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패밀리얼라이브] 권위의 사용

권위의 사용

부모들이 자녀를 양육하는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중요한 축이 있습니다. 하나는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녀를 이끌어주기 위해 권위를 바르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다루었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권위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최근에는 권위주의에 대한 반감 때문에 권위라는 말 자체를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권위 자체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사실 권위는 꼭 필요한 것입니다. 교사의 권위는 교실의 질서 유지뿐 아니라 학생들을 바르게 이끌어 주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며, 자녀를 바르게 이끌어주기 위해서는 부모에게 권위가 필요합니다. 

부모의 권위는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권위의 원천이 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계명을 주시고 그것을 지키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하나님께 권위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계명을 주신 이유는 우리를 억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가 바르고 옳은 길을 선택하여 복된 삶을 누리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는 모든 아이에게 부모를 주시고 그 부모에게는 자녀에게 바르고 옳은 길을 가르치고 그런 길로 이끌어 줄 수 있도록 권위를 부여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부모에게는 하나님께서 주신 권위를 잘 사용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과거에 부모들을 비롯해서 권위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위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권위가 주어진 목적을 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위를 권위주의적으로 행사하며 낮은 자리에 사람들을 억압하거나 착취하는 경우가 많았고 부모는 자녀를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해 부모의 권위를 사용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원래 권위는 권위가 부여된 사람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질서를 위해 주어진 것이며 권위가 부여된 사람은 그 권위를 공동체 구성원들의 유익을 위해 사용해야 합니다. 부모의 권위는 자녀들의 삶을 바르게 이끌어주기 위해 주어진 것이며 자녀들을 위해 바르게 사용해야 할 책임과 함께 주어진 것입니다. 부모에게는 자녀가 잘못했을 때 바로 잡아주어야 할 책임과 자녀에게 무엇이 옳은 길인지 알려주어야 할 책임이 있고 자녀가 부모로부터 독립했을 때 자율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동안 주어진 권위를 잘못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감과 함께 인권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권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풍조가 생기게 되었고 정당한 권위를 가진 사람들조차 자신에게 주어진 권위를 사용하기를 두려워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에서도 학생들의 인권 및 자유와 자율성이 강조되면서 교사들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는 현실이 된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학교에서 교사들의 권위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가정에서 부모의 권위가 인정되지 않으면 자녀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권위는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되어지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면 부모의 권위는 어떻게 인정될 수 있을까요? 부모의 권위는 자녀들이 부모를 사랑하고 존경할 때 자연스럽게 인정됩니다. 그러나 자녀들이 자라는 과정에서 부모가 자녀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지 않으면 자녀들은 실망하게 되고 자신들을 존중해주지 않는 부모를 존경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러게 되면 부모의 권위는 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신뢰를 잃어버리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부모는 자녀들에게 존경심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고 그러게 되면 부모의 권위는 힘을 잃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바람직한 부모의 권위는 자녀들의 사랑과 존경심에 기초하여 세워진다고 말할 수 있으며 부모는 자녀들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자신에게 주어진 권위를 사용해야 합니다.

존중은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 태도입니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사랑을 표현할 때도 부모 중심의 집착적 사랑이 아니라 자녀의 인격을 존중하면서 자녀의 성숙을 위해 성숙한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해야 하며 자녀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권위를 사용할 때도 자녀의 인격과 자녀의 생각 혹은 의견을 존중하는 가운데 권위를 사용해야 합니다. 자녀를 존중하기 때문에 권위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존중에 대해서도, 권위에 대해서도 오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은 바르게 자라기 위해 부모의 지도와 안내가 필요합니다. 부모의 권위는 자녀들을 지도하고 안내할 때 필요한 것이며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는 반드시 자녀를 바르게 지도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자녀들을 지도할 때 부모는 지침을 제시하고 어떤 규칙을 세울 때에는 자녀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녀들에게 규칙을 정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은 자녀를 존중하는 모습입니다. 자녀들이 바르게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확고한 지침과 규칙을 제시하면서도 자녀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자녀들의 생각과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는 부모들은 권위를 바르게 사용하는 부모들입니다. 

부모들의 역할 수행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자녀에 대한 사랑의 표현과 권위의 사용이 균형 있게 이루어질 때 자녀들은 안정감과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자란다고 합니다. 반면에 사랑의 표현하는 일에만 치중하고 자녀에게 적절한 지도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자녀가 자기중심적이고 충동적이고 절제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자라게 되며, 사랑과 존중이 없이 부모의 권위만 내세우면서 엄격한 규칙만 강조하는 경우에는 자녀들이 자존감이 낮고 자율성이 개발되지 못하며 종종 반항적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자녀를 존중하는 가운데 자녀를 바른 길로 이끌어주어야 하는 책임을 늘 상기하면서 자녀를 양육해야 합니다. 

“네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엡 6:4)

박진경 (전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 Family Alive 대표, 홈페이지: www.familyalive.ca, 이메일: inquiry@familyaliv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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