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정선희 선교사의 교도소 선교이야기] 걸어갈때 길이 되는 길을 걸으며…

걸어갈때 길이 되는 길을 걸으며…

‘The Way’라는 순례자의 길 걷기 프로그램이 있다. 이것은 작은 배낭하나 등에 짊어지고, 간단한 과일과 물을 지닌채 온종일 걷고 걸어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의 낯선 여정길을 순례할수 있도록 돕는다. 걷는 길에 마을 주민들이 만들어놓은 소박하고 창의적인 순례자를 위해 만들어 놓은듯한 쉼터와 스넥, 여러 돌들을 이용한 아트들은 웰컴과 돌봄의 즐거움을 맛보게 하기도 한다. 또한 중세기때 세워진 오래된 교회의 행인을 위한 기도와 쉼터로서의 배려도 걷는 길 중 만나게 되는 아름다운 선물중 하나이다. 순례길에서조차 사려깊은 마음이 만들어 내고 있는 인생길은 사람을 감동시키며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한 선하고 아름다운 길을 내게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고 있음을 본다.  교도소의 길이 나에게는 한번도 걸어본적이 없는 새로운 길이었고, 길을 잃어버린 것 같은 당혹감과 막막함을 많이 겪기도 했다. 지금은 걷기 시작할때 걸어갈수 있는 길이 됨을 경험하며, 교도소선교 길에 함께 걸어가 주는 동역자들과 함께 수감자들을 향해 하나님 나라의 각종 아름다운 선물을 풀어내고 있는 중이다.  교도소 사역은 정부 시스템가운데 지켜내야 할 까다로운 규칙들과 부딪히고,  믿음안에서의 도전이 되는 일들로 인한 고민과 갈등 등으로 때로는 끝이 안보이는 사막길을 걷고, 밑이 안보이는 바다속길로 들어가고 있는듯한 마음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이럴때 무엇이 필요할까… 실망과 슬픔으로 귀향길에 오른 엠마오로 향하는 두 제자들을 찾아 대화하시고 떡을 떼시며, 제자들의 눈을 열어 당신을 보게 하시는 만남의 길,  The Way는 아닐런지…  

최근에 만나 알게 된 한 형제가 있다.  어둠과 친숙하게 지냈던 그는 출감자로서,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 어두움의 일에 참여하고 있는 영혼들을 전도하는 일을 하고 싶어하고, 이제 생명의 빛에 이끌리는 꿈을 꾸며 그 길을 따라 걷고 있는 믿음의 형제이다.   그 형제를 만난 곳은 한 교회에서 시행한 지역 선교 페스티벌 때였다. 교도소 사역에 관심이 있다며 그리스도를 몰랐던 때의 자신과 그 이후의 변화된 자신을 간략하게 나누어 주었다.  그는 10대에 그리스도를 소개 받았으나 하나님의 말씀을 잘 몰랐고, 교도소안에서야 말씀이 제대로 읽혀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나님이 누구신지 더 깊이 알고자 하는 열망은 말씀과 기도, 성경공부로 자신을 집중할수 있게 했고, 어느날 하늘에서 길을 내어준듯 아주 쉽게 출감을 하게 되었다고 그때의 일을 지금도 감격하며 고백한다. 교회와 말씀,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배우고 실천하며 사는 삶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다고 하는 그는 복음 전도자로서의 길을 감사함으로  걸어가고 있다. 출감하여 살아가는 싱글맘중 한 가정에 거실 마루바닥 공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건축업을 하고 있는 그 형제에게 공사를 맡기게 되었다. 날이 추워서 밖에 나가 놀기 어려운 날, 어린 아이들은 그의 일에 방해가 되기도 할텐데 그 아이들의 작은 손으로 무엇인가 돕고자 하는 마음을 받아들여 참여시키고, 분주한 환경가운데 차분히 공사를 진행해준 그는 싱글맘 가족에게 의미와 보람을 안겨주었다.   깊은 어둠에 오래 갇혀  있던 이들은 삶의 진정한 변화가  옳고 그름, 지식이나 판단, 충고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님을 종종 알게 해 준다.  서로의 형편을 있는 그대로 보고 상처나 연약함을 받아들여 삶을 오픈하는데 불편함이나 어려운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 있는 모습도 보게 된다.  또한 개인의 가치관이나 신념으로 상대를 조절하려거나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도 않는다. 진리의 기준안에서 옳지 않다 생각되면 친절과 인내의 끈을 놓치 않고 기도하며 기다려준다.  이 싱글맘 가정에 수감자였던 그 형제가 사용했던 것은 단지 건축 기술,  복음으로 가득찬 마음과 이해심이었고, 본인의 간증이 담긴 물 한 잔을 교제가운데  부어준것이 전부였을 뿐이다.  그러나 그의  물 한잔 만큼의 섬김은 어지러운 가정에 즐거움과 신뢰를 가져다 주었고, 눈에 보이는 환경너머의 새로운 길을 걸어가보고 싶은 소망까지도 안겨주게 된 것이다.  이제 시멘트 바닥에 떨어진 것을 입에 넣지도 않고 마음껏 기어다니며 걷기 연습을 할수 있는 아기를 보는 기쁨은 배가 되어 주리라. 

차이를 뛰어넘는 그리스도인 이란 책에서는 “나와 다른 그라운드를 가진 세상 속에서  ‘함께’를 고민하다” 를 여러 작가들의 견해를 통해 나누고 있다. 그 책에서 어느 작곡가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신앙의 렌즈 자체보다는 그 렌즈를 통해 본 것들에 대해 더 많이 써야한다는 부담을 느꼈다”고 고백하는 것처럼, 나 또한 교도소 미션 현장가운데서 바라보고 느끼고 체험했으나, 용기를 내야만 나눌수 있는  실질적인 것들에 대해 “자신을 편집하지 않고”  나누고 싶은 갈망이 깊음을 발견한다.  눅눅한 생활 공간에 형편이 어려운 고향 친구 가족까지 모여 함께 지내고 있는 싱글 맘의 실질적 삶 안에는 저들을 아프게 하는 가시들도 여럿 박혀있다.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이야기들을 다 할수는 없다. 이야기를 자르고 붙이는 편집의 과정을 거쳐 작은 글을 만들어내면서 오늘이란 시간속에 오랫동안 고통으로 묶여 있는 것과 하고 싶어 하는 일들, 삶의 필요를 살펴보게 된다. 바닥 공사가 끝나가는중  “바닥이 깔리는 기쁨도 크지만, 좋은 사람과 함께 대화하며 일을 하는 것이 의미롭고 가치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싱글맘의 고백을 통해 그동안 그녀가 녹여내고 싶었던 편견과 차별의 아픔을 인식할수 있었다.  이제 그녀는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교회로 보내고 싶어하고 여러 크리스챤 모임에도 참여시키고 싶어할만큼 교회를 향한 마음문을 열어놓았다. 수감자들과 가족을 위한 여러 섬김의 길들이 우리 사회 가운데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날들을 그리워하며 오늘도 소망을 안고 만남길에 나선다.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 자기도 함께 갇힌 것같이 갇힌 자를 생각하고 자기도 몸을 가졌은즉 학대 받는 자를 생각하라” (히브리서 13:1-3)  

  • 홀리 플레임 교도소 선교는 수감자들을 위해 세워진 비영리 단체로,  연방교도소내에서의 수감자들, 출감한 가석방자들, 사회 안 종신형, 싱글맘들을 위한 사역을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가석방자들 방문을 통한 일대일 양육, 교회로의 인도와 전도, 싱글맘과 자녀들 방문, 홀리 플레임에서 개발하여 진행중인 “NAYA(일일 수련회)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섬기고 싶어하는 지원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Email. holyflameministrie@yahoo.com / cell. 604-825-0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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