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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 그런뜻이었구나] 죄, “사람을 완전 지배하는 군주”

죄, “사람을 완전 지배하는 군주”

신실하게 신앙 생활하는 한 그리스도인이 꿈을 꿨습니다. 그는 꿈 속에서 남루한 옷을 입은 한 남자를 봅니다. 그는 자신의 집을 뒤로하고 서 있었고, 손에는 책 한권이 들려 있으며, 어깨에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책을 펴서 읽기 시작합니다. 책을 읽으며 그는 눈물을 계속 흘리고 몸을 떨었습니다. 그러다가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슬픈 목소리로 “나는 어떻게 해야 좋지?”라고 울부짖었습니다. 그는 두려움과 무거운 마음으로 아내와 자식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습니다. “사랑하는 여보, 그리고 나의 소중한 아이들아, 너희들과 친밀한 내가 지금 나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 때문에 고통스러워 죽을 지경이다. 뿐만 아니라 나는 우리가 사는 이 도시가 하늘에서 쏟아지는 불로 타버릴 것이라는 확실한 이야기를 들었다. 만일 우리가 피해 갈 길을 찾지 못하면 나와 당신 그리고 나의 어여쁜 자식인 너희들 모두가 비참하게 죽음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그 길을 찾을 수가 없다. ”

   이 꿈 이야기는 『천로역정』의 도입 부분으로 한 그리스도인이 자신이 죄인이라는 비참한 현실을 처음으로 깨닫는 모습을 설명한 것입니다. 번연은 꿈속의 남자를 통해 죄인의 특징을 드러냅니다. 첫째, 남자가 입은 남루한 옷은 창조질서를 벗어나 불의에 치우쳐 살아온 인간의 모습입니다. 이사야는 이 진리를 “무릇 우리는 다 부정한 자 같아서 우리의 의는 다 더러운 옷 같으며”라고 말합니다. 둘째, 자신의 집으로부터 얼굴을 돌린 남자의 모습은 자신의 죄 된 삶에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달콤한 위로에 빠져 있는 삶은 죄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그 남자가 성경을 읽으면서 몸을 떨었던 이유는 사람의 의가 아닌 오직 성경만이 인간을 생명의 길로 안내한다는 것입니다. 넷째, 그 남자가 진 무거운 짐은 과거로부터 지은 죄입니다. “내 죄악이 내 머리에 넘쳐서 무거운 짐 같으니 내가 감당할 수 없나이다.”  다섯째, 그 남자의 “나는 어떻게 해야 좋지”라는 절규는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 앞에 초라한 인간의 모습입니다. 여섯째, 도시가 불타고 가족들이 비참하게 죽는다는 그 남자의 말은 죄의 끝은 심판과 죽음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그 남자는 복음전도자의 조언에 따라 죄와 반대 방향인 좁은 문을 향해 달려갑니다. 

   “하마르티아”는 신약성경에서 “죄”로 사용되는 가장 일반적인 단어입니다. 이 낱말의 동사형 “하마르타노”는 “부주의하다,” “반항하다,” “길을 벗어나다,” 혹은 “잘못 행하다”는 뜻입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에서 이 단어들은 심각한 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단어들의 기본적인 의미는 실패했다는 뜻입니다. 동사형 “하마르타노”는 표적지를 향해서 화살을 쫬는데, 화살촉이 목표물을 빗나갔다는 뜻입니다. 또한 세워 놓은 계획이나 소망하는 것이 실패했을 때, 혹은 목적지를 향해 가다가 길을 잃었을 때도 이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성경에서 이 단어들은 언제나 부정적이고 실패와 관련됩니다. 표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 권위에 순종하지 않음, 길을 벗어남, 법을 위반함, 권위를 더럽힘, 이 모든 경우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뜻을 거역한 것입니다. 죄는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길을 벗어나 인간에게 금지된 자신들의 방식을 선택한 것입니다. 죄는 하나님을 거역하는 것이고, 하나님으로부터 물러나고, 하나님께 등 돌리고, 하나님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죄를 측정하는 기준입니다.

   “하마르티아,” 즉 죄의 특징은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죄는 어떤 사람은 걸릴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면역력이 있어서 걸리지 않는 질병과 다릅니다. 죄는 모든 인간과 관련되어 있고, 모든 사람이 죄를 짓습니다. 죄는 단순히 산발적인고 순간의 경련인 아닙니다. 또한 “하마르티아”는 인간을 붙잡는 힘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마치 “미성년자는 아버지의 지배 아래 있고 군인들은 그 지휘관 수하에 있다”와 같은 뜻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인간을 “죄의 권세 아래 있다”고 표현합니다. 바울은 이 단어들을 사용하여 죄는 “사람을 다스린다,” 죄가 “왕 노릇한다,”  혹은 죄가 사람을 포로로 잡는다고 표현합니다. 죄는 단지 인간이 외적으로 악을 범하게 하는 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통째로 지배하는 것입니다. 적군이 한 나라를 점령하게 되면 그 중심 뿐만 아니라 국가 조직까지 완전히 지배하고, 점령당한 국가는 완전히 적의 통치를 받는 것과 같습니다. 근본적으로 사람은 완전한 죄의 노예인 상태입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사회에서 노예를 통치하는 주인의 힘은 절대적이었습니다. 노예에게는 자기 개인의 삶도, 시간도, 재산도, 활동도 없었습니다. 그는 가장 완전한 방식으로 그의 주인의 통제 속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사람은 완전히 죄에게 종속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 죄는 영적인 죽음과 육체의 죽음을 초래합니다. 이 죄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의지하는 신앙 뿐입니다. 더 이상 죄가 통치 못하도록 의의 종이 되는 것입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 Amazing Grace”는 미국 사람들이 즐겨 부르고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이 노랫 가사는 영국 사람 존 뉴턴이 자신의 삶을 글로 옮긴 것입니다. 한국 찬송가에 “나 같은 죄인”으로 번역된 원본을 소개합니다.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놀라운 은혜 (얼마나 달콤한 말인가). That saved a wretch like me! 그 은혜는 나 같은 비참한 사람을 구했네! I once was lost, but now am found; 나 한 때 잃었던 생명을 이제 찾았네; Was blind, but now I see 어둠에 살던 나는 이제 광명을 찾았네.” 뉴턴은 아프리카 흑인들을 납치해 노예로 팔아 넘기는 노예무역에 종사했었습니다. 자서전에서 자신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잔악한 일은 모두 했었다고 고백합니다. 노예 수송을 위해 그가 승선했던 배가 큰 풍랑을 만나 난파 직전이었을 때, 자신을 심판하는 것 같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살려줄 것을 기도합니다. 극적으로 살아는 그는 회심하여 신앙의 길을 걷게 됩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로 유명해지자 뉴턴은 자기 속에 일어나는 교만의 유혹을 떨치려고 신명기 15:15절을 책상 위에 적어 놓고 날마다 암송했습니다. “너는 애굽 땅에서 종 되었던 것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속량하셨음을 기억하라.” 그리고 지속적으로 “나는 이교도였고, 하나님을 모독한 자며, 또한 큰 죄인이었다”를 상기시켰습니다.

   재산을 상속받아 허랑방탕하게 낭비한 아들이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라고 스스로 돌이켜 죄를 자백합니다. 아버지는 종들에게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으라 우리가 먹고 즐기자”고 명령합니다. 하나님의 통치가 있는 곳에 잔치가 있습니다.

이남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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