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져야 할 태도 _이진종 <시인, 목사>

human standing beside crucifix statue on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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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져야 할 태도 

난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살아가는가? 온갖 유혹이 도사리는 세속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같은 상황 속에서도 어떤 사람은 족한 줄 알지만, 어떤 이는 불평하며 살아간다.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에 자신이 살아온 환경 속에서 고착된 세계관은 그 사람의 현재에 그대로 투명이 된다.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그 사람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가인과 아벨의 삶을 살펴보자. 가인의 처지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변명할지 모르겠지만, 하나님으로서는 전혀 아니었다. 어떤 제물로 제사를 드렸는가 즉 제물의 차이가 아니었다. 어떤 이는 피의 제사를 드리지 않았기에 하나님께서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이도 옮지 않았다. 피의 제사는 나중에 시작되기 때문이다. 본질은 태도였다. 아벨은 충실하고 정직했다. 요즘 말대로 뺀질이 과가 아니었다. 정성을 다했다. 아벨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바른 태도로 믿음의 제사를 드린 아벨의 제사를 하나님이 받으신 것은 당연하다. 

직장을 다니는 A라는 친구가 있다. 외적으로는 수단도 좋고 영업 실적도 좋다. 그렇지만 주인은 평상시 그 사람의 말투와 태도에서 그 사람을 신뢰하거나 믿지 않게 된다. 오너의 입장에서는 충실한 사람을 좋아한다. 일을 잘하는 것과 충실한 것과는 전혀 다르다. 충성은 조각 토스다피스토스다. 사람이 보는 말든, 누가 알아주든 말든지 간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충실한 사람이다. 

복음서에 보면, 달란트의 비유가 나온다. 각기 한 달란트, 두 달란트, 다섯 달란트를 받은 종이 어떻게 했는지 살펴보자. 주인이 여행을 떠나면서 세 명의 종에게 임무를 주었다. 두 사람은 임무를 잘 완수했지만, 나머지 한 명은 임무에 실패했다. 즉 앞서 두 종은 각기 최선을 다해 많은 이익을 남겼다. 그러나 나머지 한 종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게을렀다. 주인의 마음을 읽지 못했다. 태도가 문제였다. 

유대인 학살 관련 책임자로, 아르헨티나에서 숨어 살다가 이스라엘 정보부에 잡힌 아이히만의 재판 결과를 다룬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이 있다. “악의 평범성”, “최종 해결책”이라는 단어 그리고 정작 자신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관료였을 뿐 책임자는 아니었다고 발뺌하고 있다. 한나 아렌트는 그에게 일침을 놓는다. 생각하기를 멈춘 인간이자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무관심, 방관했다는 것이다. 흔히들 진퇴양난의 상황에 봉착하면 많은 이들이 입을 다문다. 그러나 침묵한다고 면책을 받을 수 없다.

복음서에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나온다. 강도를 당하고 흠씬 두들겨 맞은 한 사람이 있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첫 번째 제사장은, 자신은 예배를 주관하고 부정한 것을 가까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그 사람을 도와주지 않고 지나갔다. 두 번째 레위인이 지나갔다. 레위인 역시 예배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해코지당하지 않으려고 바삐 지나쳤다. 세 번째 사마리아인이 지나갔다. 그러나 사마리아인은 모른 채 하지 않았다. 강도 만난 사람을 치료해 주고 자신의 나귀에 태워 주막으로 데려다주었다. 주인에게 모든 비용을 지불하고 최선을 다해 그 사람을 도와주었다. 누가 참된 이웃일까? 태도의 차이다. 생각의 차이다. 

얼핏 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일리가 있다. 모든 변명에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당시 율법에 의하면,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아야 했던 안식일에도 구덩이에 빠진 양이 있다면 구해 주는 게 본질이라고 판단했다. 즉 생명이 우선인 것이다. 원칙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생명을 살리는 데 있어 그보다 우선순위가 없다는 것이다. 나의 태도는 어떠한가? 법의 잣대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자. 난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살아가는가? 

이진종 <시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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