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희년 이야기] 요셉의 토지 개혁(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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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 이야기] 요셉의 토지 개혁(3)

요셉의 토지개혁(창세기 47장)은 각 계층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애굽 사회의 기존 계층들을 소작 농민들, 자경 농민들, 대지주들로 나누어 생각해 보자. 

첫째, 기존 소작 농민들의 경우, 토지개혁 전에는 지주에게 수확물 중에서 높은 지대(地代)를 내고 나머지로 궁핍하게 지내거나 빚을 지고 살다가 흉년이라도 들면 빚을 갚지 못해 노예로 팔려갔지만, 토지개혁 후에는 바로에게 수확의 오분의 일만 내면 되고 나머지 오분의 사를 갖게 됨으로써 빈곤에서 벗어나 넉넉하게 살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둘째, 기존 자경 농민들의 경우, 토지개혁 전에는 바로에게 세금으로 수확량의 오분의 일을 냈고, 토지개혁 후에는 바로에게 지대(地代)로 오분의 일을 냄으로써, 납부액수 측면에서는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셋째, 기존 대지주들의 경우, 토지개혁 전에는 일하지 않고 소작 농민들로부터 지대를 받아 화려하게 살았지만, 토지개혁 후에는 더 이상 지대를 받지 못하므로 스스로 일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을 것이며, 그에 따라 불로소득(不勞所得)에 기대어 사는 유한계급(有閑階級)의 삶을 청산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삶을 살게 되었을 것이다.

그럼 요셉의 토지개혁이 사회와 경제에 미친 효과는 무엇이었을까? 

첫째, 대토지소유제, 지주소작제 및 고율 지대제가 타파되었을 것이다. 

둘째, 땅 없는 농민들의 노예화가 방지되었을 것이다. 

셋째, 지주들의 땅 없는 농민들에 대한 지배가 타파되었을 것이다. 

넷째, 생산 인센티브 효과에 의해 생산력이 발전했을 것이다. 

다섯째, 경제성장과 분배정의가 동시에 달성되었을 것이다. 

여섯째, 사회 불평등이 타파되어 사회 공동체가 화합하고 국가가 강성하게 되었을 것이다.

창 47:26, “요셉이 애굽 토지법을 세우매 그 오분의 일이 바로에게 상납되나 제사장의 토지는 바로의 소유가 되지 아니하여 오늘날까지 이르니라.”

이 본문에 의하면, 바로에게 오분의 일을 내고 나머지 오분의 사는 농민들이 갖게 하는 애굽 토지법은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오늘날”이란 창세기가 기록된 시점이므로, 요셉이 세운 애굽 토지법이 애굽 왕조들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수백 년 동안 지속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이 이삭에게 주신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라”(창 26:4)라는 약속의 말씀과 또 야곱에게 주신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창 28:14)라는 약속의 말씀이 이삭의 손자이자 야곱의 아들인 요셉을 통해 성취되었다. 요셉의 지혜로운 흉년 대비 정책을 통해, 야곱의 가족들과 애굽 국민들과 주변 지역의 많은 백성이 생명을 구했고(창 50:20), 또한 요셉의 토지 개혁을 통해, 그 전에는 재난이 닥치면 언제든지 노예로 전락할 수 있을 만큼 취약한 상태에 처해 있던 애굽의 가난한 소작 농민들은 경제적으로 큰 혜택을 보게 되었으며 애굽은 정의롭고 강성한 나라가 되는 등 요셉으로 말미암아 애굽 국민을 비롯한 많은 민족들이 복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럼 요셉의 토지개혁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요셉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방 국가인 애굽의 사회 한복판에서, 흉년이라는 국난(國難)을 슬기롭게 활용하여, ‘만민의 평등한 토지사용권’이라는 창세기의 경세(經世) 원칙을 애굽 상황에 맞게 적용하여 실현시킴으로써, 애굽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애굽 사회를 개혁했다. 그런데 창세기의 경세(經世) 원칙인 ‘만민의 평등한 토지사용권’은 바로 희년 토지법의 원칙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요셉은 희년 경제를 애굽에서 실천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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