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_img
Home 칼럼 김영남 목사의 책향 (12)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

[칼럼: 책향] (12)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

책향(12)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

시대의 빠른 변화는 개인과 가족의 신앙양태도 영향을 준다. 부모의 신앙이 실제로 자녀의 삶을 억제하는 굴레인가, 실존을 지탱하는 축복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은 가족종교화 하는 기독교의 현실을 직시하고, 다각도로 살피기 위해 만들어 쓰여졌다.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앙 전수의 본질을 통찰한다. 

자녀의 영적 성숙을 염원하는 부모의 훈계가 종종 무력한 소음으로 전락하는 시대다. 현대 기독교 가정의 고민은 우리가 바야흐로 ‘탈교회(De-churching)’의 거센 물결 한복판에 서 있다는데 있다. . 통계에 따르면 기독 청소년의 60.4%가 모태신앙이며, 79.9%가 학령 전기에 이미 신앙생활을 시작한다. 이는 신앙의 전수가 세속화의 파고를 피해 ‘가족’이라는 사적 영역으로 함몰되는 ‘가족 종교화’ 현상을 보여준다. 부모의 신앙이 자녀의 삶을 옥죄는 ‘굴레’가 아닌, 고난의 시대를 이길 ‘축복’의 유산이 되도록 우리가 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몇가지 중요한 것을 생각해 보자

먼저, 관계의 비대칭성: 신앙의 유전자는 정서적 유대를 타고 흐른다. 자녀의 신앙 형성에  모성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가정 내 신앙 교육의 주체로서 어머니(74.3%)는 아버지(22.1%)에 비해 3배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자녀가 인지하는 어머니와의 정서적 친밀도가 아버지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신앙은 차가운 논리적 설득이 아닌, 따뜻한 수용과 관계의 통로를 통해 전이된다. 부모가 보여주는 정서적 안정감과 일상의 대화는 자녀의 영적 토양을 일구는 가장 강력한 거름이 된다. 

둘째. 뒷모습의 교육학: ‘말’의 수사학보다 강렬한 ‘삶’의 궤적이 중요하다. 자녀의 내면에 각인되는 신앙의 실체는 부모의 입이 아닌 뒷모습에 있다. 자녀들은 부모의 직접적인 훈계(23.5%)보다 몸소 실천하는 신앙의 양식(76.5%)에서 압도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 지표는 ‘언행의 일치’가 신앙 전수의 절대적 기준임을 방증한다. 자녀는 고단한 생의 무게 앞에서 부모가 신앙적 가치를 어떻게 ‘살아내는지’를 통해 자신의 신앙적 정체성을 확립해 나간다.

세째. 신앙적 불협화음: 교회적 의무를 넘어 일상의 제자도로 나가야 한다. 현재 학부모들의 교육적 지향점에는 뚜렷한 ‘신앙적 불협화음’이 존재한다. 예배 준수(90.2%)나 헌금(69.9%) 등 외형적 종교 의무를 강조하는 비중은 매우 높으나, 정작 타인과의 관계나 학교생활에서의 그리스도인적 자세(약 59%)를 지도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신앙이 주일의 교회를 넘어 월요일의 교실과 일터로 확장되지 못할 때, 자녀는 신앙과 삶의 괴리 사이에서 방황하게 된다. 

네째. 자율성의 역설: 강요된 경건은 내면의 저항을 배양한다. 신앙 교육을 향한 자녀들의 ‘침묵하는 불만’이 우려된다.  부모의 일방적인 신앙 강요에 대해 절반 이상의 자녀가 내면의 거부감을 느끼거나 소통의 문을 닫는다. 특히 자의식이 확립되는 청소년기 이후의 강요는 오히려 영적 이탈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된다. 자녀의 주체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며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강요하지 않되 놓지도 말아야 하기에 지혜가 필요하다.  

다섯째. 공적 복음의 회복: 가문의 성벽에서 세상의 통로로 변화해야 한다. ’가족 종교화’가 지닌 가장 위험한 함정은 신앙을 가문의 번영과 안녕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자녀들이 신앙에 회의를 느끼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하락(69.1%)에 있다. 부모의 삶이 타자를 향한 환대와 축복의 통로가 될 때, 자녀는 그 숭고한 여정에 기꺼이 동참하게 된다.

결언: 자녀에게 신앙은 강요된 굴레가 아니라, 부모의 생애를 통해 입증된 ‘가장 매혹적인 선택지’여야 한다. 자녀의 영혼 속에 끝내 남는 것은, 부모의 고결한 삶이 남긴 ‘신앙의 잔향’이다. 오늘 우리의 신앙은 자녀의 기억 속에 어떠한 향기로 머물러 있는가?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