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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세상돋보기] 소중한 것을 끝까지 붙들 수 있는 용기

소중한 것을 끝까지 붙들 수 있는 용기

얼마 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이 있었다.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기 전 깜짝 이벤트가 있었다. 플레이오프 시작을 알리는 시구식이었다. 보통은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유명인사를 초대해서 시구식을 갖는데, 이 날은 댄서 허니제이가 나와 시구를 했다. 댄서답게 춤추듯 멋진 동작으로 시구를 했다. 원래 허니제이는 22년차 댄서로, 가수 박재범씨의 백댄서로 활동해 왔다. 백댄서는 주목받는 역할이 아니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무대의 주인공인 가수에 집중되고, 댄서는 어둠가운데 가려 얼굴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뒤에서 조용히 활동하다 사라진다. 그런데 그랬던 그녀가 최근 한 음악전문채널에서 방영했던 춤 서바이벌 예능 ‘스트릿 우먼 파이터'(줄여서 스우파)에서 ‘홀리뱅’이란 팀을 결성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뜨거운 사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급부상했다. 스우파의 열기로 여기에 출연했던 댄서들이 광고계를 점령했을 정도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트로트 바람, K-Pop 바람, K-드라마 바람이 불었다면, 이제는 K-Dance의 바람이 새롭게 불고 있는 것이다. 댄서들의 춤 경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특별이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이들이 그동안 무명의 힘든 시절을 춤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묵묵히 버티며 지내왔던 어둠의 시간들 때문이다. 허니 제이만 하더라도 22년간 무명의 백댄서 시절을 묵묵히 버텨내며 왔다.

요즈음의 젊은 세대들, 특별히 Mz세대라고 일컫는 신세대들이 점점 양극화되는 시대에 사회에 진출하려 할 때 겪는 어려움이 크다. 계속되는 취업도전과 시도들이 미끄러지고,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자리에서 묵묵히 힘겹게 인내하며 버텨낸다. 이런 젊은 세대가 자신들의 처지와 비슷하게 오랜 시간 주목받지 못하고 힘겨운 댄서의 삶을 견뎌내고 마침 역전의 스토리를 쓴 이들의 이야기에 열광했던 것이다.

그동안 댄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피라미드 가운데 가장 하층부에 위치하여 냉대 받던 직업군이었다. 하지만, 스우파에 출연한 도전자들은 절망스런 현실에서도 춤에 대한 열정으로 사회의 억압적인 시선을 온몸으로 거부하며 자신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이런 모습을 담은 스우파 영상은 이미 3억 6천만 뷰를 기록했다. 힘들고 지친 이 시대의 청년세대가 큰 위로와 도전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스우파는 오늘날의 어두운 시대에 열정과 도전, 그리고 자유와 해방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들은 정말 소중한 것을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끝까지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온 몸으로 보여주었다. 나에게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그리스도 안에서 정말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힘겨워도 끝까지 붙들고 견뎌낼 만큼 소중한 것이 있는가? 이 시대에는 정말 소중한 것을 끝까지 붙들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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