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_img
Home 교계뉴스 캐나다 ‘하나님의 말씀이 맺는 열매’, 임진혁 목사(Canada Border Services Agency(CBSA), 교도소 채플린)

‘하나님의 말씀이 맺는 열매’, 임진혁 목사(Canada Border Services Agency(CBSA), 교도소 채플린)

‘하나님의 말씀이 맺는 열매’

임진혁 목사(Canada Border Services Agency(CBSA), 교도소 채플린)

엊그제 한 재소자 형제와의 만남에서 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이 형제를 처음 만난 것은 두 달 전이었습니다. 그는 다른 재소자의 공격으로 낙상해 다리가 부러졌고, 철심을 박는 큰 수술을 받은 뒤 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그의 마음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교도소가 자신을 보호해 주지 못했다는 생각, 그리고 그 사건으로 인해 보호관찰 심사 기회까지 미뤄진 상황이 그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형제에게 복음을 전했고 함께 기도하며 성경책을 전해 주었습니다. 출근할 때마다 병실을 찾아가 상태를 살피고, 무엇보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분노는 조금씩 사라졌고, 그 자리를 믿음이 채워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얼마 후 그는 병원에서 재활 수용동으로 옮겨졌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생활해야 하는 불편한 몸이었지만, 만날 때마다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려는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엊그제는 마침내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육체의 회복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그의 삶 가운데 자라고 열매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형제는 하나님께서 최근 자신의 삶 가운데 어떻게 역사하고 계시는지를 하나씩 들려주었습니다. 동료 재소자가 가지고 있던 오디오 바이블을 빌려 듣다가 찰스 스탠리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큰 은혜를 받았다는 이야기, 매일 하나님께 기도하며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또 어느 날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감당하기 어려웠을 때 침대에 엎드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감싸 안는 것 같은 평안이 임했고, 순식간에 분노가 사라졌다고 고백했습니다.

며칠 전 있었던 일도 들려주었습니다. 세탁기에 누군가 두고 간 양말을 보며 갖고 싶은 유혹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 순간 하나님께서 죄의 마음을 다스리라는 감동을 주셨고, 그는 그 말씀에 순종하여 그냥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옆방의 한 재소자가 찾아와 아무 이유 없이 새 양말 네 켤레를 주었다고 합니다.

그 형제는 그 순간 하나님께서 자신의 작은 순종까지도 보고 계신다는 사실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료 재소자가 보호관찰 심사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기도해 주었고, 심사를 잘 마쳐 곧 출소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고, 신앙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 일은 먼저 받은 하나님의 은혜를 조금 나눈 것뿐입니다. 그 안에서 말씀을 자라게 하시고 마음을 변화시키시며 역사하신 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형제에게 “저에게 감사하지 말고 하나님께 감사하세요”라고 말하며 함께 손을 잡고 기도했습니다.

이런 형제들을 만날 때마다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과연 이 은혜를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가. 너무 쉽게 타협하며 하나님의 음성을 외면한 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오히려 그 형제의 간증을 들으며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회심은 큰 기적이나 특별한 경험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닐지 모릅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하는 삶, 바로 그곳에서 믿음의 열매가 맺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 형제가 믿음의 여정을 끝까지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