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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세상돋보기] 컨틴전시 플랜

컨틴전시 플랜

삼성전자 영업맨으로 생생한 글로벌 현장에서 발로 뛴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위기인가? 삼성하라!>는 제목의 책이다. 이 책을 쓴 윤성혁 삼성전자 고문은 IT업계를 주름잡던 IBM과 협력하며 삼성모니터를 공급했고, 또 미국의 최대 전자매장이었던 베스트바이와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당시 세계 1위였던 소니를 제치고 삼성TV를 세계 일류 브랜드를 만드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던 분이다. 이 책에 보면 그가 IBM과 협업하면서 삼성이 IBM으로부터 배웠던 아주 소중한 교훈을 진술한다. 그것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즉 비상사태를 대비한 계획을 준비하고 승인받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대만에 홍수가 났으니 삼성도 컨틴전시 플랜을 제출해 달라’, ‘일본에 지진이 발생했으니 제출해 달라.’ IBM이 삼성에 이런 요청을 했을 때, 삼성 내부에서는 상당히 황당해 했다. 왜냐하면 모니터 사업에 이런 재해들이 직접적인 영향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하는 과정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관련 부서들이 가상 시나리오를 토대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꽤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들었다. 그러나 이 경험이 나중에 삼성이 전 세계에 뻗어나갈 때 커다란 자양분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우리나라도 북한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전시비상계획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작계 5029와 같은 것이다. 이것은 만약의 경우 북한에서 쿠데타 혁명이 일어나거나 대규모 망명, 대량 탈북, 대량살상무기 유출과 같은 급변사태에 대비한 계획이다. 이런 계획을 철저히 수립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비한 실전 훈련까지 마칠 때 컨틴전시 플랜이 잘 준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실 때도 이런 컨틴전시 플랜이 있었다. 원래의 계획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아담을 만들고 그를 통해 온 세상에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인류가 생육하고 번성하여 하나님의 통치가 충만하고 가득하게 이루어져, 온 세상이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하는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뱀의 사악함을 아셨고, 인간의 완전하지 못함을 아셨다. 그래서 만약의 계획을 준비하고 계셨다. 그래서 인류의 타락 직후,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전을 포기하지 않고 곧바로 여인의 후손을 통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라는 은혜의 구원 계획을 선포한다(창 3:15).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생각은 셀 수 없이 많다(시 139:17-18). 그의 수많은 생각들은 오늘날 코로나로 인해 지치고 무력해져 가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삶 한 곳이 무너져도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컨틴전시 플랜은 수없이 많고 곧바로 다음 계획이 가동될 것이다. 여전히 불안하고 힘든 2022년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비상계획을 신뢰하고 용기있게 한 걸음을 내디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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