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김재유 선교사와 함께하는 원주민 선교 이야기]성스런 기도문(14)

김재유 선교사와 함께하는 원주민 선교 이야기 (14) – 성스런 기도문

유래없이 지속되는 폭염속에서, 이제는 캐나다에도 에어컨이 없이 사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하면, 최근에는 엄청난 크기의 우박이 떨어져서 큰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과 함께 끊임없이 들려오는 산불소식을 들으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자연환경이 많이 파괴되어서 얼마나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는지 걱정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과 더불어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함께 잘 살아가는 원주민 조상들의 지혜와 감사가 넘치는 그들의 생활철학에, 새삼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지난 달에는 (7월15일자 컬럼) 원주민의 근본 사상인 “7방향 순환 사상”을 소개해 드렸는데, 이번에는 이 7방향 사상을 잘 표현해 주는 “인디언들의 일곱가지 성스런 기도문”을 소개해 드립니다.

“모든 것 이전에 있었고, 모든 물건과 사람과 장소를 가득 채우고 있는 위대한 정령이시어, 당신에게 울면서 기도합니다. 머나먼 곳으로부터 우리의 깨어 있는 마음속으로 당신을 부릅니다.

공기 속 수분들에게 날개를 주고, 자욱한 눈폭풍을 날려 보내며, 반짝이는 수정 이불로 대지를 덮어, 그 깊은 고요로 모든 소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북쪽의 위대한 정령이시어, 당신의 어린 자식들에게 살을 에는 눈보라를 견딜 힘을 주시고, 힘든 계절이 지나가고 따뜻한 대지가 깨어날 때 찾아오는 그 아름다움에 감사하게 하소서.

오른손에는 우리의 전생애를, 왼손에는 하루하루의 기회를 들고서, 떠오르는 태양의 땅 동쪽에 계신 위대한 정령이시어, 우리가 받은 선물을 무시하지 않게 하시고, 게으름 속에 하루의 소망 또는 한 해의 희망을 잃지 않게 하소서.

따뜻한 자비의 숨결로 우리 가슴을 에워싼 얼음들을 녹이고, 그 향기로 머지않은 봄과 여름을 

말해 주는 남쪽의 위대한 정령이시어, 우리 안의 두려움과 미움을 녹여 우리의 사랑을 진실하고 살아 있는 실체로 만들어 주소서. 진실로 강한 자는 부드러우며, 지혜로운 자는 마음이 넓고, 진정으로 용기 있는 자는 자비심 또한 갖고 있음을 우리가 깨닫게 하소서. 

하늘로 치솟은 산들과 멀리 굽이치는 평원들을 가진, 태양이 지는 땅 서쪽에 계시는 위대한 정령이시어, 순수한 노력 뒤에 평화로움이 찾아오며, 오랜 수행을 한 삶 뒤에 바람 속에 펄럭이는 옷자락처럼, 자유가 뒤따라옴을 알게 하소서. 끝이 처음보다 좋으며, 지는 태양의 영광이 헛되지 않음을 깨닫게 하소서. 

낮에는 한없이 파랗고, 밤의 계절에는 수많은 별들 속에 있는 하늘의 위대한 정령이시어, 

당신이 무한히 크고 아름다우며 우리의 모든 지식을 뛰어넘을 정도로 거대한 존재임을 알게 하소서. 동시에 당신이 우리 머리 위, 눈꺼풀 바로 위에 있음을 깨닫게 하소서. 

땅 속에 숨겨진 자원을 주관하고 모든 광물의 주인이며, 씨앗들을 싹 틔우는, 우리 발 아래 있는 어머니 대지의 위대한 정령이시어, 지금 이 순간 당신이 가진 자비로운 마음에 끝없이 감사하게 하소서.

우리의 가슴속 바램과 가장 깊은 갈망 속에서 불타오르고 있는, 우리의 영혼 속 위대한 정령이시어, 당신이 주신 이 생명의 위대함과 선함을 알게 하시고,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이 특별한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하소서.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pp 232-233)

삶의 소중함과 신에 대한 감사가 진하게 감동을 주는 기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하크 족의 키로니악타티라는 사람이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인디언들의 삶은 지구 전체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다. 어머니 대지와 아버지 하늘, 네 방향의 할아버지 바람, 할머니 달, 그리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할머니의 씨앗들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차 있다. 인디언들의 기본적인 가치관은 전통적인 인간의 가치관과 맞물려 있으며, 그것은 곧 자연의 법칙이기도 하다. 그것을 잊어버리거나 무시하는 것은 범죄나 다름없다.”

이 글들이, 인디언들의 자연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창조주 신의 은총에 감사하면서 자연이 주는 풍요를 마음껏 누리면서 평화로운 삶을 영위한 그들의 지혜에 새삼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풍요로운 결실을 주시는 수확의 계절 가을을 기다리면서, 폭염의 무더위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잘 이겨 내시기를 간구합니다.   

김재유 선교사 (알버타 사랑의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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