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희년 이야기] 희년의 예언자, 이사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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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 이야기] 희년의 예언자, 이사야(3)

사 11:1-5, “1.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요 2.그의 위에 여호와의 영 곧 지혜와 총명의 영이요 모략과 재능의 영이요 지식과 여호와를 경외하는 영이 강림하시리니 3.그가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즐거움을 삼을 것이며 그의 눈에 보이는 대로 심판하지 아니하며 그의 귀에 들리는 대로 판단하지 아니하며 4.공의로 가난한 자를 심판하며(공의로 가난한 자들이 제기한 송사를 재판하며) 정직으로 세상의 겸손한 자를 판단할 것이며(공평으로 땅의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 판단할 것이며) 그의 입의 막대기로 세상을 치며 그의 입술의 기운으로 악인을 죽일 것이며 5.공의로 그의 허리띠를 삼으며 성실로 그의 몸의 띠를 삼으리라.”

메시아의 통치가 구체적으로 희년 통치라는 것은 사 11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본문에서 이새의 줄기에서 나오는 한 싹, 이새의 뿌리에서 나오는 한 가지는 바로 메시아를 가리킨다. 그런데 그 메시아 위에 여호와의 영이 강림하신다. 메시아의 통치의 근원은 바로 성령의 강림인 것이다. 그리고 메시아의 통치는 여러 특성을 갖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핵심이 바로 희년의 실현이다. 이를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여호와의 영이 그 위에 임하신 메시아는 4절상에서, 공의(체데크)로 가난한 자를 심판할 것이다. 여기서 ‘공의’로 번역된 ‘체데크’는 사 5장과 9장에서 ‘공의’로 번역된 ‘체다카’와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체데크’는 남성형 명사이고 ‘체다카’는 여성형 명사인데, 이 두 단어는 남성형과 여성형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 그 뜻은 서로 다르지 않다. 이사야서에는 이 두 단어가 서로 번갈아서 비슷한 비중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4절상에서, “공의로 가난한 자를 심판하며”라는 말씀은, 가난한 자를 벌준다는 뜻이 아니라, 공의로 가난한 자들의 송사를 재판하실 것이라는 뜻이다. 이와 평행을 이루는 그 다음 구절, “정직으로 세상의 겸손한 자를 판단할 것”이란 말씀 역시 히브리어를 직역하면 공평(미슈오르)으로 땅의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레안베이 아레츠) 판단하실 것이라는 뜻이다. 

그럼 사 5:8의 상황, 곧 권력자들이 가난한 백성들로부터 땅과 집을 빼앗아, “가옥에 가옥을 이으며 전토에 전토를 더하여 빈 틈이 없도록 하고 이 땅 가운데에서 홀로 거주하려” 하는 상황에서, 공의로 가난한 자의 송사를 재판하실 것이며 공평으로 땅의 가난한 자를 위하여 판단하실 것이라는 말씀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바로 땅과 집을 빼앗긴 가난한 자의 송사를 공의로 재판하실 것이며, 공평으로 땅의 가난한 자를 위하여 판결을 내려, 가난한 자가 그 빼앗긴 땅과 집을 되찾게 해 주실 것이라는 뜻이다. 

곧 메시아가 희년을 선포하실 것이라는 뜻이다. 왜냐하면 가난한 사람들이 땅과 집을 되찾는 때가 바로 희년이기 때문이다. 메시아는 공평으로 “땅과 관련하여 비천한 자들, 즉 자기 몫의 소출을 누리지 못하는 자들” 곧 “땅에서 비굴하게 내어 쫓긴 자들을 위해 재판해 줌으로써 그들의 원통함을 풀어준다.”(김회권, 대한기독교서회 창립 100주년 기념 성서주석 21 – 이사야(Ⅰ)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0), 304).

이어지는 4절하에서, “그의 입의 막대기로 세상(땅, 에레츠)을 치며”라는 말씀은, 메시아가 입의 막대기 곧 말씀의 권능으로 땅을 치실 것 곧 흉년이 들게 하실 것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땅을 독차지하여 그 땅의 소출을 독차지한 대지주들을 간접적으로 심판하실 것이라는 뜻이다. 이와 평행을 이루는 그 다음 구절, “그의 입술의 기운(영, 루아흐)으로 악인을 죽일 것이며”라는 말씀은 메시아가 입술의 기운 곧 성령의 권능으로 악인을 죽이실 것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땅의 가난한 자들로부터 땅과 집을 빼앗은 악인들이 끝까지 회개하지 않을 때 그 악인들을 직접적으로 심판하시어 죽이실 것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5절, “공의(체데크)로 그의 허리띠를 삼으며”라는 말씀은, 메시아께서 입고 통치하시는 왕복(王服)의 허리띠로 삼으신 것이 바로 공의라는 뜻이다. 곧 공의는 메시아 통치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럼 그 공의는 무엇인가? 바로 가난한 자들에게 땅과 집을 되찾아주시는 ‘은혜의 희년’이자, 그 가난한 자들의 땅과 집을 빼앗은 악인들을 죽이시는 ‘보복의 심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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