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희년 이야기] 부채 탕감의 복

부채 탕감의 복

신 15:3, “이방인에게는 네가 독촉하려니와 네 형제에게 꾸어준 것은 네 손에서 면제하라.”

여기서 ‘이방인’으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노크리’인데, 이는 무역업자와 같이 장사를 위해 이스라엘에 일시적으로 머무는 비(非)이스라엘인을 가리킨다. 이 이방인에게 꾸어준 빚은 독촉해도 되고 그들이 갚지 못하면 종으로 부릴 수도 있지만, 이스라엘 백성에게 꾸어준 빚은 탕감해야 한다. 

신 15:4-6, “4-5.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만 듣고 내가 오늘 네게 내리는 그 명령을 다 지켜 행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신 땅에서 네가 반드시 복을 받으리니 너희 중에 가난한 자가 없으리라 6.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허락하신 대로 네게 복을 주시리니 네가 여러 나라에 꾸어 줄지라도 너는 꾸지 아니하겠고 네가 여러 나라를 통치할지라도 너는 통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라.”

안식년 빚 탕감을 비롯하여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주신 명령을 다 지켜 행하면, 이스라엘은 세 가지 사회 문제가 해결되는 복을 받게 될 것이다. 그 세 가지 문제는 바로 빈곤, 외채, 외세의 문제이다. “너희 중에 가난한 자가 없으리라.” 빈곤 문제가 해결된다. “네가 여러 나라에 꾸어 줄지라도 너는 꾸지 아니하겠고.” 외채 문제가 해결된다. “네가 여러 나라를 통치할지라도 너는 통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라.” 외세 문제가 해결된다. 빈곤, 외채, 외세 이 세 가지는 현재 우리나라도 안고 있는 중요한 문제이다. 구약 이스라엘처럼 우리나라도 안식년 빚 탕감을 비롯한 희년 원리를 실천하면 빈곤, 외채, 외세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신 15:7-10, “7.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땅 어느 성읍에서든지 가난한 형제가 너와 함께 거주하거든 그 가난한 형제에게 네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말며 네 손을 움켜쥐지 말고 8.반드시 네 손을 그에게 펴서 그에게 필요한 대로 쓸 것을 넉넉히 꾸어주라 9.삼가 너는 마음에 악한 생각을 품지 말라 곧 이르기를 일곱째 해 면제년이 가까이 왔다 하고 네 궁핍한 형제를 악한 눈으로 바라보며 아무것도 주지 아니하면 그가 너를 여호와께 호소하리니 그것이 네게 죄가 되리라 10.너는 반드시 그에게 줄 것이요, 줄 때에는 아끼는 마음을 품지 말 것이니라 이로 말미암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가 하는 모든 일과 네 손이 닿는 모든 일에 네게 복을 주시리라.”

이 말씀의 배경은, 제7년 안식년이 가까운 어느 날,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가난한 사람이 궁핍하게 되어 돈이나 양식을 꾸러 왔을 때이다.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가난한 사람에게 돈이나 양식을 꾸어주면, 머지않아 안식년이 올 때 그 모든 빚을 탕감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아예 가난한 사람에게 꾸어주지 않으려 할 수 있다. 우리 시대의 사고방식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놀라운 말씀을 하신다. 하나님은 일방적으로 가난한 사람의 입장에서 경고를 하신다. “가난한 형제에게 네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말며”, “그에게 필요한 대로 쓸 것을 넉넉히 꾸어주라”고 말씀한다. “마음에 악한 생각을 품지 말라”고 말씀하시며, “네 궁핍한 형제를 악한 눈으로 바라보며 아무것도 주지 아니하면 그가 너를 여호와께 호소하리니 그것이 네게 죄가 되리라”라고 경고하신다. 이처럼 안식년 빚 탕감을 회피하기 위해 아예 빈민 대부를 거부하는 것은, ‘완악한 마음’(신 15:7), ‘악한 생각’(신 15:9), ‘악한 눈’(신 15:9), ‘죄’(신 15:9)이다. 이 본문에서 죄와 악은 바로 가난한 이웃에게 안식년 빚 탕감을 회피하기 위해 아예 꾸어주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죄와 악을 생각할 때 흔히 하나님과의 관계만 주목하고 이웃과의 관계는 간과하기 쉬운데, 죄와 악에는 분명히 이웃을 어떻게 대하느냐 하는 사회적 차원이 있는 것이다. 특히 하나님은 가난한 사람을 자신과 동일시하시므로, 가난한 이웃과의 관계에서 저지르는 죄와 악은 바로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범하는 죄와 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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