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칼럼김영남 목사의 책향 (30) 2027 다음 세대 목회 트렌드

[칼럼: 책향] (30) 2027 다음 세대 목회 트렌드

2027 다음 세대 목회 트렌드

해다마 이맘때면 다음해를 예견하고 준비하도록 돕는 다양한 트랜드 관련 책이 나온다. ‘트랜드 코리아’가 대표적인데, 기독교 관련해서도 ‘한국교회 트랜드’ ‘한국교회 Z세대 트랜드’ ‘한국교회 3040세대 트랜드’ ‘설교트랜드’ ‘목회트랜드’등등의 책이 매년 나오고 있다. 트랜드를 알아야 한다는 강박이 생길 정도이다. 물론 다 체감하는 것도 아니고 때론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시대를 읽는 눈을 잃지 않기 위해 간단하게라도 살피는 것이 좋겠다. 

한국교회든 이민교회든 다음세대를 논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인구구성의 변화, 시대와 문화의 변화, 교회의 변화로 초래된 어려움과 아픔이 결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빈자리가 생겨나게 된 구조적 변화를 정직하게 직시하지 못하는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한다는 데 있다. 최근 출간된 ‘2027 다음 세대 목회 트렌드’는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이라는 문명사적 대전환 속에서 다음 세대의 내면과 관계성이 어떻게 변화 해체되고 있는지를 통계와 현장의 언어로 여실히 고발한다.

과거 모니터 앞에 머물던 세대를 지나, 이제는 손안의 작은 스크린 속에 삶 전체가 갇혀버린 세대가 도래했다. 숏폼 미디어와 정교한 알고리즘은 청소년들의 뇌를 즉각적 자극에만 반응하는 ‘팝콘 브레인’으로 변형시켰고, 깊은 사고와 사색의 여백을 지워버렸다. 영성이 뿌리내려야 할 침묵과 고독의 자리는 디지털 오락으로 대체되었으며, ‘초연결’의 외양 뒤편에는 갈등을 대화로 풀지 못하고 버튼 하나로 ‘차단’해 버리는 극단적 관계의 단절과 우울감이 자리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특별히 한국의 경우에 이 빈틈을 노리는 이단 집단들은 종교적 외피를 벗어던지고 심리 검사, 취미 모임, 온라인 자기계발이라는 위장된 얼굴로 젊은 세대의 실존적 허기를 파고들고 있다.

이러한 위기 국면은 디아스포라 이민교회 현장에서도 별차이 없이 나타난다. 더군다나   ‘문화적·언어적 이중 한계’라는 짐을 짊어지고 있어 더 복잡한 양상이기도 하다.  

본서가 제시하는 몇가지 과제를 살펴보자. 먼저  세대 간의 소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이민교회 경우  1세 부모들은 권위와 신앙적 규범을 미덕으로 여기며 자라왔다. 반면 서구 사회 속에서 교육받은 2세 자녀들은 ‘의미와 경험’, ‘납득과 과정의 공정함’을 생리적으로 요구하는 세대다. 자녀들의 문화적 토양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과거의 방식으로 신앙을 강요하는 것은 그들에게 보이지 않는 상처가 될 뿐이다. 이제 교회는 그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동행하는 ‘코칭(Coaching)’과 ‘수평적 환대’로의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청년 세대가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고 그들의 자율성을 존중할 때, 비로소 자발적인 헌신의 문이 열린다.

또한 ‘주일 2시간’에 안주하던 교회학교의 패러다임을 ‘168시간의 가정 연계 사역’으로 확장해야 한다. 이민 1세 가정은 생업의 무게와 정착의 고단함으로 인해 자녀 교육을 학업과 스펙 중심으로 몰아넣기 쉽다. 신앙교육 역시 교회에 모든 것을 위탁하는 ‘소비자적 태도’로 전락하곤 한다. 그러나 일주일 168시간 중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2시간에 불과하다. 나머지 166시간의 세속적 거센 물결을 이겨내려면 가정이 신앙의 제1 현장이 되어야 한다. 교회는 부모를 비판의 대상이 아닌 가장 소중한 사역의 동역자로 세우고,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실천 가능한 짧은 가정 묵상이나 적절한 대화 가이드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교회는 세상의 성취 기준과 조건적 인정을 넘어,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서 조건 없이 용납받는 ‘자녀 됨의 은혜’를 경험하는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마음의 상처를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소그룹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하면 고립된 자녀들의 영혼은 세상의 유혹과 이단의 손길에 빠질 수도 있다.   

기술 문명의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되, 아날로그적 영성의 깊이를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영상과 숏폼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세대라 하여 예배마저 얄팍한 오락으로 채울 수는 없다. 오히려 말씀의 본질을 오래 씹어 삼키는 묵상, 침묵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구하는 기도, 진실한 영적 만남의 감격이 살아 숨 쉬는 예배를 회복해야 한다. 세속 미디어가 줄 수 없는 거룩한 실재를 맛보게 할 때, 청년들은 알고리즘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살아계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대면하게 될 것이다.

“변하지 않는 복음의 본질을 굳게 붙들되,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은 과감히 바꾸어야 한다.” 시대가 변하고, 문화가 변하고, 자녀가 변했다. 이 거대한 파도 앞에서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과거의 화려했던 부흥에 대한 향수가 아니다. 지금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 한 영혼을 향해 몸을 낮추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삶으로 복음을 살아내는 영적 어른들의 진정성이다. 디지털 바벨론 한복판에 서 있는 이민교회의 청년과 청소년들이 거룩한 세대로 다시 일어서도록, 이제 교회가 온 힘을 다해 새로운 영적 방어선을 구축하고 사랑의 품을 넓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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