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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그런뜻이었구나] 소망 ③, “그 위대한 업적”

소망 ③, “그 위대한 업적”

순례의 길을 걷던 크리스천씨와 소망군이 가장 편한 길을 선택합니다. 그 길은 드넓은 초원으로 들어가는 초원 샛길 (path-Meadow)입니다. 그런데 그 길은 절망 거인 (Giant Despair)이 살고 있는 의심의 성 (Doubting Castle)으로 통하는 길입니다. 결국 이들은 절망 거인에게 붙잡혀 어둡고 더러운 깊은 지하 감옥에 내던져집니다. 그곳에서 3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한 그들은 4일 째 되던 날, 능금나무 몽둥이로 거의 죽을 정도로 맞습니다. 절망 거인의 부인 의심은 그들을 자살하도록 남편 절망 거인에게 명령합니다. 다음날 그들의 심한 상처를 보면서, 절망 거인은 “너희는 절대로 이곳에서 나갈 수 없으니, 너희가 선택할 유일한 길은 칼이나 밧줄이나 아니면 독약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다. 이렇게 큰 괴로움을 당하면서 살 필요가 뭐냐?”라고 소리칩니다.  크리스천씨와 소망군이 풀어 달라고 애원하자, 절망 거인은 그들을 험악하게 노려보더니 달려들어 자신이 그들을 죽이려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맑고 쾌청한 날이면 그에게 곧 잘 일어나는 발작이 시작되어 손이 움직이지 않아 결국 물러 갑니다.

   소망군이 크리스천씨에게 말합니다. “모든 법이 절망 거인의 손안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말고도 전에 절망 거인에게 붙잡혔다가 살아난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세상을 지으신 하나님께서 절망 거인을 죽게 하시든지, 절망 거인이 자물쇠 채우는 것을 잊게 하시든지, 또 우리 앞에서 발작을 다시 일으켜 사지를 못쓰게 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가 행복하게 해방될 때가 올지도 몰라요. 저는 남자답게 용기를 내어 그 놈의 손을 벗어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 볼 것입니다.”  이런 말로 소망군은 크리스천씨를 달랩니다.   

   절망의 거인과 그의 아내 의심은 이 두사람을 죽이기 위해 빵 한 조각이나 물 한 방울도 주지 않습니다. 그래도 죽지 않자, 거인은 이 두사람을 끌고 자신이 전에 죽였던 사람들의 뼈가 있는 곳에 데려가, “이 뼈의 주인들도 한때 너희 같은 순례자들이었다. 그런데 이놈들도 너희처럼 내 땅을 침범했기 때문에 내가 적당한 시기에 갈가리 찢어 주었지. 열흘 내에 너희도 이렇게 될 것이다. 잘 봤으면 다시 네놈들의 굴로 돌아가거라”며 위협합니다. 거인은 그들을 지하 감옥으로 데려가는 동안 계속 두들겨 팼습니다. 소망군과 크리스천씨는 온종일 탄식과 신음으로 누워 지냅니다. 밤이 되자 거인과 그의 아내가 잠자리에 들 때, 갇힌 자들에 관해 대화하면서 “매질과 권유로 그들을 죽일 수 없는 것이 이상하다”고 거인이 말합니다. 그러자 거인의 아내 의심이 답합니다. “그들은 누군가 자기들을 구출해 줄 사람이 오지 않을까 하는 소망으로 끈질기게 사는 것이 아닐까요? 아니면, 그들은 자물쇠를 열수 있는 도구를 갖고 있어서 그것을 사용해 도망칠 소망을 갖고 있지 않을까요?”

   이 이야기는 존 번연의『천로역정』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번연은 절망 거인 부부의 마지막 대화를 통해 소망은 죽음도 이긴다는 진리를 암시합니다. 이 소망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직면하는 불안과 두려움과 고통과 환난에서 우리를 구원해 주신다는 소망입니다. 그리고 성경 말씀이 그 소망을 든든히 붙잡게 하는 도구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고대 이스라엘 사회는 메시아 즉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이루실 일들에 대한 소망이 팽배했습니다. 그들의 영혼은 메시아가 오셔서 현재 당하는 고통과 억압에서 해방시키시며, 동시에 언약의 성취로 이뤄질 새로운 일들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찼습니다. 이 진리를 시편 저자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나의 구원과 영광이 하나님께 있음이여 내 힘의 반석과 피난처도 하나님께 있도다.”  메시아를 기대하는 소망은 인간의 환경을 초월해서 그들의 삶에 기적과 같은 일들을 가져왔습니다. 신약 성경에는 소망이 이룬 업적들을 선명히 보여줍니다.      

   첫째, 소망은 은혜로 주어집니다.  기독교 소망의 근본은 자격 없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값없이 제공하는 은혜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영원한 위로와 좋은 소망을 은혜로 주신 하나님 우리 아버지”라고 표현합니다. 그는 또 “소망의 하나님께서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신다”고 말씀합니다. 소망은 하나님께 있는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은혜로 받습니다.

   둘째, 소망은 기쁨을 가져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 행하실 일들을 소망할 때, 우리는 절망할 수 있는 순간에도 기뻐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로 제공하는 소망은 우리 영혼에 즐거움을 샘솟게 합니다. “소망의 하나님이 모든 기쁨과 평강을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신다”고 말씀합니다. 고난과 슬픔의 한 복판에서도 그리스도인들이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셋째, 소망은 구원을 이룹니다.  성령에 이끌리는 사람은 확실히 구원받은 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면하는 환난과 고통은 구원을 의심하게 합니다. 이 때 소망은 우리의 믿음을 지탱해 줍니다. 현재의 모순 너머에 있는 구원의 세계를 확신하고 유지시키는 것이 소망의 기능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우리가 소망으로 구원을 얻었으매 보이는 소망이 소망이 아니니 보는 것을 누가 바라리요”라고 말씀합니다.

   넷째, 소망은 신앙을 견고하게 세웁니다. 그리스도인은 믿음의 세계를 흔드는 세속적 현실과 자기 내면에 밀려오는 유혹과  당면한 고난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소망은 신앙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를 든든히 붙잡아줍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우리가 이 소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영혼의 닻 같아서 튼튼하고 견고하여 휘장 안에 들어 가나니”라고 기록합니다.  

   소망은 그저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소망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소망이 없다면 포로들은 기운이 쇠약 해져 죽게 됩니다. 소망이 없으면 학생들은 용기를 잃고 학교를 그만 둡니다. 소망이 없으면 운동 선수는 슬럼프에 빠지고 기력을 잃습니다. 소망이 없으면 사업가는 삶의 의미 잃고  가게를 접습니다. 소망이 없으면, 중독자는 습관으로 돌아 가고, 결혼 파트너는 이혼을 결정하고, 발명가, 예술가, 연예인, 기업가, 심지어 설교자도, 그들의 창의성을 잃습니다. 한때 비참하게 실패했던 베드로는 삶의 결정적인 순간에 소망을 붙잡고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소망에 대하여 이렇게 기술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 우리에게는 죽은 자를 살리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 행하실 산 소망 (a living hope)이 있습니다.

이남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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