’을 통해 ‘앉고, 길을 가며, 누워, 일어날 때’라는 신명기 6장의 네 가지 순간을 중심으로 하루 일상을 신앙으로 채웠다. 또한, ‘3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할아버지의 지혜, 부모의 실행, 아이들의 창의력이 합쳐져 마을 청소, 독거노인 방문, 공원 예배 등 지역사회를 섬기는 활동으로 이어졌다.

3세대가 함께한 마을 봉사 활동을 보며 한 교인은 말했다. “아이들이 이제 ‘오늘 할아버지가 해준 이야기, 교회에서 또 듣고 싶다’고 조릅니다. 이게 진짜 세대통합이죠.” 예배는 잇는 것이다. 하나님과 우리를 잇고, 세대와 세대를 잇고, 교회와 가정을 잇고, 가정과 이웃을 잇는 영적 다리다. 더 이상 분리되지 않는 신앙, 단절되지 않는 기억, 끊기지 않는 대화가 세대통합 예배를 통해 회복되고 있다.

예배는, 잇는 것이다

지난주, 지민이와 재민이가 함께 성찬을 준비하는 모습은 예배의 본질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다섯 살과 열다섯 살 형제가 함께 떡을 자르고, 잔을 채우며 ‘주님의 식탁’을 세웠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한 어르신이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드디어 우리 교회에 약속의 땅이 보이는구나…”

D6 철학은 이 길을 오래전부터 가리키고 있었다. “신앙은 예배당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삶으로 살아내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주일 아침 교회에서 시작된 예배가 가정에서의 저녁 식탁까지 이어지고, 아이의 질문이 할아버지의 고백으로 답해지는 아름다운 신앙 여정을 보고 있다. 다음 세대는 결코 교회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삶 자체가 예배가 되었기 때문이다.

다음 이야기 예고

[제4화] 디지털 디톡스 – 스크린을 끄고, 얼굴을 마주한 40일

→ 다음 편에서는 스마트폰을 내려놓은 가족의 일상에서 어떻게 아날로그 신앙이 살아났는지, CUE 루틴과 손글씨 묵상, 가족 일기로 회복된 영적 대화의 이야기를 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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