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교도소 선교이야기]  에벤에셀의 감사

 에벤에셀의 감사

“이제는 끝내고 싶어요 반복되는 이 어둠의 삶을, 질기도록 이어져 내려오는 중독과 죄의 사슬을…” 몇달 전 교도소에서 만난 한 여성 수감자의 고백이다.  그녀 K는 가석방을 신청해 놓은 상태에서 상담을 신청해왔다. 가석방을 받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교도소에서 자신과 다른 수감자들과의 관계 관리에도 신경써야 하고, 교도소 내에서의 필수 교육등 가석방 인터뷰를 위한 준비과정을 잘 준비해야한다. 그 기간은 성결의 기간이라 해야할가석방을 앞둔 이들의 모습은 수험생과도 같고  수도자들 같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지내고 있는 K와의 만남을 갖게 된 자리에서 그녀는 진지하고 확고하게 말했다. 다시는 …다시는 이 길을 걷지 않겠노라고 그래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그런 그녀는 며칠전 교도소 채플린에게 부탁하여 이메일로 자신의 가석방 플랜 중 하나인 힐링 계획서를 내게 보내왔다. K의 힐링 계획서를 읽어가며 그녀 인생의 지도를 눈앞에 보는듯 했다. 이 작업을 하는 동안에 K는 자신을 얼마나 많이 차갑고 고통스러운 수술대위에 올려놓아야 했을지…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은 길들을 얼마나 방문해야 했을지… 그녀의 내적 고통들이 느껴져왔다. 처음 K를 교도소에서 만난 날 자신의 범죄 기록이 담긴 서류를 들고 와서 내게 읽어 보라며 권하던 그녀… 어디에 자신이 묶여 있었는지 잘 알아야 좀 더 실질적 도움을 받을수 있으리라 여긴 그녀의 결정들은, 이미 치유가 임하는 길을 알고 있는 듯 담대하고 확신에 차 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미팅룸을 떠나기 전 그녀의 고백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있다. 원주민 레지덴셜 학교로 인하여 하나님을 떠난 자신을 찾아와 만나 주신 하나님의 인도하심, 이제 하나님의 도우심을 붙잡고 잃어버렸던 소중한 인생의 선물들을 다시 찾으며 살겠노라는 말…  

에벤에셀… 돕는 돌이라는 뜻으로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게 하는 에벤에셀이란 단어를 K의 고백을 통해 떠올리면서 잠시 교도소 사역 현장을 가슴의 눈으로 들여다본다. 우리의 연약함과 실패위에 세워진 돕는 돌, 갈등과 상함으로 검게 타들어 가 버린 심령안에 세워진 소망의 돌, 추함과 버려짐의 아픔속에 세워진 사랑의 돌… 사방에 세워진 에벤에셀을 발견한다.  물살에 밀려 깍여지고  깨어지며 상한 강가의 조가비들 같은 인생들, 조각조각난 삶의 터전에 던져지고 박혀버린듯 살아가고 있는 종신형들과 가석방자들과의 만남 가운데 수없이 보이는 에벤에셀 하나님의 인도하심…  그분의 도우심으로 수감자들을 위한 일들을 찾아내고, 저들을 알아가며 함께 재활의 길을 걷고 있는 홀리플레임 안에 기쁨과 감사가 흐르고 있음을 고백한다. 홀리 플레임 교도소 미션 일부를 그림 스케치처럼 크리스챤 신문에 컬럼으로 소개하게 된 즐거움도 크기만 하다.  이제 수감자들과 가석방상태로 살아가는 개개인의 스토리들은 다음 2부때 소개의 내용으로 남겨놓으며 컬럼 일부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돌들이 말하는 소리를 들을수 있는 가슴은, 말못하는 아이들의 눈이 말하고 또 저들의 어눌한 표현의 소리에서도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수 있으리라 믿는다.  2살난 한 솔로 맘의 아들과 함께 공원 산책을 하고 집으로 데려다 주는 길에 발견한 어느 집 길옆에 깔린 돌밭 뜰, 소년은 그 돌 뜰 위로 달려가 주저 앉아 돌들을 고르고, 고른 돌들과 장난을 하기 시작했다. 나도 앉아 함께 소년과 놀이를 시작했다. 그 순간에 가득찼던 소년의 웃음, 우리의 터치에 반응하는 돌들의 소리들, 놀이들은 완전한 기쁨이었다.  이 소년과 소년의 엄마는 이제 나의 클라이언트가 아닌 가족이 되어 주었다. 싫든 좋든… 일상을 함께 나누며 걸어가는 가족… 그래서 나를 “나나!”, 할머니라 부르며 달려오는 이 소년에게로 나도 수시로 달려가는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을 맛보고 있다.  한 강가에 밀려들어와 놓여있다가 나의 손에 닿아 인연이 된 돌들처럼, 이리저리 밀려오고 밀려가는 삶의 물살에 실려 어느 삶의 변두리에 놓여 있게 된 솔로 맘들과의 인연… 교도소에서 가석방자의 집으로, 가석방자의 집에서 2nd stage home으로… 여전히 체제 가운데서 살아가는 싱글맘들의 삶에 죽어도 죽지 않는 그리스도의 생명의 빛이 비치도록 응원하며 섬기는 홀리 플레임의 팀 밭에 에벤에셀의 기념비는 해마다 늘어갈것이다. 가석방 싱글맘들의 자녀들이 3살이 되어가고 5살이 되어가고…  들풀처럼 건강하게 자라간다. 저들을 보고 싶어 달려가는 길들이 더 넓고 길게 만들어지도록… 그 길을 함께 걸어가 주고 있는 홀리 플레임의 한인 사회 믿음의 가족들, 친구들, 기도와 응원팀들에게 진정한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남긴다.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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