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 사역의 근본, 성령과 말씀
누가복음 11장의 초점은 성령과 말씀이다. 전반부는 성령에 초점이 있고, 후반부는 말씀에 초점이 있다.
전반부의 처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셨는데(1-4절), 그 중 “우리에게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라는 기도가 그 다음 본문에서 여행 중에 찾아온 굶주린 벗을 위해 먹일 것을 달라고 간청하는 기도로 구체화되어 강조된다(5-8절). 그리고 이렇게 가난한 이웃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이에게 하나님께서 성령을 주셔서 그 문제를 해결하게 하신다(9-13절).
이어서 예수님이 귀신을 쫓아내시자 바알세불을 힘입어 그렇게 하신다고 비방하는 자들에게,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손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심으로써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임하였으니, 이제는 반드시 자신과 함께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14-23절). 여기서 하나님의 손은 바로 하나님의 성령을 가리킨다(마 12:28,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 이어서 예수님은 더러운 귀신이 나간 후에 더 악한 귀신 일곱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이는 성령의 내주하심이 왜 중요한지를 강조하신 말씀으로 이해된다(24-26절).
그리고 후반부의 처음에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자가 복이 있다고 말씀하시고(27-28절), 솔로몬과 요나보다 더 크신 이의 지혜로운 말씀과 전도를 말씀하신 후에(29-32절), “속에 있는 빛” 곧 ‘마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강조하신다(33-36절; 시 119:105,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이어서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에게 그 속에 있는 탐욕과 악독을 버리고 “그 안에 있는 것” 곧 ‘마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구제하라고 말씀하시고(37-41절), 공의와 하나님께 대한 사랑을 말씀하신다(42절). 이는 마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구제와 공의와 하나님께 대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삶의 원동력임을 강조하신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지기 어려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우고 자기들은 한 손가락도 이 짐에 대지 않는 율법 교사들을 향해, 아벨의 피로부터 사가랴의 피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 모든 선지자의 피를 ‘이 세대’가 담당할 것이라고 말씀하신 후에, 하나님의 말씀을 해석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그 율법 교사들에게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가져가서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고자 하는 이도 막았느니라.”라고 하시며 화를 선언하셨다(46-52절).
요컨대 누가복음 11장의 전반부는 성령에, 후반부는 말씀에 초점이 있다. 성령과 말씀이 내주할 때, 더 악한 귀신 일곱이 들어오지 못하며, 탐욕과 악독도 똬리를 틀지 못하게 된다. 그 마음에 성령과 말씀이 충만할 때,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일용할 양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고, 구제와 공의와 하나님께 대한 사랑의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성령과 말씀의 강조는 요한복음 4장에서 영(성령)과 진리(말씀)로 예배하라고 하신 말씀과도 일맥상통한다.
희년 사역의 근본 역시 성령과 말씀이다. 성령 하나님에 의지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희년 정신을 실천하면서 가난한 자에게 희년의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