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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그런뜻이었구나] 에너지 (2), 변형 (Transformation)시키는 힘 

에너지 (2), 변형 (Transformation)시키는 힘 

한국말 “에너지”의 어원은 희랍어 “에네르게이아”입니다. 헬라 말 사전인 렉시콘 (Lexicon)에는 이 단어의 의미를 “활동하는 힘,” “초인간적인 능력,” 혹은 “모든 상황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활동”으로 정의합니다. 신약 성경에서 에너지의 어원 낱말들은 인간의 힘을 설명하는 데는 사용되지 않습니다. 이 낱말들은 항상 사람의 힘과 이 세상의 힘을 초월한 어떤 힘의 활동을 묘사합니다. 가끔 이 단어들은 악의적이고 악마적이며 하나님을 적대하는 세력의 행동을 묘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훨씬 더 자주 그들은 하나님 자신의 행동을 묘사합니다. 에네르게이아의 고전 희랍 사회의 사용법을 살펴봄으로, 우리는 성경에서 언급된 하나님의 행동을 기술하는 이 낱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의사이며 작가였던 갈레노스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이 낱말을 흥미롭고 중요한 두 용도로 사용합니다. 우선은 “결과를 낳는 행동”으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차가운 물이 따뜻한 물로 변화된 원인은 뜨거운 불을 가했기 때문이며, 맛이 없던 음식이 달게 바뀐 것도 설탕을 뿌린 행동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빵이 사람 몸에 들어가 피로 변화된 것도 에네르게이아, 즉 어떤 활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사람의 신체 구조를 설명할 때 에네르게이아를 사용합니다. “정맥 속에 혈액을 만드는 기능이 있고, 위장 안에 소화 기능이 있고, 심장에는 박동 기능이 있으며, 신체의 다른 부분들도 각각의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존재한다. 각 기관들의 고유한 기능들은 그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특정한 활동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결과들은 원인을 제공하는 선행적 운동이 있다.” 그는 또한 에네르게이아를 마약이나 약물이 몸 속에서 들어가 효능을 발생하는 상태를 설명할 때 사용합니다. 이 낱말은 정상적인 행동을 벗어나 몸이 비틀리고 목소리가 변경되게 하는 마약의 기능과 작용을 의미합니다.

   이 단어가 지닌 분명한 의미는 원인 제공으로 인한 변화와 효과적인 작용입니다. 단순한 작용을 넘어서 언제나 의도하고 원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활동입니다. 그 활동은 필연적으로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형태를 창조합니다.   

   이 낱말을 윤리적 삶의 특징으로 매우 자주 사용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단어를 단지 가능성이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실제적인 행동을 표현할 때 사용합니다. 그는 한 개인이 모든 재능과 수완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은 단지 가능성 있는 잠재력에 불과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가능성 있는 재능들이 실제 생활에 효과적인 행동으로 표출될 때만, 에네르게이아가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윤리학』에서 이 낱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사람은 잠잘 때 기능이 멈춘 것처럼 선을 행하지 않고도 그것을 소유할 수 있다. 그러나 능동적으로 행하는 미덕 (virtue)은 삶 가운데서 작동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올림픽 경주에서 승리의 화환은 관중석에 앉아 있는 잘생기고 센 힘을 가진 자가 아닌 경주에 참가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과 같다. 더 나아가, 적극적인 선한 행위는 근본적으로 즐겁다. 왜냐하면 기쁨의 느낌은 내면의 자아 즉 영혼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덕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덕과 일치하는 행동이 즐거울 뿐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에네르게이아는 삶 속에서 아름답게 나타나는 선한 행동을 의미했습니다. 이 행동들은 내면 자아의 표현으로 “탁월하고 효력 있는 영혼의 재능”이었습니다. 결국 이 낱말은 본질적으로 지고선 (至高善)인 영혼의 자기 증거였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에네르게이아가 처음 사용되었던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 이 단어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알게 됩니다. 우선적으로 이 낱말은 존재 형태를 완전히 변화시키는 힘입니다. 한 개인의 성품을 개선하는 차원이 아니라 변형 (transformation)시키는 행동입니다. 에네르게이아는 세상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활동하는 힘입니다. 이 에너지는 한 개인이 세상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이끄는 효과적인 힘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에너지가 아니라, 집중되고 목적이 있으며 의미 있고 또한 활기찬 행동입니다. 에네르게이아를 통해 변화된 사람은 에네르게이아의 본성인 최고의 선에 따라 행동하게 됩니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고 자신을 낮춰 소개한 사도 바울의 언어 속에는 에네르게이아가 자주 등장합니다.  그 이유는 교회를 박해했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을 결박하여 옥에 넘기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했던 자신이 하나님의 에네르게이아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자신의 체험은 곧 모든 그리스도인이 공유한다는 것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그리스도인은 완전히 새롭게 창조된 자임을 강조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개혁이나 회복이나 재교육으로 성장한 존재가 아닌 그리스도와 근원적으로 연합된 전혀 새로운 사람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행위인 창조적 에너지가 한 개인의 존재를 완전히 변형시킨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 활동은 한 그리스도인의 내면 세계를 완전히 새롭게 변형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그를 새로운 질서 속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이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에너지의 효력으로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입니다. 성도는 단순히 깨끗한 모습으로 종교 생활하는 차원이 아니라 새 주인 아래서 새로운 몸으로 새로운 언약과 함께 새로운 관점으로 새롭게 생활하는 것입니다.  이 새 사람은 얼굴의 표정과 목소리와 삶의 태도가 일반 사람들과 확연히 구별됩니다. 이 사람은 더 힘이 있고, 더 평온하며, 더 행복하고, 더 빛이 납니다. 하나님의  에네르게이아가 그들의 영혼 속에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예수를 믿는 순간 모든 신자들이 동일하게 하나님의 에너지를 체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스도 안에 새 사람 된 자들이 다 똑같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 C. S. 루이스는 우리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잃어버릴 때 하나님안에서의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된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포기하십시오. 그러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것입니다. 자기 생명을 버리십시오. 그러면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죽음을 받아들이십시오. 매일의 야망과 이루고 싶은 바람들의 죽음을,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몸의 죽음을 받아들이십시오. 온 몸과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십시오. 그러면 영원한 생명을 발견할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찾으면 결국 절망과 분노와 파멸과 쇠퇴만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찾으면 그를 만날 것이며, 그와 함께 모든 것을 얻을 것입니다.” 

이남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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