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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하늘향한책읽기] 우울한 마음을 안아드립니다_마음여행

하늘향한책읽기, 마음여행, [우울한 마음을 안아드립니다], 두란노, 2022

얼마 전, 아는 여집사님이 우울증약을 처방받아 드시기 시작했다고 말씀하셨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믿음이 좋으신 분이었기에 왜 우울증 약을 드시게 되었나 생각하게 되었다. 금세 떠오른 생각은 ‘믿음으로 이겨내지 않고 왜 약을 드시는 것을 선택 하셨는가’라는 아쉬운 마음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런 주제에 대해 다소 쉬쉬하는 분위기에서 정신과 약을 먹는다거나 정신과 의사를 만나는 것에 대해 터부시하는 것이 보통 그리스도인들이 정신 질환을 대하는 태도였다. 이 책의 부제에도 “그리스도인이라서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한 속 깊은 이야기”라고 적을 만큼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오래된 편견과 선입견이 내재되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우울증과 공황 장애 등과 같은 정신 질환으로 인해 치료가 필요하지만 크리스천이기에 쉽게 말하거나 꺼내 놓지 못해서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환청, 망상, 흥분 등의 병의 증상들이 귀신 들림이라는 영적 혼란 상태로 인식하였기에 의학적인 문제로 보기보다는 영적인 문제로 늘 치부했다. 그러다 보니 믿음과 행함이라는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그에 못 미치는 행태나 상태가 될 때에는 이를 감추고 숨기고 축사해야 할 몹쓸 귀신들림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감기환자가 감기약을 먹어야 하듯 정신 질환 환자가 의사를 만나고 합당한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마음여행’이라는 대한기독정신과의사회에 속한 부산지부 의사 8명의 모임을 통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기독교인들은 과연 어떤 관점으로 정신 질환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해해야 하는 지에 대해 일상의 언어로 독자들에게 말을 건다. 

‘마음 여행’을 이끌고 있는 김민철 전문의는 28년차의 베테랑 의사이고 모태 신앙인이다. 신앙인으로서 정신질환 치료에서 약물치료를 포함하여 의학적인 치료 또한 하나님의 치료 방법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전에는 목회자들과 정신질환이나 영적인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에는 서로의 영역에 대해 편히 대화하기가 쉽지는 않았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마음이 우울한데 믿음이 없어서 그럴까?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은 비신앙적일까?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지체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라고 하는 삶의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 이 책을 통해 목회자들에게는 정신 질환에 대해서 또다른 측면에서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단초를 제공한다. 또한 성도들에게도 각 가정에서나 교회에서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자신이나 이웃들을 돌아보고 도울 수 있는 정말 유익한 정보를 공유한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크게 나누어진다. 1부에서는 ‘기독교적 관점으로 정신질환 이해하기’란 주제로 ‘마음이 무엇이며 왜 마음이 고통스러운가’ 또한 ‘무의식과 정신 병리의 원인과 치유’그리고 이에 따른 복음의 역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한다. 2부에서는 총 8명의 크리스천 정신과 전문의들이 정신증, 중독, 조울증, 우울, 불안, 마음의 고통, 불면증, 치매에 이르는 주제에 대해서 실제적인 예증을 통해 설명을 제공한다. 

‘나는 아닐 것이라는 막연한 소망이 아니라 나도 그럴 수 있음’에 대해서 자각하고 이해하고 정리해 나갈 수 있게 이 책이 구성되었다. 특히 각 장이 끝나는 마무리에 “꼭 적용해 주세요”와 “이렇게 하지 말아 주세요”라는 꼭지가 있다. 이 책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조언도 제공하고 있음을 여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부분을 통해 각 장의 주제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을 뿐더러, 함께 실천할 거리가 쏟아진다. 

왜 이 책의 제목을 ‘우울한 마음을 안아드립니다’로 정하게 되었을까?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정신 질환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는 반증인 것 같다. 우리 가운데 너무나 가까이 와있는 정신 질환에 대해서 함께 보듬어 주고 안아주어야 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만족하게 제공하는 책이 출판되어서 너무 기쁘다.

이 책을 통해 정신과 의사들의 진료와 치료의 일면을 볼 수 있고, 환우들을 어떻게 돕고 있는 지를 알게 되었다. 각 직업의 현장에서 고통받는 이웃들을 사랑하고 돕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치열하게 공부하고, 진료하고, 혼신을 다해 처방을 하려고 노력하는 크리스천 정신과 의사들의 삶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런 정신과 의사들과 지면상으로 문진을 하기 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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