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름부음, “신성한 대리자”
구약 시대에는 하나님을 위해 사용되는 것들은 기름을 발라 구별했습니다. 꿈에 하나님을 만났던 야곱은 잠에서 깨자, 베게 삼았던 돌을 기둥처럼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하나님께 예배드렸습니다. 그는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요”라고, 돌에 기름을 부어 성별했습니다. 예배드리는데 사용되는 모든 기구들 위에도 기름을 부어 일반적인 것들로부터 구별 시켰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쓰임받은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물건들뿐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도 기름을 부었습니다. 아론의 자식들을 제사장으로 세울 때,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그들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 그들을 제사장으로 삼아라. 그들을 거룩히 구별하여 나를 섬기는 제사장이 되게하라”고 명령합니다. 왕을 임명할 때와 선지자를 세울 때도 기름을 부어 공적 임무를 위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름부어 위임된 자들에게 동시에 성령을 주셔서 그들이 받은 사명을 이루시게 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사회는 기름부음 받은 제사장과 선지자와 왕은 하나님을 대신하여 신성한 일을 행하는 자로 구별되어졌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메시아가 이 땅에 오셔서 이루실 사명의 내용을 열거하기 전에 “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라고, 기름부으심과 성령의 내리심을 통해 그 직무가 개시됨을 알립니다. 누가는 그리스도의 지상 사역의 출발을 알리면서 이사야의 글을 인용합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이곳에서 기름부으심은 예수님의 공적 직분 (제사장, 선지자, 왕)의 임명을 상징하며, 성령의 내리심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동력을 뜻합니다.
신약성경이 “기름 부으심”으로 번역한 히브리어는 단어는 “마시아”입니다. 영어의 “메시아 Messiah”가 이 단어에서 파생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약속된 구주와 관련하여 사용되었던 마시아는 희랍어 “크리스토스”로 번역됩니다. 이 낱말은 영어로는 “Christ,” 즉 그리스도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이사야의 글을 인용하신 후에 “이 글이 오늘 너희 귀에 응하였느니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대 제사장으로서 구약에 예언된 왕권을 이양 받으시고, 율법과 선지자를 완전케 하신 분이시므로 “기름부음 받으신 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이름이 구약성경에 약속된 메시아인 그리스도로 칭하게 된 것입니다.
“기름을 붓다”는 희랍어 동사형은 “크리오”입니다. 크리오는 메시아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성령의 능력이 사람에게 부어지는 상태를 설명하는 낱말입니다. “하나님이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하셨으매 그가 두루 다니시며 선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눌린 모든 사람을 고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함께 하셨음이라.” 성령받음이 곧 기름부음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약성경에서 기름부음이란 실제로 기름부음 의식을 의미하는 것보다는 성령을 받는 것입니다.예수님께서 자신의 메시아적 사명을 성취하기 위해 기름부음 받은 것은 주 여호와의 영으로 기름부음받은 것입니다.
사도 바울도 성령을 받고 성령의 내주하심을 기름부음으로 이해합니다. 즉 기름을 성령의 상징으로 보았습니다. “우리를 너희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굳건하게 하시고 우리에게 기름을 부으신 이는 하나님이시니 그가 또한 우리에게 인치시고 보증으로 우리 마음에 성령을 주셨느니라.” 자신을 포함한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위임받은 그리스도인들이 사명을 이행할 수 있는 힘의 근거는 외부적인 어떤 것도 아니며, 중력의 힘으로 기둥이 바닥에 달라 붙는 것처럼 자기 안에 계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영의 직접적인 개입에 근거한 것임을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선택하시고 위임한 모든 자들이 하나님의 종으로 그리고 하나님의 증인으로, 종속적이고 중재적인 의미가 아니라, 직접적으로 직임을 수행하도록 그들에게 성령의 기름부음을 허락하셨습니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는 중재자가 한 분뿐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령의 기름부음받은 자들은 하나님의 “메시아들” 또는 하나님의 “그리스도들,” 즉 “기름 부음받은 자들”입니다. 따라서 시편의 저자가 “나의 기름 부은 자를 만지지 말라”고 말씀하실 때, 히브리어 단어는 “나의 메시아들”입니다. 희랍어 구약성경인 칠십인역은 “나의 기름부은 자”를 “나의 그리스도들”이라고 올바르게 번역했습니다.
사도 요한도 성령 받음과 성령의 내주하심을 기름부음으로 이해합니다. “너희는 거룩하신 자에게서 기름부음을 받고 모든 것을 아느니라”고 말씀합니다.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기름부음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 기름부음이 그들에게 진리에 대하여 가르쳐 줍니다. 이 기름부음은 예수를 믿을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인 성령입니다. 요한은 일관성 있게 기름부음을 성령을 받음과 성령의 내주하심으로 연결시킵니다. “너희는 주께 받은 바 기름 부음이 너희 안에 거하나니 아무도 너희를 가르칠 필요가 없고 오직 그의 기름 부음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가르치며 또 참되고 거짓이 없으니 너희를 가르치신 그대로 주 안에 거하라.” 기름부음은 성도 각각의 삶 속에 계신 성령을 의미합니다. 기름부음은 참 성도들의 삶에 내주하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도들은 성령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그분을 의지하며, 그분의 인도하심과 힘을 구하며, 그분의 지시대로 따라야합니다.
구약 시대에 선지자, 제사장, 그리고 왕은 하나님의 대리자로 각자의 특정한 직분을 수행하기 위해 기름부음을 받았습니다. 오늘날 이 세 가지 위엄은 하나님을 믿는 성도의 삶에 결합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도는 선지자로서 일반사람들이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 듣지 못한 것들을 성령을 통해 깨달아 복음의 메시지를 선포하는 자입니다. 성도는 제사장으로서 성도는 자신의 몸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영적 봉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성도는 왕으로서 죄가 지배하지 못하도록 그리스도와 함께 통치해야 하는 직무를 수행해야합니다.
이남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