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베스의 기도, 아굴의 기도, 주기도
@이 세 기도의 중심에는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가 놓여있습니다.
You Are What You eat.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라는 뜻입니다. “난 물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이다.” 솔직히 세상에 그런 건 없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그런 분들은 자신이 무엇을 물처럼 먹고 계시는지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먹는 것이 결국은 우리의 체질을 형성하고 건강을 좌우하게 됩니다. 기도가 꼭 그렇습니다.
“You are what you pray.” 한 사람의 기도는 그가 누구인지, 그가 어떤 사람인지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한 사람의 기도는 그의 영성을 형성하고 그의 영적 건강을 좌우합니다.
야베스의 기도
야베스의 기도는 그가 살았던 시대와 그가 기도했던 정황 속에서 해석해야만 합니다. 야베스는 유다의 자손입니다.(역대상 4:1 참조) 그가 살고 있던 시대는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정복하던 시대 후반(혹은 사사시대)입니다. 여호수아서 14장에 보면 그 시대의 영웅이자 참 어른이 되셨던 한 분이 등장하십니다. 그분의 이름은 갈렙입니다. 갈렙은 여호수아를 찾아가 그 앞에서 자신이 40세에 모세의 명을 받고 가나안 땅을 정탐하였던 일을 회고합니다. 그리고는 요청합니다. 그때부터 벌써 45년이 훌쩍 지나 난 지금 85세가 되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내게 생명과 건강을 허락해주셨으니, 여전히 정복하지 못한 헤브론 산지를 내게 달라고 말입니다.
좋은 땅도 많은데 하필이면 왜 산지였겠습니까? 자신의 묘지로 쓸려고 구한 것이 아닙니다. 갈렙은 자신이 속한 유다지파가 가나안 땅을 분배 받았을 때, 그곳에 강력한 적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정복하지 못한 난지(難地)를 하나님께 구한 것입니다.
야베스는 그 시대, 유다지파의 사람입니다. 야베스가 나에게 복의 복을 주셔서, 나의 지경을 넓혀달라!고 기도한 것은 갈렙이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라고 요청했던 것과 정확히 같은 내용임이 분명합니다.
“하나님, 나는 내가 만난 이 고통의 상황, 나의 환경적 연약함 때문에, 내 경제상태, 내 건강문제, 내 이런 저런 이유들 때문에 뒷전에 있고 싶지 않습니다. 이 미약한 나를 통해서도 당신의 나라를 확장하게 하옵소서! 나를 사용하여 주옵소서!” 이것이 야베스의 지경을 넓혀달라는 기도인 것입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부동산의 지경, 비즈니스의 지경을 넓혀 달라고 기도한 것이 아닙니다.
아굴의 기도
“가난하게도, 부하게도 마옵소서”라는 아굴의 평생 기도는 믿음 지키며, 중산층 정도의 안정된 경제 수준으로 살다가 천국가길 원하는 소원이 아니었습니다.
아굴은 자신이 얼마나 환경에 흔들리는 연약한 존재인지 잘 알았습니다. 부하면 하나님 도움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교만에 빠지기 쉬운 존재, 가난하면 타인의 것을 동경하고 탐하여 결국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기 쉬운 존재가 바로 자신임을 아굴은 잘 알았습니다.
아굴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행여 실금이라도 갈까 노심초사하며,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자신의 삶에서 몰아내고 싶어 했습니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그것이 바로 아굴의 평생 기도제목이었습니다.
주기도(주님 가르쳐주신 기도)
아굴의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라는 기도는 우리 구주께서 우리에게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고 가르쳐주신 주기도문의 한 청원과 놀랍도록 일치합니다. 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는 청원입니다.
주기도문의 일용할 양식과 아굴의 기도의 필요한 양식은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듯 겨우 오늘의 끼니를 연명하는 ‘최소정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용할 양식 즉 오직 필요한 양식을 구하는 것은, “오늘 우리에게 떨어지거 끊기지 않는 양식, 그래 우리가 그 양식이 없어서 다음 끼니를 불안해거나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충분하고 만족할만한 양식을 구하는 것”(중동의 눈으로 본 예수, 케네스 E. 베일리)입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가 이렇게 기도하며 하나님을 의지하면, 우리가 밥문제 즉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불안하지 않도록 넉넉히 채워주신다고 분명히 약속하신 겁니다.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의)를 위한 기도
“You are what you pray.” 기도는 기도자의 영성을 형성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통해 우리를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로 인도하십니다. 야베스의 기도, 아굴의 기도, 주기도문은 바로 그점에 있어서 동일한 기도라 생각합니다.
야베스는 미약한 자신을 통해서도 하나님 나라의 지경을 넓혀 달라고 간청했고, 아굴은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실금이라도 간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의 삶에서 몰아내어 달라고 간청했고, 주기도문은 우리에게 하나님만 의지하여 믿음으로 살라고 가르쳐줍니다.
야베스의 기도, 아굴의 기도, 주기도문, 이 세 기도의 중심에는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가 놓여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야말로 성경이 말하는 참된 ‘의'(디카이오쉬네 δικαιοσύνη)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