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배 (4), 교회의 생명력
현대 기독교 공동체는 다원화된 예배 형식과 체계적인 프로그램적 구성을 토대로 신앙생활을 영위합니다. 화려한 음향과 정교한 기획은 현대 예배의 풍경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형식이 다양해질수록, 정작 우리가 예배라는 이름으로 하나님 앞에 무엇을 드리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은 더욱 절실해집니다. 초대 교회의 예배는 결코 화려한 전례적 틀에서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구약의 전통과 회당의 관습이라는 토양 위에서, 그리스도를 향한 고백과 성령의 역사가 빚어낸 생명력 있는 응답이었습니다. 신약성경과 초기 문헌들은 초대 교회 예배가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복음의 능력을 증거하기 위해 끊임없이 응답해 온 역동적인 과정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초기 교회의 예배 양식은 모일 때마다 반복적으로 실천되었던 근본적인 요소들에 의해 정체성이 확립되었습니다.
예배의 첫 번째 요소는 기도입니다. 성도들의 공통된 필요를 간구하고 주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기도는 예배의 호흡과 같았습니다. 박해와 고난이라는 현실 속에서 예루살렘 교회는 무릎 꿇고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도들은 “아멘”이라는 응답으로 함께 기도에 동참했고, 축복의 언어를 서로 나눴습니다. 비록 초기 예배에서 주기도문을 회중이 함께 암송했다는 직접적인 기록은 부족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주기도문은 회중 전체의 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기도는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임을 증명하는 필수적인 삶의 양식이자, 하나님과 교회가 연결되는 가장 깊은 통로였습니다. 기도가 빠진 예배는 그 자체로 기독교 예배라 부르기 어렵습니다.
예배의 두 번째 요소는 찬양입니다. 기도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찬양은 하나님의 본성과 행하심을 고백하는 인간의 최고의 응답입니다. 주님의 삶이 찬송으로 시작되었듯, 초대 교회의 예배는 감사와 환희가 넘치는 노래들로 채워졌습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 예배에서 언급한 시편이나 에베소서의 “신령한 노래들”은 성도들이 천상의 예배와 지상의 예배를 노래로 잇고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바울이 지역 교회들에 편지할 때마다 찬송의 단편들과 함께 “주의 이름을 찬송하리로다”는 말을 언급한 것은 찬양이 예배에 깊게 뿌리를 내렸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찬양은 단순히 곡조 있는 기도가 아니라, 성도의 삶을 승리의 분위기로 이끄는 영적 고백과 선포입니다.
예배의 세 번째 요소는 죄의 고백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존귀하심이 높임을 받는 동시에 인간의 무가치함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신약의 복음은 본질적으로 죄인에게 건네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 앞에서 자신의 죄인 됨을 고백했듯, 교회 공동체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무가치함을 인정하고 자비와 용서를 구했습니다. 특히 세례식은 옛 삶을 버리고 순종의 새 삶을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고백의 자리였습니다. 비록 일상적 예배에서 죄의 고백이 정형화된 기도문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예배 안에 있는 모든 기도와 찬양은 죄인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유일한 중보자를 의지한다는 기도인 것입니다. 기도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드려야합니다. 사람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접근하거나 응답받을 수 있는 유효한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배의 네 번째 요소는 신앙고백입니다. 초대 교회의 근본적인 신앙은 예수님을 유일한 구세주이자 하나님으로 고백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모든 신자들은 성령의 감동으로 그리스도가 주님임을 시인하는 것이 초대 교회 신앙의 기초입니다. 이러한 확고한 믿음은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고백으로 확장되었으며, 성도들은 세례를 통해 예수님의 이름으로 신앙을 공적으로 선포하고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초대 교회에서 세례는 회개와 고백을 핵심으로 하는 필수 입교 의식으로,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을 선포하는 본질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세례 예식은 그 자체가 이미 강력한 고백적 성격을 띠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매주 드리는 예배는 세례를 통해 초대교회가 고백했던 신앙을 계승하는 것으로, 성경적 정당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배의 다섯 번째 요소는 성경 낭독입니다. 초대 교회가 공동 예배에서 구약과 사도들의 글을 낭독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구약 성경을 읽었던 회당의 관습을 따라 하나님을 향한 말씀은 예배의 중심이었습니다. 초대 교회는 바울 서신이 공개적으로 낭독되었고 성찬식 관련 본문들은 예식이 있을 때마다 낭독되는 관례로 자리 잡혔습니다. 사도들의 회고록에는 공예배에서 신약 성경의 낭독에 관한 기록이 나타납니다. 구약 성경을 낭독했던 회당 예배 관습과 신약성경 전체에 걸친 구약 성경의 광범위한 인용은, 성경 낭독이 예배의 핵심 요소였음을 잘 보여줍니다.
예배의 여섯 번째 요소는 설교입니다. 초대 교회의 예배에서 설교는 복음 전파와 교육, 성도들의 덕을 세우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사도들의 말씀 사역 부르심과 후대 감독들의 가르치는 직분은 설교가 교회의 핵심 사역임을 보여줍니다. 이는 회당의 전통과 예수님의 가르침, 그리고 사도들의 실천을 통해 구체화되었습니다. 설교는 하나님의 사역 선포와 신앙 고백, 찬양을 하나로 묶는 예배의 정점이었고, 구약의 성취와 그리스도의 생애를 연결하는 해설적 성격을 띠었습니다. 특히 성경 지식이 부족했던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설교는 정보 전달과 교육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었으며, 아폴로와 같은 인물들이 보여준 성경 강해 사역은 그 중요성을 뒷받침합니다.
예배의 일곱 번째 요소는 성찬입니다. 성찬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그로 인한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하는 사건이었습니다. 말씀 사역과 성례전은 분리되지 않았으며, 주간 예배의 필수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성찬은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의 단번의 제사를 기념하며, 그분을 통해 누리는 형제자매 간의 깊은 교제를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성찬 집례자는 오직 그리스도의 속죄만이 교회의 예배를 가능케 함을 선포했습니다.
초대 교회의 예배는 고정된 박물관 속의 유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복음의 능력을 증거하기 위해 끊임없이 응답해 온 역동적인 과정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예배가 형식주의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초대 교회가 붙들었던 기도의 간절함, 찬양의 고백, 말씀의 권위, 그리고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의 정절을 회복해야 합니다. 예배는 인간의 만족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죄인을 구원하신 하나님을 향한 거룩한 응답이 되어야 합니다.
이남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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