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패밀리얼라이브]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채워져야 할 인격적 필요들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채워져야 할 인격적 필요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채워져야 할 기본적인 욕구들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생존이라는 말은 단지 목숨을 부지하고 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정서와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말하며 욕구라는 말은 마음으로 원하는 것(want)이 아니라 반드시 채워져야 할 기본적인 필요(need)를 말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인간에게는 신체의 생존을 위한 신체적인 필요와 더불어 건강한 정서와 정신을 가지고 인생을 살 수 있기 위해 정서적인 필요와 사회적 관계의 필요 등과 같은 인격적 필요들이 있습니다. 인간에게 이와 같은 인격적 필요들이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인격적 존재로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마슬로우(Abraham Maslow)라는 학자는 인간에게 있는 인격적 필요들을 생리적 욕구, 보호와 안전의 욕구, 사랑과 소속의 욕구, 자아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라는 5개의 욕구로 분리하여 설명하였습니다. 이 욕구들은 성인에게나 어린 자녀에게나 모두에게 채워져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입니다.

첫째, 생리적 욕구는 주로 생존을 위한 신체적인 필요들을 말합니다. 아기가 태어나면서부터 필요한 공기, 음식, 옷, 수면, 배설, 휴식 등의 필요들이 이 범주에 속합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음식을 통해 영양을 공급해주어야 하고 자녀가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면 어릴 때는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 등을 해 주어야 합니다. 이런 일들은 신체를 돌보아주는 일이지만 이런 것들이 공급되지 않으면 아기의 정서와 정신의 건강한 발달을 저해하게 됩니다. 

둘째, 보호와 안전의 욕구는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안전하다는 인식을 가지기 위해 채워져야 할 필요들을 말합니다. 특히 어린 자녀들에게 있어 세상은 두려운 곳이므로 위험한 일들 혹은 위험하거나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자녀들이 일정한 나이가 될 때까지는 집에 혼자 남겨두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신앙에 열심인 부모들 중에는 새벽기도에 가기 위해 집에 어린 자녀들만 남겨두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어느 정도 성장할 때가지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자다가 깨서 부모가 없는 것을 알고 크게 두려워하기도 하고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 그 두려움이 아이 속에 깊이 자리잡게 되고 자라면서 환청을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셋째, 사랑과 소속의 욕구는 친밀감과 수용의 욕구라고 고쳐서 말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와 친밀한 사랑의 관계를 가지기 원하는 존재로 창조되었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수용되기 원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욕구는 제일 먼저 부모와의 관계에서 채워져야 합니다.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확신 가운데 자라야 흔들리지 않는 정서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수용 받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청소년기를 지날 때 자기들을 받아주는 집단에 더 마음이 끌려서 가출을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넷째, 자아존중의 욕구는 자존감의 욕구를 말하는 것으로 칭찬과 인정의 욕구라고도 합니다. 그 이유는 자존감이 칭찬과 인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가면 성적이라는 하나의 잣대만으로 칭찬과 인정을 받기 쉬운데 부모들은 자녀들이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자랄 수 있도록 자녀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관찰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칭찬해주고 자녀들이 이룬 일의 성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수행하는 과정의 노력에 대해 인정해주는 것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일을 잘 했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의 존재 자체로 기뻐하고 존재 자체를 귀히 여겨 줄 때 아이들은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게 되고 다른 사람들의 자존감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됩니다.

다섯째, 자아실현의 욕구는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자기를 완성하고자 하는 욕구를 말합니다.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잠재력에 대해 긍정적인 희망을 가지고 목표를 세우며 그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아이들은 자라는 과정에서 수많은 좌절과 실망의 경험을 쌓게 되고 그 결과로 그들의 자아실현의 욕구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파묻히게 됩니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하는 말들을 많이 해 줌으로써 자녀들이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희망 가운데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를 가지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위에 기술한 5가지의 욕구들이 채워지지 않은 채 자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가지고 있거나 우울감, 열등감, 자기 비하감 등을 가진 사람으로 자랄 가능성이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기본적인 욕구들을 채워주어야 할 부모들이 그렇게 하지 않을 때 분노를 느낍니다. 그런데 어릴 때에는 자기 속에 분노가 생겼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또는 분노를 느끼기는 하지만 어린 아이의 눈으로는 부모가 너무 큰 존재이기 때문에 부모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기보다 억누르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억눌러진 분노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게 되고 그렇게 자란 아이는 무의식 속에 분노가 가득한 사람이 됩니다. 

때때로 뉴스를 통해 접하는 사회적인 범죄들은 성장기에 채워져야 할 기본적인 인격적 필요들이 채워지지 않아서 반사회적 인격장애자가 된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격장애의 종류는 그 형태에 따라 분열성 인격장애, 경계성 인격장애, 반사회적 인격장애, 강박적 인격장애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이 모든 인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불안이나 우울, 분노 등이 깊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위에 소개한 5가지 기본적인 인격적 필요들은 성인들의 삶에서도 중요하지만 특히 어린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이런 필요들을 채워주는 것은 그 아이의 일생을 안정된 마음으로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사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이런 필요들을 채워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람은 부모입니다. 

박진경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객원교수, Family Alive 대표, 홈페이지: www.familyalive.ca, 이메일: inquiry@familyalive.ca)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