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 그런뜻이었구나] 크리스마스 인물 (2), 목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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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인물 (2), 목자들

목자라는 낱말은 수메르 왕의 비문에서 처음 발견됩니다. 왕은 신이 자신을 양  떼의 목자로 선택했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이유는 자기 권위의 근거를 강조할 뿐만 아니라 양을 기르고 돌보는 일은 신의 후원을 받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정복과 승리를 상징하는 목자의 지팡이는 충성스런 왕에게 신이 준 선물로 이해되었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흩어진 백성들을 결합시키고 정의로운 국가를 세우며 약한자들을 돌보는 일은 통치자의 목자적 기능의 표시였습니다. 이집트에서는 목자가 양 떼를 돌보듯이 나라의 백성들을 보호하고 돌보는 일이 통치자의 전형적인 업무였습니다. 피라미드 속의 돌에는 “목자가 양을 팔에 품듯이 왕은 백성을 당신의 팔에 안았습니다”는 문구가 있습니다. 왕의 이미지는 목자가 양  떼를 돌보듯이 모든 백성을 지키는 자였습니다. 신들도 역시 목자로 불렸습니다. 신들의 왕이며 바람의 신인 고대 이집트의 신인 아몬은 “소 떼 (백성)를 보호하는 강력한 몰이꾼 (목자)”으로 찬양받았습니다. 피라미드를 처음 세운 메리카레는 “신의 소 떼”를 잘 돌보는 국가의 수호신으로 여겨졌습니다.   

   구약 성경에는 여호와를 목자 이미지로 표현하는 수 많은 어휘들이 사용됩니다. 여호와는 양 떼보다 앞서 가고, 양 떼를 인도하고, 목초지와 물가에 쉴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고, 지팡이로 보호하고, 흩어진 양 떼에게 휘바람을 불어 모으고, 새끼양을 품에 안아 가고, 그리고 어미 양을 인도하는 목자로 하나님을 묘사합니다. “그는 목자 같이 양 떼를 먹이시며 어린 양을 그 팔로 모아 품에 안으시며 먹이는 암컷들을 온순히 인도하시리로다.” 

   여호와를 목자로 표현한 시편 23편은 매우 잘 알려졌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목자의 특징은 양들을 돌보고 먹이시는 변치 않으시는 신실함입니다. “그들이 길에서 먹겠고 모든 헐벗은 산에도 그들의 풀밭이 있을 것인즉 그들이 주리거나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며 더위와 볕이 그들을 상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을 긍휼히 여기는 이가 그들을 이끌되 샘물 근원으로 인도할 것임이라.” 

   여호와는 이제 목자들을 세워서 이스라엘을 보호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이루십니다. 그 목자들은 이스라엘을 통치하는 자들입니다. 다윗을 왕으로 세우면서 “내가 한 목자를 그들 위에 세워 먹이게 하리니 그는 내 종 다윗이라 그가 그들을 먹이고 그들의 목자가 될지라 나 여호와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내 종 다윗은 그들 중에 왕이 되리라.” 목자가 하나님의 대리자였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을 심판하십니다.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칼아 깨어서 내 목자, 내 짝 된 자를 치라 목자를 치면 양이 흩어지려니와 .” 목자들이 하나님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직무에 불충실해졌기 때문에 여호와께서 그들을 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더 나은 목자들을 임명하셔서 흩어진 양 떼를 모아 먹이실 것을 약속합니다. “내가 또 내 마음에 합한 목자들을 너희에게 주리니 그들이 지식과 명철로 너희를 양육하리라” 

   고대 이스라엘 사회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이 악명 높은 강도나 사기꾼으로 분류되어 사법적 직책을 수행하거나 법정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자에 관한 성경의 중심적 개념은 양 떼를 인도하시고 그들을 보호하시는 변치않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입니다. 더욱이  하나님을 대신하여 충성스럽게 이스라엘을 인도했던 모세와 다윗과 같은 통치자들이 목자로 칭송받습니다. 솔로몬의 시편에는하나님을 경외하는 일에 확고하며 자기 일에 책임감이 강하고 믿음과 의로 주의 양 떼를 치는 사람을 목자로 규정합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목자로 설명됩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대한 희생적인 충성심은 양 떼를 사랑하는 삶으로 묘사됩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양들을 아시고  각가의 이름을 부르며 (요 10:3, 14, 27), 잃어버린 양을 찾으셔서 기뻐하시고 (눅 15:4-6), 늑대로부터 양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으며 (요 10:11-13),양들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 나는” 삯꾼 목자와 대조되었습니다. 

   목자는 크리스마스의 메시지입니다. 하나님의 천사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하층 계급으로 분류되었던 목자들에게 메시아의 탄생 소식을 전합니다. “목자들이 밤에 밖에서 자기 양 떼를 지키시니, 천사가 이르되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메시아의 오심을 가장 먼저 알게 되는 사람은 목자가 될 것이라는 명시된 어떤 근거도 없습니다. 그날 밤  깨어 있는 유일한 사람들은 목자들이었기에 천사의 메시지를 받았다는 의견은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대신 양 떼를 돌보는 목자의 직분과 그의 사명에서 이해 될 수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양을 기르고 돌보는 사람은 자기 일에 강하고 열정적이며 담대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은 바위나 사막이나 덤불을 쉽게 넘어 갈 수 있고 동물 뒤에서 따라가는 자들이 아니라 양 떼보다 앞서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팔레스타인에서 목자들의 생활을 관찰했던 W. M. 톰슨은 목자들의 생활을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양 떼를 위한 목초지를 찾는 것이 목자들의 일이다. 그들은 양들을 지키는 자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무장했으며 이 점에서 그들은 매우 용감했다. 야생 동물인 포범과 팬더가  종종 목자가 있는 바로 앞에서 양 떼를 공격하기 때문에 목자는 그 순간에 전투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이 사나운 짐승들과 목숨을 내 놓고 필사적으로 싸운 생생한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 양들을 훔치려는 도둑과 강도가 올 때도, 충실한 목자는 자신의 목숨을 자기 손에 맡긴 채 양 떼를 지켜야 한다. 작년 봄, 티베리아스와 타보르 사이에서 양을 돌보던 충실하고 불쌍한 한 목자는 도망치는 대신에 실제로 베다윈족 강도 3명과 싸워서 그들의 칼에 몸이 산산이 찢어져 자신이 지키던 양들 사이에서 죽었다.” 목자는 양들을 위해서 목숨까지 내 놓은 사람들입니다.  

   부활 후 베드로를 다시 만나신 예수님은 그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다시 물으셨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그리고 또 물으셨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이 질문은 “너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느냐? 너의 영향력을 보여 줄 수 있느냐? 네 삶의 결과가 얼마나 크느냐?”와 같은 식의 내용이 아닙니다. “너는 인간이 되신 하나님을 아느냐? 너는 목자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느냐?”는 질문입니다. 베드로의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는 대답에, 예수님은 “너는 내 양을 먹이라. 내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고 목자의 사명을 주십니다.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계획은 우리 모두가 목자가 되는 것입니다.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사랑하고 돌보는 섬기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남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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