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패밀리 얼라이브_마땅히 행할 길을 가르치라

people standing on dock during sunrise
Photo by Pixabay on Pexels.com

마땅히 행할 길을 가르치라(훈계와 교훈의 지혜)

일반적으로 훈계라고 하면 아이들이 잘못한 일이 있을 때 타일러서 잘못을 시정하도록 주의를 주는 것을 말합니다. 구약성경 잠언에는 훈계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이 말은 잘못한 일이 있을 때 주의를 주는 의미가 아닌 경우에도 종종 사용되었습니다. 우리말로는 똑같이 훈계라는 말이 사용되었지만 영어 성경에서는 경우에 따라 교훈(instruction), 훈련(discipline), 훈육(training), 교정(correction)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말 성경에서 사용된 훈계라는 말은 반드시 자녀가 잘못한 일이 있을 때만 주는 가르침이 아니라 어떤 경우이든지 자녀를 바르게 이끌어주기 위해서 자녀에게 들려주는 모든 가르침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녀들에게 평소에는 자녀들의 인생에 도움이 되거나 인생을 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가르침을 구체적인 말로 표현하지 않고 지내다가 자녀들이 잘못한 일이 있을 때만 잔소리와 책망의 형식으로 가르침을 주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잔소리나 책망은 어떤 경우라도 달가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은 잔소리와 책망을 들을 때 그 말의 내용을 마음에 새기기보다는 쓴 마음을 품게 되기 쉽습니다. 사실 잔소리나 책망과 함께 들은 말들은 잔소리와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잘못한 일이 있을 때 책망하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잠언 13장 24절에는 “매를 아끼는 것은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자식을 사랑하는 사람은 훈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표준새번역)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언제든지 잘못하는 일이 있게 마련이므로 그런 때 훈계를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전 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훈계를 하는 것과 화를 내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아이들이 잘못한 일이 있을 때 경우에 따라 큰 소리로 야단을 치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는 정말 가르쳐야 할 것이 있다면 큰 소리를 지르거나 야단을 치기보다는 오히려 침착하고 낮은 소리로 아이를 타이르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또한 대부분은 잘못한 일을 보았을 때 바로 교훈을 주는 것이 좋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부모와 아이의 감정이 평정심을 찾은 후에 차분하게 그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방법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들이 잘못한 일이 있을 때에만 가르침을 준다면 자녀들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데 있어서 소극적이 되기 쉽습니다. 책망과 함께 주어지는 가르침은 기본적으로 “oo 해서는 안 된다”는 형식을 띠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이끌어주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가르침들과 함께 자녀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재능과 은사들을 잘 개발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의미 있는 꿈을 꾸고 그 꿈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잠언 22장 6절에는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개역개정)는 말씀이 있습니다. 자녀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은 어떤 형식을 갖추거나 정해진 시간에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정예배를 드리는 가정이라면 그 시간이 자녀들에게 가르침을 주기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예배 시간이 아니더라도 자녀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자녀들과 가족놀이를 하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요즘은 자녀들과 함께 차를 타고 다닐 때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자녀들의 등하교 시간에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모두 훈계의 시간으로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자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자녀의 이야기를 듣는 데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자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적절한 때에 짤막한 가르침을 주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들과 횡단보도를 건너야 할 일이 있을 때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기를 기다리면서 “oo야,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면 건너는 거야. 지나가는 차가 없더라도 신호등이 빨간색일 때는 기다려야 한단다. 누가 보든지 보지 않든지 초록색일 때만 건너는 것 기억할 수 있지?”라고 말하면서 아이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습니다. 

다른 예를 들면, 성탄절을 전후한 기간에 아이들과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거나 선물을 싸면서 “우리에게 최고의 선물은 예수님이란다. 우리가 하나님께 최고의 선물을 받았으니 우리도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는 거란다.”와 같은 이야기는 아이들이 성탄절을 어떻게 보내면 좋은지를 보여주는 좋은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잠자리 이야기 시간은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기 좋은 시간입니다. 그 시간에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줄 수도 있고 짤막한 동화 이야기를 해 줄 수도 있는데 성경 속 인물 이야기나 이솝 우화 혹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교훈이 담긴 동화를 읽어주거나 이야기로 해 주면서 아이들 인생에 지침이 될 수 있는 가르침을 주는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또는 역사 속의 훌륭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해 주면서 그 사람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좋은 점들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도 좋습니다. 

교훈이나 훈계는 부모가 자녀들에게 훈시하는 방법으로 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교훈을 찾아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찾아낸 교훈은 아이의 마음 속에 더 깊이 남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효과적인 가르침은 평소에 자녀들에게 말로 가르쳐 준 교훈을 부모가 삶으로 사는 것입니다. 말과 삶이 짝을 이루어 가르침이 될 때 자녀들의 삶을 이끌어 줄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박진경 (전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 Family Alive 대표, 홈페이지: www.familyalive.ca, 이메일: inquiry@familyalive.ca)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