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21) 다시 만나는 교회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곧 교회가 되는 것이다. 이 둘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단지 죽은 뒤에 가는 천국 혹은 주일예배로만 만족할 수 없는 교회됨이기 때문이다. 이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하는 것이며,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로 교제에 참여하는 과정이기에 중요하다.
교회는 ‘관계’와 ‘사귐’의 공동체이다. 이는 인간창조의 본질과 목적에 부합하는 일이다. 구원은 ‘관계의 회복’이라 할 수 있다. 교회에서는 죄로 인해 깨어진 관계가 회복되어 구원받고, 공동체로 그 관계가 주변과 열방으로 확장되는 선교의 역사가 펼쳐지는 곳이다. 교회는 제도라기 보다는 사람들 그 자체이며,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들이 모여 형성된다. 그리고 사람들만의 모임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과 교제하는 영광스러운 관계가 일어나는 곳이다.
저자 박영호 목사는 학자로 목회자로 사역하고 있다. 그는 신학교 강단에서 ‘만일 내가 교회를 개척한다면 어떤 교회를 목표로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의하고, 현장에서 목회하면서 ‘교회의 본질’을 평한 언어로 다시 쓰고자 했다. 본래 이 책은 ‘새가족반’ 교재로 준비되었다. 그러면에서 이책은 새신자에겐 올바른 교회관을 정착시키는데 유용하고, 이미 오랜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에게는 교회를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한다.
그는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딜레마’를 인용한다. 서로 온기를 나누려 가까이 다가가지만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 멀어기는 관계의 ‘비극’을 설명한다. 그러면서 창조에서 부터 ‘우리’로 묘사되는 하나님과, 그분의 관계의 풍성함을 오늘의 교회론의 시작점으로 풀어준다. 창조와 구원은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올바로 회복됨이 핵심이라고 한다.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기를 원하시고 말을 건네시고 연결하는 분임을 강조한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오늘날 교회가 종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성도는 ‘소비자’ 전락시킨 현상을 엄중히 비판한다. 성경이 말하는 교회는 결코 그런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파격적으로 열린 공동체인 교회는 하나님이 거룩함과는 멀어보이는 이들을 찾아오셔서 ‘성도’가 되게하고, 성도는 단순히 서비스를 받고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몸의 지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성장은 단순히 숫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랑의 교제 안에서 ‘관계의 깊이’가 더해지는 것이다. 새가족도 그러하고 기존 신자도 그러해야 하며, 함께 교회의 비전을 고민하고 참여하는 권리이자 의무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우리 일상이 곧 선교지가 되는 삶을 풀어준다. 선교적인 삶이란 우리의 시건이 교회 울타리를 넘어 세상을 바라보고 품는 것임을 강조한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서 부터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드러내는 것이 선교라고 한다. 현대의 트렌드인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나 ‘소확행’ 같은 담론도 기독교 세계관 안에서 포용하며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재발견하고 그 안에서 감사를 찾는 것은 결코 신앙과 동떨어진 일이 아니라고 한다. 모든 성도는 사역자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뜻을 대행하고,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는 평범한 대화가 하나님의 선교가 이루어지는 현장임을 소개한다.
저자는 이러한 교회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통해 온라인으로 확장되는 시점에서 온-오프라인이 함께 하는 ‘올라인(all-line)’ 사역의 확장을 강조한다. 모든 세대가 소외됨 없이 만나는 교회를 지향하고, 교회가 삶을 나누는 밥상공동체 임도 다시 확인한다. 형식적인 예배를 넘어 소그룹 안에서 깊은 삶의 고백이 일어나도록 더 따뜻한 ‘현대적 밥상’을 차려내야 한다고 한다. 새가족부터 기존 신자까지 교회의 사역과 비전을 이해하고, 은사대로 참여할 수 있는 낮은 문턱을 이루라고 한다.
우리는 울림이 어울림으로 이어지는 공동체를 꿈꾼다. 우리를 품어 주시는 하나님의 품으로서 아픔과 어려움도 있지만 붙들고 사랑하며 하나님을 만나고 전하는 거룩한 통로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교회가 되어서 그 뜻을 함께 펼쳐야 한다.
교회를 이해하기도, 교회로서 살아가기도 어려운 시대이다. 건강한 교회론과 더불어 행복한 교회생활, 존중과 배려, 섬김과 환대로 여기와 열방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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