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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칼럼 김영남 목사의 책향 (15) 하나님의 임재 연습

[칼럼: 책향] (15) 하나님의 임재 연습

하나님의 임재 연습

이 책은 17세기 프랑스의 수도원에서 평생 부엌일을 하며 살았던 로렌스 형제가 남긴 영성의 고전이다. 무엇이 이 책을 이토록 오랫동안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친 고전이 되게 했을까? 분량도 길지 않으니 꼭 일독을 권한다. 그러나 얇아도 소화하며 읽으려면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4번의 대화,   13통의 편지,  7가지 격언으로 되어 있다.  

로렌스 형제는 귀족 출신도, 학자도 아니었다. 젊은 시절 잠깐 군인 생활을 하다가 파리의 갈멜 수도원에 들어간 뒤, 평생 부엌에서 냄비를 닦고 밥을 짓고 신발을 수선했다. 특별한 신학 훈련도, 화려한 이력도 없었다. 그 단순하고 반복적인 노동 속에서 그는 하나님과 끊임없이 동행하는 삶을 터득해 갔고, 그 비결이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히려 그의 평범함이 이 책을 더 강력하게 만든다. 

핵심 주제는 하나님의 임재를 삶의 모든 순간에 의식하며 사는 것, 그것이 전부다. 그들은 기도 시간과 일하는 시간을 따로 구분하여 서로 다르다고 생각치 않았다. 경건의 시간에 드리는 기도가  하나님과 연합하게 한다면, 평범한 일상 속 모든 활동도 똑같이 우리를 그분과 하나 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냄비를 닦으면서도 기도했고, 심부름을 가면서도 하나님께 말씀을 드렸다. 그에게 부엌은 성소였고, 노동은 예배였다.

로렌스 형제는 40년 넘게 이 삶을 실제로 살아냈다. 처음에는 훈련이 필요했다. 의도적으로  꾸준히 연습하다 보니 어느새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처음부터 신비로운 경험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성실한 반복에서 깊은 영성이 자라났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출발점이다. 진실한  동기는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랑 하나로 모든 것을 감당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선물보다 하나님 자신이 훨씬 더 크신 분”이라고 했다.  또 실패해도 낙심하지 말라고 한다. 처음에는 기도 시간에 잡념을 쫓다가 시간을 다 보내기도 했고, 심지어 죄를 지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죄책감에 매이지 않고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왔다. 자책과 낙심 대신,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그의 방식이었다. 연습이 습관이 되면 기쁨이 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계속 꾸준히 연습해 나가면 그 수고가 헛되지 않아 마침내 아름다운 습관이 될 것이라고 고백한다. 

솔직히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산다. 몇가지 신앙적인 습관을 잘 지킴으로 신앙생활을 다 한 것처럼 여기기 쉽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음을 잘 안다. 그 시간들이 당연히 귀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의 강조점은 그외의 다른 시간은 어떻게 사용되는가 하는데 있다. 

대부분의 시간은 직장에서, 가정과 학교에서 보낸다. 특별히 손에 쥔 셀폰으로 SNS나 유튜브 등 영상으로 보는데 많은 시간을 흘려 보낸다. 그 모든 순간에 하나님을 의식하며 사는 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는 ‘임재 연습’이다. 특별한 장소나 거창한 프로그램이 필요 없다. 지금 이 자리, 지금 하는 이 일 속에서 하나님께 한마디를 건네는 것으로 충분하다. “주님, 이 일을 당신께 드립니다.” 이 한 문장이 노동을 예배로 바꾼다.

몹시 산만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성도에게, 이 작은 책이 던지는 도전은 어느 시대보다 크게 울린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하기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 조용히 서는 것인지도 모른다. 기도가 형식적으로 느껴지거나, 일상과 신앙의 괴리감을 느낄 때 이 책은 매우 유용하다. 

“나는 후라이팬의 작은 계란 하나라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뒤집는다. 그 일도 다 끝나 더 할 일이 없으면 나는 바닥에 엎드려 하나님을 경배한다. 일어날 때면 나는 어느 왕보다도 더 만족감을 느낀다.” “믿음을 가진 자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소망을 가진 자는 그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며, 사랑을 가진 자는 그보다도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다 연습하는 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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