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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책향] 주변인에서 중심으로: 이민자 삶의 재구성

주변인에서 중심으로: 이민자 삶의 재구성

이민자의 삶은 본국에서의 삶과 사뭇 다르다. 이민 교회 역시 구성원은 한국인이지만, 한국 본토의 교회와는 결코 같지 않은 독특한 성격을 띤다. 이민의 역사와 그 현장을 깊이 이해할 때, 비로소 이 차이를 메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우리 민족은 1900년대 초반, 역사적 격랑 속에서 세계 각지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일본과 러시아, 중앙아시아는 물론 하와이와 멕시코까지, 저마다의 역사적 짐을 지고 이민의 길에 올랐다. 이후 1970년대부터는 주로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남미 등지로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나아갔다. 최근에는 사업과 주재원 근무, 유학, 여행 등 그 목적이 다양해지며 이른바 ‘신(新) 이주 시대’가 열렸다.

북미의 경우, 미국과 캐나다가 대표적인 정착지이지만 이민의 시기와 상황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미국은 이미 3~4대를 이어가는 오랜 이민 역사를 지녔으나, 캐나다는 그에 비해 역사가 짧은 편이다. 낯선 땅에서 이민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때로는 치열하고, 때로는 거친 삶의 연속이다. 한국인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서구식 삶의 터전에 적응해야 하기에, 많은 이들이 혼란스러운 이중성을 안고 살아간다. 문제는 이민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여전히 스스로를 ‘외국인’이라 느끼며 살아간다는 점이다. 자수성가하여 경제적 기반을 닦은 경우도 많지만, 주류 사회에서의 사회적 성취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민 교회는 이처럼 서로 다른 두 가지 사회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기에 갈등의 양상이 복잡하고 다양하다. 오늘날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과 더불어 ‘MZ세대’라 불리는 새로운 인류의 등장까지 더해져 그 낯설음이 더욱 커졌다. 이민자들은 언어의 장벽과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겪으며 소외감과 이질감, 상처와 억압된 분노를 쌓아간다. 그러다 보니 늘 변방에 머무는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한인 커뮤니티, 특히 교회 공동체 내에서 ‘중심’에 서는 것은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교회 안에서조차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찾지 못하거나, 사회적 지위와 교회 내 직분의 차이에서 오는 ‘지위 불일치’를 경험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 문제는 결코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에 풀어나가는 과정 또한 만만치 않다.

이정용의 저서 <마지널리티(Marginality)>(신재식 역, 포이에마, 2014)는 늘 주변인으로 고뇌하는 이민자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동시에, 하나의 대안을 제시한다. 그것은 단순히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주류 사회의 중심이 되려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머무는 ‘주변’을 삶의 중심이 되게 하는 ‘성육신적 방법’**이다. 이 땅에 오신 예수는 가장 낮은 곳, 변방에 오셨다. 그분은 화려한 자리나 종교적 권력을 누리는 무리와는 거리를 두셨고, 갈릴리라는 주변부에서 낮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곳을 생명의 중심으로 만드셨다.,가장자리에서 서로 존중하고 변화를 수용하며, 균형을 이루면 주변성에서 결국 창조적 중심을 이루고, 섬김과 희생으로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중심되기 보다 중심만들기가 우리의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