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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를 위한 여정

화해를 위한 여정

 9월 30일은 캐나다 정부가 휴일로 지정한 진실과 화해의 날이다. 과거 원주민 아이들이 기숙학교에서 학대받고 죽음을 당한 일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그 이후 화해를 이어나가자는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9월 30일을 각 주별로 재량적으로 휴일로 선택하여 기념하게 했고, 이에 우리 BC주는 이 날의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이에 새몬 선교회(SAMON Ministry, 대표 이상열 선교사)는 작년 215구의 유해가 최초 발견된 캠룹스 지역의 기숙 학교를 방문하는 화해를 위한 여행을 주최했다. 여기에는 직접 기숙학교를 경험한 원주민 엘더들과 아보츠포드의 The Life Centre교회와 지구촌교회(담임 김봉수목사)가 함께 했다.   

 이번 행사는 새몬 선교회가 올 5월에 주최한 화해를 위한 걷기 행사의 연장선이다. 미션의 헤리티지 파크에서 있었던 화해를 위한 걷기를 시작으로 더 깊은 화해 여정을 하고자 하는 발걸음이었다. 새몬 선교회 대표 이상열 선교사는 이번 여행의 목적이 기숙학교 희생자들을 기리는 한편 원주민과 백인이 서로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함께 버스를 타고 오가는 가운데 식사도 같이 하고 함께 애도하고 원주민 전통 배넉 레스토랑에서 간식을 먹으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한국에서 방문한 성 훈 장로(부산 안락 하나교회)는 이번에 처음으로 원주민들의 아픈 역사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특히 기숙학교 건물 앞에서 오렌지색 리본에 편지를 적어 모형 나뭇가지에 묶는 시간에는 기숙학교에서 생존한 엘리 할머니가 리본 가득 한 자 한 자 써내려가는 모습을 보며 빼곡한 글자만큼이나 아픔이 차 있는 그의 삶이 느껴져서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성 장로는 또한 조선에 수많은 선교사를 보냈던 캐나다 안에 이런 이면의 모습이 있음을 한국 교회에도 알리고 이를 위해서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 날 참석한 지구촌교회의 청년 Paul은 고등학교 교사로서 학교에서 원주민의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데, 215구의 유해가 발굴된 현장에서 생존한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게 되니 일본의 침략을 당한 한국인의 역사를 아는 사람으로서 이들의 아픔이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고 했고, 이번에 경험한 것들을 장차 학생들에게 더욱 생생하게 가르치겠다고 다짐을 했다. 

  더 라이프 센터 교회 담임인 브라이언 목사는 원주민 엘더들과 하루 여정을 하면서 교회가 얼마나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무관심했는지 생각할 때 목사로서 분노를 느낀다고 하면서 다시금 이 땅에 이런 아픔이 생기지 않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존자인 아그네스 할머니는 이곳에 오는 것 자체가 과거의 트라우마를 다시 끄집어내는 아픈 시간이라고 했다. 기숙학교 이후 가족과 단절되고 언어도 잃어버리고 문화와 전통과 부족과도 단절되는 상실을 경험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이상열 선교사는 화해란 피해자만이 아니라 가해자와 더불어 양쪽 당사자들이 해야 하는 일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과거의 진실에 직면해야 한다고 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외면하거나 왜곡하면 화해의 길은 요원할 뿐이며, 진실에 직면하여 애통하고 용서를 구할 때에야 비로소 화해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이 선교사는 특히 멀어진 양쪽을 이어줄 중재자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우리 한국인 그리스도인들은 원주민과 백인이 걷는 화해의 여정에 시너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새몬 선교회는 화해를 위한 걷기, 화해를 위한 여행, 화해를 위한 기도회 등 화해를 위한 여정을 위한 여러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새로운 사역을 계획하고 있다. 이상열 선교사는 특별히 이번 행사에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캠룸스의 이정아 집사, 그리고 방효복 집사(리누바이오헬스 대표), 김기환 형제, 김은철 목사(밴쿠버순복음교회), 김효선 목사(팔로우교회), 크리스천 신문에도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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