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도우며 성장하라
요즈음 대만의 반도체 제조업체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TSMC는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회사로 스마트폰,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은 제품에 두뇌 역할을 하는 AP(Application Processor)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하고 있다. AP칩을 생산하는 회사는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칩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설계 회사이고, 다른 하나는 설계한 대로 생산해 주는 위탁 생산회사다. 반도체 설계의 경우 애플, 인텔, 퀄컴과 같은 다양한 회사들이 포진해 있다.
이런 회사들이 설계를 하면, 이를 설계한 그대로 공정을 적용해 생산해 주는 것이다. 전세계에 여러 전자 회사들이 칩을 설계하면, 이것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은 많지 않다. 크게 TSMC와 삼성이 있다. 얼마 전까지 삼성은 TSMC를 맹렬하게 추격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점유율이 작아진다. 최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TSMC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53%, 삼성이 16%를 차지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벌어질까? 전문가들의 진단에 따르면 그 핵심에는 파운드리라는 업종 이해에 대한 본질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TSMC는 파운드리 산업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그것은 바로 서비스업이라는 것이다. 파운드리 사업은 제조사와 고객사가 함께 성장해야 하는 산업인 것이다. 고객사가 잘 되어야 TSMC도 잘된다. 고객사가 잘 되려면 주문 납기를 어떤 수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맞추어주어야 한다. 아무리 작은 주문을 넣는 소규모 고객사라도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들의 성공을 도우며 함께 성장하려는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TSMC는 이런 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사를 도왔고, 자사가 성장하면서 그와 함께 성장한 굵직한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이 참 많이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세계 모바일 AP에서 2위를 하고있는 TSMC에서 분사한 대만의 미디어텍, AP칩 1위인 퀄검, AI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그래픽 반도체인 GPU를 하는 대만의 엔비디아, 컴퓨터에 들어가는 CPU 1위 인텔, 2위 AMD, 애플 등이다. 이처럼 TSMC는 수많은 파트너들의 성장을 도우며 그들과 함께 성장해오고 있다. 반면 삼성 아래에서는 이런 세계적인 기업이 나오지 않았다. 다른 말로 하면 TSMC는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연대의식, 그리고 고객사의 제품에 대한 장인정신에 가까운 몰입이 있어, 함께 성장하는 재미와 보람을 일구며 지금까지 온 것이다.
이는 무한경쟁의 시대 가운데 새로운 통찰을 가져다준다. 성장은 함께 해야하는 것이고, 나의 성장을 통해 주변의 많은 이들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일종의 연대의식이다. 이는 그리스도 안에 아름다운 교회로 부름받은 성도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세상 속의 빛으로 부름받은 성도는 함께 도우며 성장해야 하고, 함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어가며 깊은 연대의식 가운데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어떤 성장을 추구하는가? 2023년은 함께, 서로의 성장을 도우며 성장해 나아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