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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상돋보기] 분노를 주께 내어드리라

분노를 주께 내어드리라

최근 극장가에서 개봉한 영화 중 <분노의 질주 10탄>이 1위를 차지했다. 분노의 질주는 2001년 처음 저예산 영화로 1탄이 나온 이래, 해마다 분노를 거듭하며 달리다가 그 분노의 스케일이 커져, 어느덧 10번째 작품이 나왔다. 부제는 ‘라이드 오어 다이’(ride or die)다. 차를 타고 질주하던지 죽던지 둘 중 하나라는 것이다. <분노의 질주>는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분노를 상업적으로 잘 포장해서 성공한 영화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분노사회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전에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발표한 2021년 한국 사회의 울분 조사 결과, 한국 성인의 58.2%가 만성적인 울분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10명중 6명이 만성적인 울화와 분노에 싸여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분노 충만사회인 것이다. 자 이런 사회에서 <분노의 질주>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그냥 보면서 자신의 분노와 함께 질주하고 싶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영화가 뜨거운 반응과 함께 질주하고 있다. 

어느 비평가의 분석에 따르면 이 영화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이 있다고 한다. 첫째, 분노의 질주를 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고 분노하며 달리다 끝난다. 둘째, 분노하다보니, 무슨 내용인지도 모를 정도로 스토리가 빈약하다. 반면, 분노의 액션은 갈수록 강해져서 화려한 액션에 정신차리지 못하고 보고 나서야, 스토리의 빈약함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분노는 이러한 힘이 있다. 첫째, 분노는 시간이 언제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우리 인생을 지나가게 한다. 분노하다보면 시간이 지나가고, 세월이 지나가고, 인생이 지나간다. 분노하다 인생을 낭비하기 쉽다는 것이다. 둘째, 분노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 마땅히 살아내야 할 삶의 이야기를 살지 못하고 빈약한 스토리를 살아가게 한다. 무엇을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저 열심히 분노하고 씩씩거리며 살았던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 가운데도 분노에 사로잡혀 살던 제자가 있었다. 보아너게, 즉 천둥의 아들이란 별명을 가진 야고보다. 야고보는 사라미아 성읍에 들어갔다가 그곳 사람들이 예수님을 환대하지 않자, 예수님께 “주여 우리가 불을 명하여 하늘로부터 내려 저들을 멸하라 하기를 원하시나이까”(눅 9:54)라고 말할 정도로 성격이 불같았다. 교만했고, 누구보다 앞서 나가고 싶어했다. 하지만 야고보는 이후 성령의 능력으로 변화되었고, 그의 분노를 주께 내어맡겼다. 결국 그는 예수님을 위해 가장 먼저 희생하고 낮아지고 섬기는 사도가 되었다. 야고보는 열두 사도들 중에 가장 먼저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내어드리는 순교자의 반열에 서게 된다(행 12:1). 나에게는 분노가 얼마나 있는가? 나의 분노를 과감히 주께 가져갈 수 있는가? 이제는 나의 분노를 주께 내어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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