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희년 이야기] 희년의 간구, 주기도문

희년의 간구, 주기도문

한 제자가 기도를 가르쳐달라고 요청하자 예수님은 짧은 기도문을 가르쳐주신다(눅 11:1-4). 이 주기도문에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기도의 핵심이 담겨 있다. 

누가복음의 주기도문은 마태복음 6장에 나오는 주기도문의 요약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크게 두 가지를 기도하라고 하시는데, 하나는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과 나라를 위한 기도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양식과 용서와 유혹(시험) 극복을 위한 기도이다. 

여기서 우선 주목해야 하는 것은 주기도문이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기도라는 점이다. 이는 이 기도를 드리는 제자들과 하나님의 관계가 자녀와 아버지 사이의 친밀한 관계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주기도문은 바로 ‘자녀의 기도문’인 것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주기도문이 ‘나’를 위한 기도가 아니라 ‘우리’를 위한 기도라는 점이다. 이는 제자들이 자신뿐만 아니라 제자 공동체의 다른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며 이 기도를 드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기도문은 바로 ‘공동체의 기도문’인 것이다.

또한 주기도문은 바로 ‘희년의 기도문’이다. 희년의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기도문인 것이다. “나라가 임하시오며”라는 기도는 바로 희년의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기도인 것이다. 왜냐하면 누가복음에서 그리스도가 선포하는 하나님 나라는 바로 희년의 하나님 나라이기 때문이다. 

주의 성령이 그 위에 임하신 그리스도의 사역은 바로 가난한 자에게 ‘희년(주의 은혜의 해)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다(눅 4:18-19). 그런데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하나님의 나라 복음’을 전하신다(눅 4:43). 

곧 ‘그리스도가 선포하는 희년 복음’은 바로 ‘하나님의 나라 복음’이다. 따라서 ‘그리스도가 선포하는 희년’은 바로 ‘하나님의 나라’이다. 요컨대 그리스도가 선포하는 복음은 바로 ‘희년의 하나님 나라’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가 선포하는 하나님 나라는 바로 ‘희년의 하나님 나라’인 것이다.

그러므로 “나라가 임하시오며”라는 기도는 바로 “희년의 하나님 나라가 임하시오며”라는 기도이다. “나라가 임하시오며”는 희년의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기도인 것이다. 

그리고 마태복음의 주기도문에서는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10)인데, 이를 누가복음에서는 “나라가 임하시오며”로 요약한다. 이는 “나라가 임하시오며”가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를 포괄하며 대표하는 핵심기도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는 “나라가 임하시오며”를 설명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나라가 임하시오며”는 상기한 것처럼 희년의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기도이다. 따라서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는 바로 희년의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를 구하는 기도인 것이다. 

요컨대 주기도문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공동체로 드리는 ‘희년의 기도문’이다. 주기도문은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우리’ 공동체로 희년의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를 구하는 기도문인 것이다.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