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그런뜻이었구나] 믿음 (1), 그 기반 (基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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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1), 그 기반 (基盤)

믿음은 진리와 거짓을 가리는 기준입니다. 필론은 믿음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참이지만 인간의 허무한 생각을 믿는 것은 거짓입니다. 하나님을 진심으로 믿는 사람은 그렇게 함으로서 창조된 것들과 멸하게 되는 다른 것들을 믿지 않게 됩니다. 다시 말해, 이성과 감각으로 높게 평가될 수 있는 창조물들을 숭배하지 않게 됩니다. 보이는 모든 것들은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신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분만을 경배하는 흔들리지 않는 강하고 확실한 믿음의 소유자는 참된 사람으로 축복을 받습니다.” 거짓된 자와 참된 자를 구별하면서 하박국 선지자는 “오직 의인은 자기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고 선언합니다. 믿음은 한 개인의 존재를 지탱하는 주춧돌입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믿음을 설명하기 위해 하박국 선지자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선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그리고 약속자의 진실성에 대한 진정한 믿음은 사람의 마음을 지탱케 해서 장기간의 시련과 고통의 계절 동안 꾸준한 인내를 이룬다고 알려줍니다. 이 믿음의 길을 걸었던 수 많은 조상들을 소개한 후에, 저자는  이런 제안을 합니다. “우리에게 이렇게 많은 믿음의 증인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삶은 우리에게 믿음이 무엇인지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포기하지 말고 우리 앞에 있는 경주를 열심히 합시다.”그리고 이 믿음의 창시자이시며 완성자는 예수님이신 것을 밝힙니다.

   핑크는 믿음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믿음이 불러일으키는 확신에 찬 기대는 그리스도인의 소망의 대상에 그의 마음속에 현재적이고 실제적인 존재를 줍니다. 믿음은 다가올 일에 대해 냉소적인 생각으로 바라보지 않게 하고, 오히려 그것들에게 생명과 현실을 부여합니다. 믿음은 우리가 영적으로 소망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확신갖게 합니다. 믿음에는 아직 미래에 있는 일들을 마음의 눈으로 그려볼 수 있게 해주는 이해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믿음은 더 많은 것을 합니다. 그것은 사물에 상상적인 모습을 주지 않고 현실적인 실체를 줍니다. 믿음은 주체와 대상을 하나로 묶는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신앙인들이 마치 이미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미래의 축복에 대하여 주님을 찬양할 수 있게 합니다.” 

   믿음을 실제적으로 입증하는 말은 희랍어 “피스티”에서 시작됩니다. “신뢰하는” 또는 “신뢰할 만한 가치”를 의미하는 이 단어에서 믿음과 관계된 몇 단어들이 파생되었습니다. 피스티에서 갈라져 나온 단어들을 살펴 보면 믿음이 무엇인지가 드러납니다. 희랍어 사전에는 믿음을 설명하기 위해 여덟 개의 낱말을 소개합니다.  

   첫번째 단어는 “피스튜어”입니다. 이 낱말은 “의지하다,” “신뢰하다,” “믿다”를 뜻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의지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신뢰의 대상은 사람이나 사물 혹은 하나님입니다. 이미 죽어 무덤 속에 있는 나사로의 집을 방문하신 예수님께서는 마르다에게 “네 오빠가 다시 살아 날 것이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고 질문합니다. 그녀는 “주여 그러하외다 내가 믿나이다”라고 답합니다. 그리고 나사로는 살아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믿는다는 예수의 실재적인 존재 자체를 믿는다는 뜻입니다.   

   두번째 단어는 “피스티스”입니다.  “충실한” 혹은 “신의 있는” 을 의미하는 이 낱말은 오직 신앙의 세계에서만 사용됩니다. 이 단어는 특히 인간과 관계하는 하나님의 성품을 표현할 때 사용됩니다. “어떤 자들이 믿지 아니하였으면 어찌하리요 그 믿지 아니함이 하나님의 미쁘심을 폐하겠느냐 그럴 수 없느니라 사람은 다 거짓되되 오직 하나님은 참되시다.”

   세번째 단어는 “피스토스”입니다. 이 단어 역시 “충실한” 혹은 “신뢰하는”을 의미합니다. 이 낱말은 흔히 세속적 의미로 사용됩니다. 자신이 섬기는 주인에게 충성된 종의 태도를 설명할 때 사용됩니다. 이 낱말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언급하는 종교적 의미는 없지만, 믿음의 충성심을 언급할 때 사용됩니다. “그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이 달란트 비유에서 주인과 종의 관계는 하나님과 신앙인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네번째 단어는 “피스토우”입니다. 이 단어는 신약 성경에서 “믿게 되다”는 뜻으로 “확신한 일에 거하라”로 사용됩니다. 하나님을 항한 인간의 마음이 신실한 상태를 표현하는 말입니다.

   다섯번째 단어는 “아피스토스”입니다. 이 단어는 믿음이 있다는 것과 반대 되는 뜻입니다. 충실한 것과 대조적인 낱말입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비기독교인이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제자들이 귀신을 쫓아내지 못할 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향하여 “믿음이 없는 세대여”라고 말씀하신 후에 귀신을 쫓아냅니다.이 단어는 도마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할 때에 사용됩니다. “내가 그의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 이 단어는도마와 제자들이 예수님의 신성을 신뢰하지 않은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여섯번째 단어는 “아피스테오”입니다. 이 단어는 아피스토스와 동일한 의미로 “믿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 나타나는 태도인 “불충실하다”는 뜻도 갖습니다. 결국 이들은 믿는 것을 거절하기 때문에  정죄를 받게됩니다.

   일곱번째 단어는 “아피스티아”입니다. 이 단어도 위의 두 단어와 같은 의미로 “믿지 않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 단어는 믿음이나 신뢰가 부족하여 불순종으로 나타나는 태도를 설명합니다. “형제들아 너희는 삼가 혹 너희 중에 누가 믿지 아니하는 악한 마음을 품고 살아 계신 하나님에게서 떨어질까 조심할 것이요.” 

   여덟번째 단어는 “오리고피스토스”입니다. 이 단어는 “작다”는 뜻의 “오리고”와 믿음을 의미하는 피스토스의 합성어로 “믿음이 작은”를 뜻합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도 항상 걱정하고 염려하는 제자들을 향하여, 주님은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라고 꾸짖습니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예수 그리스도의 실체를 완전하게 신뢰하고 그분을 의지하는 삶의 자세입니다. 이 신뢰는 일상에서 하나님께 충성하는 삶으로 이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믿음의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은 신실함입니다. 

이남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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