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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세상돋보기] 용기있는 피스메이커가 되라

용기있는 피스메이커가 되라

독일 동부 작센주의 수도로 알려진 드레스덴에는 도시 중심부를 동서로 관통하는 아름다운 강이 하나 흐르고 있다. 바로 엘베 강이다. 엘베 강 좌우로는 아름다운 계곡이 무려 18km에 걸쳐 형성되어 있는데, 그 계곡 이름이 드레스덴 엘베 계곡(Dresden Elbe Valley)이다. 엘베 계곡 좌우에는 1800년대 지어진 르네상스 시대의 여러 궁전들과 교회 등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이것들이 거의 동시대에 지어졌기 때문에 서로 조화를 이루며 환상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이 엘베 계곡은 2차 세계대전 동안 미국과 영국 공군의 네 차례에 걸친 대대적인 공습을 받아 아름다웠던 계곡의 풍광이 완전히 망가졌었다. 그랬던 것을 독일이 전쟁의 폐허로부터 다시 회복하고, 동서독이 통일되면서 이곳의 훼손된 건축물들을 하나하나 복원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이전의 아름다운 풍광이 그대로 살아나게 되었다. 이곳은 유럽 사람들에게도 아름다운 계곡으로 다시 명성을 되찾았고 급기야 2004년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기에 이른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곳이 되살아나고 도심에 활기가 생기면서 낙후되었던 이곳에 점차 교통량이 늘어났고, 강을 직접적으로 건널 다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 다리가 그 유명한 ‘발트슐뢰스헨’ 다리다. 하지만 유네스코에서는 우려를 표했다.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곳에 현대 건축물을 건설하면 주변 풍광과 어울리지 않게 되고 이것은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취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취소의 불명예를 안고 다리를 놓을 것인가, 아니면 불편하더라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국가적 자부심을 고양시킬 것인가? 지역사회와 온 나라가 이것을 갖고 시끄러웠다.

몇 년간의 격론 끝에 이들은 문화유산 등재를 포기하고 다리 건설을 선택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극심한 갈등을 상호간에 법질서를 존중하고, 편견을 배제한 상호 객관적인 검토과정에 기초해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가운데 해결했다는 점이다. 교회와 지역사회가 서로 하나되기 위한 많은 노력 끝에 갈등을 해결하고, 다리를 건설하기에 이른 것이다. 엘베 계곡은 세계적으로 문화유산 등재가 취소된 매우 드문 사례가 되었지만, 이 계곡은 갈등해결과 치유의 모범사례로 더 유명해지게 되었다. 예수께서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다고 말씀하셨다(마 5:9). 나는 정말 치열한 갈등과 반목 가운데 서로를 화평케 하는 용기있는 피스메이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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