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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그런뜻이었구나] 축제와 축하연의 해, “희년”

축제와 축하연의 해, “희년”

유대인들의 절기 중에 희년 (禧年)이 있습니다. “희년”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낱말 “요벨”은 문자 그대로 “나팔 부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대 이스라엘 문화에서 나팔은 놋쇠로 만들지 않고 숫양의 뿔로 만들어진 쇼파르 (Shofar)였습니다. 속이 비어 있는 뿔의 구멍을 통해 입바람을 불면 음정이 거칠고 애절한 소리가 울려 메아리칩니다. 희년은 드물게 발생했습니다. 50년에 한 번, 사실상 평생에 한 번입니다.희년은 죄를 용서받는 속제일의 50년째 되는 해에 시작되는 국가의 축제날이었습니다. 레위기 25장은 이날에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기뻐했던 이유를 잘 보여줍니다. 

   “너는 일곱 안식년을 계수할지니 이는 칠 년이 일곱 번인즉 안식년 일곱 번 동안 곧 사십구 년이라 일곱째 달 열흘날은 속죄일이니 너는 뿔나팔 소리를 내되 전국에서 뿔나팔을 크게 불지며 너희는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하게 하여 그 땅에 있는 모든 주민을 위하여 자유를 공포하라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니 너희는 각각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가며 각각 자기의 가족에게로 돌아갈지며 그 오십 년째 해는 너희의 희년이니 너희는 파종하지 말며 스스로 난 것을 거두지 말며 가꾸지 아니한 포도를 거두지 말라 이는 희년이니 너희에게 거룩함이니라 너희는 밭의 소출을 먹으리라 이 희년에는 너희가 각기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갈지라.”

   희년이 시작되는 첫날에 전국에서 희년을 알리는 우렁찬 뿔 나팔 소리와 함께 엄청난 3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모든 채무자의 빚이 자동적으로 탕감되고, 빼앗겼거나 팔렸던 땅이 되돌아왔고, 또한 종 노릇하던 노예가 해방되었습니다. 이날은 빚으로 시달리던 채무자들에게, 땅을 잃어 가난에 굶주리던 사람들에게, 그리고 자유를 잃은 노예들에게는 평생을 벼르고 기다리던 최고의 기쁜 날이었습니다. 그들에겐 말할 수 없는 감격과 함께 자유를 누리는 축복의 해였습니다. 수많은 날 동안 잃었던 나의 소중한 것이 회복하고, 짓눌리고 묶여 있던 마음과 영혼에 진정한 자유가 임하고, 그리고 내 인생에 새로운 세계가 열린 이 해는 그야말로 축제와 축하연의 연속이었습니다. 희년의 핵심 내용은 “해방”이었습니다. 노예, 부채, 토지의 “해방”에 대한 근거는 백성과 땅 모두에 대한 하나님의 소유권이었습니다. 그들을 애굽의 종살이에서 건져 내시고, 그들이 소유한 땅을 분배해 주신 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나사렛에 있는 회당에서 설교하셨던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누군지를 선언하셨습니다. 인류의 전세를 뒤집는 사건이었습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이 땅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공언하셨습니다. 이 말씀의 지배적인 주제는 희년과 관련됩니다. “자유”로 번역되는 희랍어 “아페시스”는 “해방의 해,”  “자유의 해,” 혹은 “승리의 해”를 의미하는 희년 선포와 연결되는 낱말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청중들에 충격이었으며 그들의 시선 뿐만 아니라 마음을 완전히 사로 잡았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선언은 그들에게 생소한 내용이 아니라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하나님의 엄숙한 약속이었기 때문입니다. 수 세기 동안 억압과 고통의 세월 속에서 그 민족을 견디게 했던 힘과 소망이 가난한 자에게 기쁨의 소식을 전하고, 포로 된 자를 자유하게 하며, 눈먼 자를 다시 보게 하고, 또한 억눌린 자를 해방시키는 메시아의 도래였습니다. 예수님은 지금 자신이 메시아임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희년의 원칙과 그 계획은 사멸되지 않았었고, 예수님 자신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천명하신 것입니다. 

   이 사건을 의사의 안목으로 기록한 누가는 약속했던 성경의 내용이 “오늘 너희가 들은 이 자리에서 이루어 졌다”고 기록합니다. 이제 희년은 50년에 한 번씩 왔던 사건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역에 일상으로 나타나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희년 선언은 로마 제국의 과세 대상이 되어 가난하고 재산도 없고 땅도 없는 물질적 상태로부터의 해방 뿐만 아니라, 질병과 귀신의 짓눌림에서 해방되는 영혼의 안식을 포함했습니다. 희년은 모든 것을 변화 시키시는 하나님의 은혜였고, 이것은 예수를 믿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이 되었습니다.

   토머스 헤이스팅스는 희년이 한 개인의 인생과 성도의 공동체인 교회에게 가져오는 결과를 찬양시로 표현했습니다.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 어둡던 이 땅이 밝아 오네/ 슬픔과 애통이 기쁨이 되니/ 시온의 영광이 비쳐 오네.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 매였던 종들이 돌아오네/ 오래전 선지자 꿈꾸던 복을/ 만민이 다 같이 누리겠네. 보아라 광야에 화초가 피고/ 말랐던 시냇물 흘러오네/ 이산과 저 산이 마주쳐 올려/ 주 예수 은총을 찬송하네.” 어둠에서 광명으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마른 광야에서 화초가 피는 아름다운 인생으로 바뀌는 것이 희년을 사는 사람들의 증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의 삶에는 희년이 경험되지 않았습니다. 역시 현대 그리스도인들 중에도 주님께서 주시는 자유를 체험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순절에 성령이 임하면서 제자들의 삶에 약속된 희년이 성취되었습니다. 우리는 오직 성령의 오심으로 희년을 살 수 있습니다. 한 개인과 공동체는 성령 충만함으로 엄청난 기쁨과 관대함으로 넘쳐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삶이 희년이 되도록 설계하셨습니다. “내가 내 영을 모든 사람에게 부어 주겠다. 너희의 아들 딸은 예언할 것이고, 너희의 노인은 꿈을 꿀 것이며, 너희의 젊은이는 환상을 볼 것이다. 그 때에 내가 내 영을 종들에게 부어 주되 남자와 여자에게 모두 부어 주겠다.” 인류 역사는 하나님의 약속은 성취된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검은 호랑이”의 해인 임인년 (壬寅年)이 막 시작되었습니다. 흑호 (黑虎)가 정직함과 강인한 힘과 모험심과 용맹스러운 성품이 있어, 예로부터 사람들은 그 호기 (虎氣)로 한 해를 보내길 희망했습니다. 사상 초유의 전염병인 코로나로 어두웠던 우리 삶에 하나님의 영이 임하셔서, 올해는 성령의 기운으로 날마다 축제가 있고 축하연이 열리는 희년이 되길 소망합니다. 이남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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