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주민 이해하기] 원주민과 카누 이야기

원주민과 카누 이야기

 내가 처음 원주민들의 전통 행사인 카누 여정에 참여하게 된 것은 2016년이다. 아직 영어도 서툴고 원주민 문화에도 서툴렀던 시절, 원주민 언어학교에서 알게 된 브랜든이 나를 그 여정에 초대해 주었다. 외부인들은 쉽사리 받아주지 않는 행사였지만 브랜든 덕에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카누 여행에 참여할 수 있었다.

 물가에 사는 원주민들에게 있어서 카누는 중요한 이동 수단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이상의 의미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카누를 타는 여정을 조상들과 자신들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이해한다. 과거 자신들의 조상들이 카누를 타고 수렵, 어로를 하던 삶을 기억하면서 그 물길을 따라 노를 저어 지나가는 것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과거 조상들보다 훨씬 더 좋은 정보와 도구를 지닌 오늘날의 세대지만 조상들의 삶이 묻어있는 바다와 강을 직접 온몸으로 노를 저으면서 지금의 자신보다 훨씬 더 현명하고 지혜로웠던 조상들의 삶을 돌아보려는 것이다. 수 천 년 그 땅에 존재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그들이 밟았던 곳을 여행하며 전수받는 시간을 카누 여정이라고 생각하기에, 카누 여정을 떠난다는 것은 단순한 레저 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를 되새기는 깊은 성찰의 여정으로 여긴다.

 또한 카누 여정은 부족과 부족을 이어주는 연결 도구다. 원주민들은 대체적으로 자기 공동체 중심으로 살아가지만, 카누 여정을 통해서 10-20여개 부족이 서로 연결하고 소통한다. 마치 캐나다 내륙지방의 평원에 사는 원주민들이 파워와우(POW WOW)를 통하여 여러 원주민 공동체가 교류하고 소통하듯, 카누여정도 그와 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원주민들은 카누 여정을 통해서 외부 세계와 연결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부족을 만나기도 하지만 다른 지역을 여행하고 다른 문화를 접하고 소통하는 시간으로 본다. 

 나는 카누 여정을 통해 그들과의 소통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가르치면서 선교해야 한다는 동기로 접근했지만, 실상 나는 그들에게 많은 신세를 졌고 전혀 상상치도 못한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서 카누 여정에 참여하면서 느끼고 배운 것을 하나씩 풀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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