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이야기 8> 용서의 실천
용서가 유익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용서하기로 결단한다고 하더라도 용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분노의 감정을 내려 놓고 상대방을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째, 인간의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일입니다.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도 완전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과정 가운데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일들이 생깁니다. 우리 모두는 부지 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불완전한 존재이며 상대방뿐 아니라 나 자신도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은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둘째, 상대방뿐 아니라 나 자신도 하나님께 용서받은 죄인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허물 많은 나를 용서하시고 받아 주신 사실을 생각하면 나 역시 나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는 도전에 부딪히게 됩니다. 마태복음 18장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일만 달란트 빚진 무자비한 종의 비유가 바로 그런 점을 일깨워주는 비유입니다. 하나님은 나를 용서하셨지만 나는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하나님께서 어떻게 말씀하실 지 생각해 본다면 상대방을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신 일은 값싼 은혜가 아니라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 이루신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용서의 은혜를 처음으로 깨닫고 감격했던 경험을 되새겨보는 일은 용서를 결단하는 힘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우리도 마땅히 다른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셋째,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상대방이 나에게 그렇게 말하거나 행동한 이유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잘못한 일들을 깨닫게 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상대방의 현재 겪고 있는 다른 어려움 때문에 나의 형편과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혹은 그 사람의 성장 과정에서 겪었던 일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준 고통과 관련된 상대방의 삶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다면 의외로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때 자신을 학대했던 아버지로 인해 큰 상처를 입고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품고 사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버지를 용서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아버지 자신도 어렸을 때 할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일을 알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일찍 아내를 잃고 혼자 아들 둘을 키워야 했는데 힘든 노동일을 하고 저녁 때 집으로 돌아오면서 술을 마시곤 했습니다. 술을 마신 할아버지는 종종 자신의 자녀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폭력을 휘둘렀기 때문에 아버지는 늘 두려움 가운데 지내야 했습니다. 이런 아버지의 사정을 알게 되면서 그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아가 아버지와 할아버지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상대방에게 연민의 마음이 생기게 되면 상대방에 대한 원망을 내려 놓고 용서하기가 쉬워집니다.
넷째, 분노를 그대로 지니고 있을 때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영향들을 되짚어 보는 것입니다. 분노의 스트레스가 우리를 지배하게 되면 우리 삶의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분노나 원망은 우리를 과거에 갇히게 합니다. 용서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르면 표면적으로는 강한 감정이 사라지기 때문에 평소에 우리는 분노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떤 분노는 우리의 잠재의식 속으로 내려가 있다가 예기치 않은 때에 뚫고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때로 우리는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해를 끼쳤던 상대방을 용서하기로 의식적으로 결단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다섯째, 과거를 변경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잘못된 일은 이미 일어난 것이고 그 잘못을 되돌릴 수 없다면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은 나에게 큰 상처를 주었거나 실제로 해를 입힌 일이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일어난 사실에 매여 있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 일어난 사실에 대처하는 나의 태도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일어났던 일에 관심을 집중하기보다 지금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또한 앞으로 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과정은 우리가 분노를 내려 놓고 용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여섯째, 고통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시편 기자는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시 119:71)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당한 이 고난을 통해 나의 삶 가운데 어떤 일을 이루고 계신지 묵상하는 일은 우리의 생각의 초점을 상대방에 대한 원망으로부터 하나님의 뜻으로 이동시켜 줍니다. 역으로, 나에게 고통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게 되면 상대방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훨씬 수월하게 흘려 보낼 수 있게 됩니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요셉은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이 하나님께서 많은 생명을 구하시려고 미리 계획하신 일이라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요셉은 눈을 하나님께로 돌려 자신이 겪었던 고통의 의미를 발견했기 때문에 형들이 자신에게 했던 일에 갇히지 않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깊은 상처를 입었을 때 상대방을 용서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용서하기 위해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을 하는 동안 우리는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다른 사람을 품는 품이 커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며 하나님의 마음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용서를 실천하는 일은 표면적으로는 손해보는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국은 우리를 성장시켜 주고 우리의 영혼에 유익을 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박진경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객원교수, Family Alive 대표, 홈페이지: www.familyalive.ca, 이메일: familyalive20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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