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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작은 일상, 큰 은혜] 어느 주일 일기 

big wooden cross on green grass field under the white clouds
Photo by David Dibert on Pexels.com

어느 주일 일기 

사소한 일로 남편과 다퉜다.

이런 기분으로 어떻게 예배를 드린담?

남편이 하는 설교는 듣고 싶지도 않았다.

빈 의자에 앉아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하나, 둘… 교회 식구들이 왔다.

내키지 않은 억지 웃음으로 성도들을 맞았다.

찬양이 시작되고 남편도 찬양, 나도 찬양을 드렸다.

“생명 주께있네. 소망 주께 있네.주 안에 있네 ♬”

무슨 가사인지 떠올리지도 않은채 

입술은 자동적으로  뻐끔뻐끔, 마음이 빠진 찬양을 하고… 

마음 가득 분노와 서러움이 꽈리를 틀고 앉아있었다. 남편이 여전히 미웠다.

성령님이 체한 것 같은  내 마음에 말씀하셨다.

“나를 예배하기 전에 먼저 형제와 화목해라… 그리고 나를 예배해라.”

온 몸으로 마음이란 놈이 저항했다.

” 안돼!! 무슨 화해?

화가 나서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구만.

왜 내가 먼저? 안돼 !”

말씀이 다시 내 마음을 파고 들었다.

“딸아… 말씀이 너를 바꾸게 하여라.”

부글부글부글~ 마음은 180도로 끓고 있는데…

‘주님, 저는 못해요. 

도저히 제 힘으론 안되겠어요.

너무 속상하고 너무 자존심 상해서 먼저 다가가 손 내밀기 싫어요.

그러니 성령님이 나를 도와주세요’

“딸아…다투고나서 설교하는 남편이 힘들것 같으냐 , 그 설교를 듣는 니가 더 힘들것 같으냐?”

한 손을 들고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남편을 바라봤다.

이제 곧 설교를 해야할, 마음이 쑥대밭일…

그 사람이 갑자기 측은하게 여겨졌다.

성령님의 도움으로

천근만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서 남편에게로  갔다.

내키지 않지만 살그머니 남편의 손을 잡았다.

남편도 내 손을 꼭 잡으며  웃는다.

주르르 주르르 눈물이…

남편이 내 등을 토닥토닥한다.

말씀앞에서 성령님앞에서

나는 얼마나 나를 주장하고 살았던가!

오늘 성령께 내 생각을, 내 마음을

그리고 나의 의지를, 행동을 내어드리며

그분의 다스리심이 나를 빚으시는 것을 본다.

고집센 나를 다루시는 성령님…

성령님,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