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회 예함 청소년 크리스천 문학상 당선작
<나눔상 > 김준이 /수필- 그날, 십자가가 나에게 닿았습니다.
밴쿠버 순복음교회, École Dr. Charles Best Secondary Gr. 10
저는 한국에서 모태신앙으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매주 교회에 나갔지만, 예배는 그저 ‘참석하는 시간’일 뿐이었습니다. 찬양은 대충 하거나 서 있기만 했고, 설교도 제대로 집중해 들은 적이 많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사랑 역시, 오래전부터 들어온 익숙한 이야기일 뿐, 솔직히 제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제가 작년에 하나님의 사랑을 진심으로 깨닫고,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2019년, 저희 가족은 캐나다에 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를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시기에 저희 가족은 가정예배를 시작했습니다. 매일 저녁 식탁에 모여 기도하면, 며칠 뒤 그 기도가 실제로 이루어지는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하나님이 정말 우리 곁에서 듣고 계신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저는 그저 “와, 신기하다. 기도하면 이뤄 주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계신다는 사실은 여전히 저에게 익숙한 말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중학생이 되면서 저는 하나님이 정말 존재하시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머리로는 하나님을 알고 있었기에 이런 의문이 잘못된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25년 3월, 교회에서 침례 신청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고, 마음이 움직여 침례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신청을 하고 나서도 마음 한편이 허전했습니다. 내가 정말 하나님의 자녀라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해 봄, 저는 밴쿠버 유스 코스타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 집회에서 한 찬양의 가사가 제 마음에 깊이 들어왔습니다. 십자가의 은혜를 묵상하며 기도하던 중,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예수님처럼 고통을 감당할 수 있을까?” 쉽게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그 순간, 예수님께서 당하신 고통이 이전과는 다르게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채찍질과 모욕, 그리고 십자가 위의 고통이 제 눈앞에 그려졌습니다. 작은 상처에도 아파하는 저와는 달리, 예수님께서는 저를 위해 온몸에 못이 박히는 고통을 감당하셨습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높은 곳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서 피를 흘리시며 고통 속에서도 저를 바라보시고 묵묵히 그 모든 고뇌를 감당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장면에서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같은 자리에 서야 했지만 두려움에 도망치는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저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리고 그 사랑이 얼마나 큰 희생이었는지를. 갓난아기 때부터 들어왔던“예수님의 사랑”이라는 말이, 그날 처음으로 제 마음에 닿았습니다. 그 이후 저는 달라지고 싶었습니다. 학교에서도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고, 친구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나님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두려운 상황에서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위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는 믿음도 생겼습니다. 그 믿음으로 침례 교육을 마쳤고, 부활절 예배에서 많은 성도님들 앞에서 침례를 받으며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겠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삶은 제 기대와 달랐습니다. 순종하기 싫을 때가 많았고, 학교 선생님의 말이 납득이 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습니다. 친구들과 있을 때는 쉽게 세상의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가정에서는 형과 다투며 서로를 미워했고, 제 마음대로 행동할 때도 많았습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제 모습이 하나님의 자녀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 글을 쓰는 이유조차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서가 아닌지 스스로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몇 주 동안 글쓰기를 멈추고, 이 마음을 외면한 채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3월 29일 주일, 청소년부 예배에서 들은 말씀이 다시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죽음이 가장 큰 고난이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죽음을 이기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함께하시면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며, 저는 다시 십자가의 사랑을 떠올렸습니다. 예수님께서 저를 위해 감당하신 그 고난을 생각하니, 이 사랑을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다시 글을 쓰던 중, 한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어릴 때부터 수없이 들었던 말씀입니다. 하지만 그날, 이 말씀이 처음으로 제 마음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저는 여전히 부족하고, 지금도 넘어집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는 제 의지가 아니라, 저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사랑이라는 것을. 그래서 저는 오늘도 그 사랑을 붙잡고 살아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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