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곱vs 이스라엘
“미영아 나는 지금까지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네. 하나님은 왜 나에게 이렇게 험한 길을 걷게 하시노…” 언니는 지금 호스피스에서 담도암말기로 스러져가는 형부를 지켜보고 있다. 언니와 나는 일란성 쌍둥이다. 인생의 깊은 골짜기를 걷고 있는 언니에게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나는 그저 같이 울었다. 언니와 통화하는 내내 지금은 언니 옆에 있어줘야 한다는 것, 그 절실함만이 마음에 차올랐다. 한국행 표를 알아봤다.
엄마는 맨날 나에게 말했다.
“다 도둑놈이대이 아무도 믿지 마래이” 어리버리한 막내딸이 어디가서 사기당하고 살까봐 걱정되서 하는 말씀이지… 하면서도, 나는 내심 그 말씀이 못마땅했다. 그런 말씀 말고 “딸아 힘내래이 ! 엄마가 기도하고 있대이. 힘들지만 하나님이 항상 니곁에 있으니까 그 하나님 꼭 붙들고 힘내래이 “ 이렇게 말씀해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급하게 표를 구하려니 비쌌다. 땡처리하는 티켓이 없을까 하며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아주 저렴한 티켓을 찾았다. ‘이 가격에 왕복표를!’하며 카드로 결제를 하고 기특하고 대견한 나의 검색 능력에 한껏 도취되어 있는 찰라 난데없이 전화가 왔다. 돈을 더 보내야 표를 보내주겠단다. 뭣이라! 뭐 이런 경우가 있나싶어 뒤늦게 검색해보니 피해자가 수두룩하다. 사기 사이트란다. 맨붕이 와서 잠시 넋을 놓고 앉아 있다가,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허둥지둥하다가… 어리숙해 빠진 나 자신을 못된 말로 마구 쪼아대는데 또 전화가 왔다. 어떤 남자가 알아듣기 어려운 영어로 “너는 한국 못간다. 돈을 더 내야 한다. 환불은 절대 못 해준다 어쩌구 저쩌구…” 머리끝까지 분노가 치솟은 나는 신앙이고 뭣이고 다 집어던진 채 안되는 영어로 설득하다가 사정하다가 열폭하다가 …
오전부터 굶었는데도 배도 안고프고 마음도 텅비고 그냥 곤장 백대 두들겨맞은 듯한 멍—한 시간이 찾아왔다. 엄마가 내 귀에다 대고 “내 말이 맞지? 다 도둑놈이라니까… 쯧쯧쯧” 하시는 것 같았다. 마치 나의 어리숙함을 인증이라도 하듯이…
오늘 아침 창세기 말씀을 보면서 아버지와 형을 속이고 도망가는 야곱과 그 야곱을 등쳐먹는 라반에 대해 공부했다. 비상식적으로 저렴한 표를 우와! 싸네 하며 덥썩 물은 나도, 그렇게 미끼를 문 나를 덥썩 낚아올려 터무니 없는 돈을 요구한 저 쪽도 심보가 거기서 거기다. 나는 걸어다니는 놈이고 거기는 나는 놈이라고나 할까… 일단 카드사에 신고하고 주님께 기도한다.
“주님 서로 속고 속이는 세상속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속는 자도 속이는 자도 되지 않게 해주세요. 정직하고 신실하게 살게 하시고 지혜로운 분별력을 주세요. 요행을 바라는 마음도 버리게 하시고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정당한 권리를 누리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해주세요. 이 일로 사람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지 않게 해주시고 그래도 곳곳에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며 정직하게 사는 사람이 많음을 보게 해주세요. “
그 사람이 그에게 이르되 네 이름이 무엇이냐. 그가 이르되 야곱(속이는 자)이니이다. 그가 이르되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및 사람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 (창32:28)
가만 생각해보면 사람이 다 야곱이다. 행동까지는 아니어도 마음은 야곱일 때가 많다. 이제 이스라엘이 걸어간다. 지팡이를 잡고 절뚝거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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