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dia 컨퍼런스 후기] “목회자 한 사람이 살면, 한 교회가 삽니다” 

Kodia 컨퍼런스 후기 “목회자 한 사람이 살면, 한 교회가 삽니다” 

가뭄에 단비 같은 귀한 컨퍼런스가 토론토에서 열렸습니다. 캐나다의 디아스포라 한인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집회와 세미나가 부산의 수영로교회 이규현 목사님(목회 로드맵팀)의 섬김으로 2박 3일간 캐나다 동부 토론토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민교회의 고난과 영광을 온몸으로 겪으신 강준민 목사님, 설교자로서 깊은 영성을 지닌 류응렬 목사님, 목회적 지혜와 통찰력의 장인인 이규현 목사님이 주강사로 오셨기에 등록이 일찍 마감 되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목회자 62가정이 참석을 했고, 한국에서 온 자비량 자원봉사자들 포함해  220명이 참석해 귀한 은혜의 시간을 나누었습니다.“흘러 넘치게 하라”가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였습니다. 기독교의 본질은 예수의 사랑으로 인한 충만한 생명과 사랑이, 기쁨과 감사가 흘러 넘치는 (overflowing) 은혜의 영성 자체입니다. 고갈되고 메마른 영성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흘러가지 않으니 이번 주제는 참으로 기독교의 본질에 뿌리내린 주제입니다. 기독교는 예수의 사랑과 생명이 흘러 넘쳐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산 자”가 “죽은 사람”을 살리는 생명력의 종교요 흘러넘침(overflowing)의 종교입니다. 

이번 Kodia 컨퍼런스는 개교회를 넘어선 하나님 나라의 가치에 헌신된 분들의 섬김과 희생이 깊은 감동이었습니다. 짧은 만남을 위해 10여명의 의사와 자원봉사자들의 환대와 섬김을 통해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합니다. 처음부터 2박3일간 은혜의 강물에 깊이 잠기는 귀한 시간이었고 각박한 도시지역에서 목회를 하신 분이든, 또한 오지에서 선교사적 영성으로 목회를 하는 목회자 부부이든 ‘하나님의 은혜를 오랜 시간 갈망했구나’를 알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외로이 고군분투해온 이민교회 목회자 부부에게는 영적해갈의 시간이었습니다. 대도시에서 1,500km떨어진 오지에서 자동차로 달려오신 사모님의 눈물의 간증과 고백은 진한 여운으로 남습니다. ‘나와 동일하게 외로이 분투하며 씨름하는 사모님들이 이렇게 많구나’라는 사실확인 자체로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를 고백합니다. 이 외롭고 험난한 여정이 나 혼자만 걸어가는 길이 아니구나! 같은 길을 걷는 동역자를 확인하는 자체로 위로와 용기를 얻습니다. 성도들 중에 2박 3일간 목회자 부부가  출타하는 것을 못마땅히 여기는 것을 무릅쓰고 오신 어느 사모님의 고백은 애잔한 마음으로 다가옵니다. “내가 위험을 무릅쓰고 여기에 오기를 잘했구나….. 그래 여기가 바로 천국이야! 이렇게 큰 은혜가 있을 줄 내가 진작에 알았어!” 함께 웃으며 함께 우는 시간 속에 성령님의 임재와 만지심을 느낍니다.

Kodia(한인 디아스포라) 교회와 목회자의 꿈은 목회자가 건강하게 서는 것이요, 교회가 건강하게 서는 것입니다. 목회자의 생존, 교회의 생존을 넘어서 하나님의 부흥, 하나님의 나라의 역사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나와 너는 남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요, 가족이요, 연합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하나님 나라와 상관없는 교회가 있다면 이는 미안하지만 교회가 아닙니다. 모든 교회와 성도는 하나님의 나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없고 하나님의 영광이 사라진 교회는 사실 사교를 위한 로터리 클럽이며 종교집단일뿐, 교회는 아닙니다. 한국교회나 한인교회나 위기론이 대두된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대안 없는 비판, 문제제기와 진단은 있지만 아무도 뛰어들어 문제를 풀어가고 매듭짓지 못하는 아쉬움 뿐이었습니다.엄밀히 말해 우린 너무나 살기에 바빠 남처럼 개교회로 존재해 왔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린 남이 아닙니다. 나만 잘되면, 내교회만 안전하면 된다는 착각은 하나님이 전혀 기뻐하지 않는 생각일 뿐입니다. 교회를 모르고, 성경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또 교회의 위기는 목사의 위기요, 목회자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는 철학을 가지고 교회를 바라보고 목회자를 돌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겠습니다. 교회의 수준은 사실 목회자의 수준입니다. 성도의 수준이 목회자의 수준이기도 합니다. 이 둘은 분리되지 않습니다. 목회자는 성도와 함께 성장한다 하겠습니다. 교회는 영적가족(Spiritual Family)이기 때문입니다. 각 지역교회(local church)가 있지만 하나님의 나라의 관점에서는 보편 공교회는 하나요 하나로 연결된 하나님나라의 영적가족입니다. 그런데 우린 피차 남처럼, 혹은 고용주와 피고용인처럼 굴었습니다. 피차 판단하며 하나님 노릇을 해왔습니다. 복음은 죄용서의 복음일뿐 일상과 무관한 복음이요 은혜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이민교회 였습니다. 개인과 공동체는 언제든 사랑이 식어지면 작별을 고하는 연인관계였다면 과장된 비유일까요? 그리스도 안에서 맺어진 언약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 교회현실이었습니다. 목회자의 영성은 교회의 영성입니다. 목회자가 살아야 교회가 삽니다. 목회자를 살려내야 목회자도 성도들을 살려냅니다. 교회의 위기는 목회자의 위기였지만… 한편 위기의 바닥은 전환점입니다. 절망스런 지점은 오히려 기적을 경험할 기회요 부흥과 갱신을 위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그런 점에서 부산 수영로교회 이규현 목사님의 비전은 개교회주의가 팽배한 시대적 트랜드를 넘어서는 하나님 나라의 비전이요 부흥을 위한 마중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목회자 역시 누구보다 영적긴장과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 주님이 기뻐하시는 바로 그 교회를 위해 전진해 나가야 합니다. 

 캐나다에서 살면서 늘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목회자들을 위한 리트릿이나 영성훈련 프로그램들이 참 많이 있는데… 이민교회는 목회자의 영적 목마름을 해결할 곳이 없습니다. 목회자는 각개전투를 하다가 탈진하고 결국 장렬하게 전사(?!)를 하고는 했습니다.탈진한 목회자는 무능한 목회자요 사명을 저버린 목회자 취급을 하기도 합니다. 목회자가 한계상황에 갈때까지 돌봄이나 쉼이 없는 경우, 목회를 내려놓는 경우, 갑작스레 사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도리어 성도는 목회자를 판단하며 자신들은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며 상처를 받습 니다. 이민교회의 수많은 역기능성이 있지만 대개는 대안없는 비판과 병리현상들의 반복이었습니다. 목회자를 쉽게 비판할 수 있지만 사실 피해는 고스란히 교회성도들의 몫입니다. 그래서, 숙제를 함께 풀어가기 보다는 회피하고, 여러 교회를 떠도는 “노마드 그리스도인들”만 넘쳐나는 이민교회, 결국 중대형교회로의 쏠림 현상만 일어났습니다. 이민교회의 상황(context)은 일차적으로 목회자가 건강하게 목회할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목회자 역시 끊임없이 성장하며 성숙의 길을 걸어가지 않으면, 재충전하지 않으면 배터리 방전으로 교회의 생명력은 고갈되어 버립니다.교회의 해결책은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 왔습니다. 교회가 비즈니스 센터라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목회자와 사모는 영적인 리더요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가족입니다.하나님의 가족이라면 피차 쉽사리  갈아치우지 않습니다.

이번 Kodia컨퍼런스의 비전, “흘러넘치게 하라!”는 늘 저의 비전이며 소망이었습니다. “목회자가 건강하고 사모가 건강해야 교회가 산다”는 구호는…. 단지 컨퍼런스를 위한 구호가 아니라 이민교회의 지향점입니다. 이번 컨퍼런스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를 드리며 이민교회와 한국교회가 다시금 힘을 내어 하나님이 부어 주시는 넘치는 은혜(overflowing grace)로 말미암아…. 그 은혜가 지역교회를 통해 캐나다, 한국, 선교지로 흘러 넘치길 간절히 바라며 기원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개교회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도 남이 아닙니다. 목사가 살아야 교회가 살고 한 사람이 살면 공동체가 삽니다. 아프리칸(African)이 하는 지혜의 말 중에 “우분투”라는 말이 있습니다. “너가 있으므로 내가 있다. (I am because you are)” 라는 말입니다. 나는 공동체로 인해 존재하며, 공동체는 나로 인해 존재합니다. 당신 때문에 내가 삽니다! 나를 통해 하나님이 우리를 살립니다! 복음을 모르는 아프리칸(African)조차 하나님 나라의 신비를 압니다. 함께 살고, 살리는 관계… “흘러 넘치는 은혜”가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기원합니다.  

밴쿠버 동산교회 장천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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