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회 예함 청소년 크리스천 문학상 당선작
<나눔상> 김준영/시- 나무가 서 있는 방식
밴쿠버 순복음교회, Port Moody Secondary School Gr. 12
한때 나는
빛이 있는 쪽으로만 자라야 한다고 믿었다
더 위로, 더 빠르게
그늘은 쓸모없는 것이라 생각하며
가지들을 한 방향으로만 뻗었다
하지만 바람은
내가 고른 쪽에서만 불지 않았다
휘어지고 부러질 듯
흔들리던 날들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뿌리를 생각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무 말 없이 깊어지고 있던 것들
올라가는 일보다
버티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나는 더 이상
빛 만을 따라 자라지 않는다
비를 맞고 그늘을 지나며
내가 닿지 못하는 아래쪽으로
조용히 나를 내린다
그리고 어느 날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나는 깨닫는다
나를 붙들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니라
이미 나를 살게 하고 계신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서 있다
조금 느리게
조금 깊게
흔들리면서도
쓰러지지 않는 방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