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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김 선교사의 아이티 이야기

헬렌 김 선교사의 아이티 이야기

아이티는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갱들이 대통령궁을 점령하고 임시정부가 서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소문이 들리는가 하면, 임시정부가 제대로 서가고 있어서 비행장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의 소문이 들리기도 했습니다. 뭐가 진실인지 오리무중입니다. 아이들 학교는 매일 열리지 않고 일주일에 3일만 다니고 있는데, 보통 봄학기가 6월 초에 끝나는데, 올해는 5월 중순에 끝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갱들이 여전히 항구를 장악하고 있어서 경유랑 휘발유 조달이 잘 안돼서 저희 경유 창고가 비었는데 구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경유가 너무 비싸지만 그래도 사야 되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습니다. 물가가 너무 높아져서 지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 기회에, 저희 직원들 중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4명의 매니저들끼리 모여서 저희 사역을 놓고 어디에서 지출을 줄일 수 있는지를 상의해서 보고를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지금 저희는 헌금이 줄어들고 있는데 지출은 급격하게 늘어나는 어려운 시절을 지나고 있으니, 직원들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을 강구하라고 했습니다. 항상 함께 고민하고 함께 결정했는데, 이 문제를 직원들에게 해결하도록 한 것은 처음입니다. 이번 기회가 직원들에게는 좋은 훈련의 기회요, 스스로 주인 의식을 갖고 단체의 운명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티 상황이 오리무중이다보니, 제가 지부장으로 섬기고 있는, 한국 NGO 월드쉐어 본부에서 아이티 지부를 폐쇄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여기 계시는 여러분들은 제가 하는 DFI라는 선교단체와 월드쉐어는 도데체 뭔가 궁금해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월드쉐어는 2022년에 저에게 아이티 지부를 맡아 달라는 제안을 해오셨습니다. 이유인즉슨 투르찌에라는 쓰레기마을에 학교를 운영 하고 있는데 이 일을 맡길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선교사가 왜 NGO 지부장을 해야하나 싶어서 주저했지만, 주님께서 여러 번 확증해 주셔서 제가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월드쉐어를 통해 투르찌에 아이들을 돌보다가 저는 이 아이들을 아주 더 깊게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아이티 사회에서도 가장 낮은 곳에서도 더 낮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 이곳 사람들입니다. 투르찌에는 수도 전역의 쓰레기가 집결되는 곳입니다. 그곳에는 매일 쓰레기 넝마를 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몇 백명인데 얼마나 집들이 엉망인지 비가 오면 비가 새서 모든 가족이 밤새도록 일어서서 비가 그칠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월드쉐어가 직접 운영하는 학교에서 150여명의 아이들이 무료로 밥을 먹고 무료로 공부를 배우고 있는데, 그동안 제가 정부와 협상을 잘해서 학교도 지을 큰 땅도 월드쉐어 이름으로 받아들였고, 그 땅에 신축 학교를 지을 준비까지 다 마련 해 놓았습니다. 이 학교 말고도 월드쉐어가 아이티를 위해 헌신한 귀한 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티가 어려워서 지부 폐쇄를 고려한다는 말까지 들려오니, 150명의 아이들과 더하여 이 갱들이 득실득실한 이 땅에서 지난 2018년부터 지금까지 이곳을 드나들면서 보살펴온 이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게다가 이 학교에도 오지 못하고 쓰레기를 주으며 사는 300여명의 아동노예들을 위한 사역도 준비하고 있던 터라, 마음이 너무 아프다보니, 아침에 일어나서 밥 한술도 입에 못 넣고 물만 마셨는데도 토했습니다.

남편과 눈물을 기도를 하며, 5월 중순에 월드쉐어 임원진들이 도미니카에 오신다는데, 그 준비를 잘 하자고 했습니다. 그때 주님께서 이 분들에게 성령으로 감동 감화를 주셔서 월드쉐어가 직접 심어 놓은 이 귀한 사역이 멈추지 않고, 소중한 아이들이 한 명도 길거리나 쓰레기 장에서 배회하며 다니지 않고, 신축 학교를 지으려했던 기존 계획들이 계속해서 진행되어서 기독교 정신으로 시작된 월드쉐어가 사명을 다하게 되기를 여러분께서 함께 기도해주시길 요청드립니다.

월드쉐어 임원진분들과 저의 만남까지 이제 남은 한달 동안, 함께 뜨겁게 기도해주셔서 아무리 아이티가 열악하고 위험해도 불쌍한 아이들 먹이고 가르치는 사역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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