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김재유 선교사와 함께하는 원주민 선교 이야기 (7)] 4 방향과 7방향, 순환 개념

김재유 선교사와 함께하는 원주민 선교 이야기 (7) – 4 방향과 7방향, 순환 개념

우리가 원주민 문화를 깊이 이해하려면, 우리는 그들의 원 (Circle)과 순환의 개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가운데 그림 참조> 이것은 The Circle of Life 또는 Medicine Circle이라고 불리는 원주민 사상의 중심 개념입니다. 가장 완전하고, 가장 안정적인 도형인 원에 끝없이 돌고도는 순환의 사상이, 원주민 문화의 깊은 내면 세계의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 세상 만물과 만사가 돌고 돌면서 계속하여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순환하고 있다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비록 형태는 다르지만,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어우러져서 함께 존재하며, 함께 호흡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이상적인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원주민들에게는 그들의 조상들이 살아왔고, 그들의 자손들이 살아갈 것이며, 현재 그들이 살고 있는 땅에 대한 애정과 집착이 더 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크로우족의 커리는 자신의 동족을 선조들이 살았던,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 땅에서 몰아내려는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인디언에게 자신의 나라와 그의 부족이 대를 이어 살아온 땅에 대한 깊고 지속적인 애정보다 더 강한 감정은 없다. … 당신이 보고 있는 땅은 보통 땅이 아니다. 우리 조상의 피와 살과 뼈가 묻혀 있는 곳이다. 우리는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인디언과 싸우고 피 흘리고 죽어갔다. 우리는 백인을 돕기 위해 싸우고 피 흘리고 죽기도 했다. 당신들이 이 땅을 차지하고 싶다면 땅 속 깊이 파 들어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땅 위는 크로우족의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땅은 신성하기 때문이다. 나는 결코 한 조각의 땅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인디언: 영혼의 노래, pp134-15> 

 왼쪽 그림은 원주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First Nations의 깃발입니다. 힘의 상징인 독수리의 깃털이 달린 원이 노랑색, 붉은색, 검은색, 흰색의 4방향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가운데 그림은 수평적인 4방향과 수직적인 3방향으로 7방향의 사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먼저 4방향을 살펴보면, 부족들마다 조금씩 변형이 있기는 하지만, 보통 동에서 시작하여 시계방향으로 남, 서, 북을 상징하며 색깔로는, 동은 노랑, 남은 빨강, 서는 검정 (푸른), 북은 흰색으로 표현됩니다. 물질로는, 동은 불(fire)을, 남은 땅(earth)을, 서는 물(water)을, 북은 공기/바람(air/wind)을 상징합니다. 계절로는, 동은 봄, 남은 여름, 서는 가을, 북은 겨울이 순환하고, 인종적으로는 동은 황인종, 남은 붉은 원주민, 서는 흑인종, 북은 백인종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동물로는 동은 독수리, 남은 사슴(쥐), 서는 곰, 북은 들소를 상징하고,

인생 여정으로는, 동은 출생과 아이시절, 남은 청소년 시절, 서는 어른의 장년시절, 북은 노년과 죽음을 상징면서 이 과정들이 끝없이 순환하는 것으로, 원주민들은 인식합니다. 사람으로는 동은 정신, 남은 감정, 서는 육체, 북은 마음을 상징하면서, 이 4요소가 서로 융합하며 균형을 이루어, 온전한 인격체를 형성합니다.

보통은 동, 남, 서, 북의 4방향을 말하지만, 거기에 위로는 하늘, 아래로는 땅, 가운데에 자신의 3방향을 더하여 7방향의 입체적 개념을, 원주민들은 가지고 있습니다. 아버지 하늘은 푸른 하늘색, 어머니 땅은 초목의 초록색으로, 자신을 노랑색으로 표시합니다. 이런 동, 남, 서, 북의 수평적인 4 방향에, 위로 아버지 하늘이 있고, 아래로는 어머니 땅이 있으며, 그 가운데에 나 자신이 존재하는, 수직적인 3방향을 더하여, 결국은 7방향을 이루어서, 평화롭게 더불어 잘 살아가는 공동체를 이루게 됩니다. 

저는 원주민 사상의 근본을 구성하고 있는 4방향과 7방향의 사상이, 우리 태극기의 4괘의 건(3), 곤(6), 감(5), 리(4)와 태극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4괘 역시 하늘, 땅, 물, 불을 상징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상징하며, 동, 서, 북, 남을 상징하며, 인, 의, 지, 예와 부, 모, 남, 여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태극으로 하늘과 땅이 어우러져서 조화를 이루는 것 까지를 고려해 보면, 원주민과 우리 한국 사람이, 조상과 뿌리가 같다는 추측을 더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원주민의 세계관과 문화 유산을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물론 유일신인 우리 하나님 만을 섬기는 우리의 믿음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우주만물까지도 함께 어우러져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이루는 원주민의 사상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승리자 만이 생존할 수 있는 오늘의 우리들 세상보다 훨씬 평화롭고,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까? 저는 이런 원주민의 정신세계를 공부하면서 그들을 존경하는 마음에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우리가 원주민에게 다가 갈 때에, 우리는 절대로 우월감을 가지고 그들을 야만인이라고 무시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겸손하게 그들에게서 배우려는 자세로 나아가야 할 줄 압니다. 

김재유 선교사 (알버타 사랑의 군대)

spot_img

최신 뉴스

인기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