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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단상] 야곱의 일생

야곱의 일생

 “여자의 일생”이라는 말이 있다. 기구한 운명을 말한다. 여자로 태어나 결혼을 하지만, 고된 시집살이에 자신의 삶은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한 많은 삶이 결코 행복한 여성의 삶은 아니었다. 야곱은 어떠했을까? 야곱의 삶은 행복한 삶이었을까? 야곱은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을만한 사람이었나? 야곱은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었을까? 야곱은 130세 되던 해에 바로의 면전에서 이러한 고백을 한다. 나그네의 세월이 일백삼십 년이고 내가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고 말이다. 

나이가 들어 하는 고백이 진짜다. 우리의 삶과 야곱의 삶이 다르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 나그네의 삶을 살아간다. 이 땅에서 영원히 살 수 없다. 우리의 수명이 70이요, 강건해도 80에 불과하다. 끝이 좋아야 진짜 좋은 것이다. 그런 논리로 야곱의 삶을 지켜봤을 때, 야곱은 분명 실패자다. 그의 삶은 출발부터 삐거덕거렸다. 쌍둥이 형과의 경쟁심에 사로잡혀 형과 아버지를 속였다. 팥죽으로 형의 장자권을 사고 염소 고기와 짐승의 가죽으로 아버지를 속이고 장자의 축복을 가로챘다. 한마디로 속임수다. 마술 쇼는 말 그대로 쇼다. 보여주는 것이다. 알면서도 속는 것이다. 

야곱은 가족을 기만한 결과 밧단아람으로 출행랑을 친다. 거짓말을 일삼는 자는 공동체에서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 아웃이다. 외삼촌의 집에 가서도 밤낮 노동하며 이십 년 동안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사랑하는 여인 라헬 대신 언니를 먼저 아내로 맞아들여야 하는 속고 속이는 게임이 이어진다. 남을 속이는 사람은 언젠가는 본인도 당한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자업자득이다. 심는 대로 거두리라는 성경 말씀이 있다. 무엇을 심든지 그대로 거두는 법이다. 좋은 말을 사용하고 선한 일에 힘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가 서 있는 공동체에서 또는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늘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하고 나눔과 섬김의 삶을 살아야 그리스도인의 삶이라 할 수 있다. 

주위에 남을 속이고 거짓말하는 사람은 결국 그 공동체에서 오래 버티지 못한다.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도망을 간다. 야곱의 어린 시절처럼. 딸 딤나가 세겜 땅에서 강간을 당하고 가장 사랑하는 아내 라헬은 베냐민을 낳다가 죽게 된다. 가장 애지중지하는 아들 요셉마저 형들의 심부름을 하러 갔다가 짐승에게 죽었다는 말(물론 형들의 속임수였다)을 들은 야곱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외삼촌의 집에서 탈출했을 때는 재산이 많았다. 자녀들도 열하나 아내도 네 명이나 되고 겉으로는 남부럽지 않은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야곱은 행복했을까? 동일한 질문을 던져도 야곱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이지만 실상 야곱은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었다. 나이가 들어 말년에 순적하고 평탄해야 하는데 야곱은 그러지 못했다. 아마도 우울증을 앓았을 것이다. 매일 속이 타들어 가는 가운데 마지못해 삶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었다. 금의환향. 고향으로 돌아올 때도 에서가 사병 400명을 데리고 온다는 소식에 놀라 어찌할 줄 몰랐다. 얍복강에서 천사를 만나 씨름을 하면서 그의 이름이 바뀌었다.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사기꾼에서 하나님과 겨루어서이긴 자로 말이다. 그렇다고 그의 삶이 형통한 것은 아니었다. 죄의 대가는 받아야 했다. 야곱은 죽을 때까지 역경의 세월을 보내며 참담한 심정으로 후회했을 것이다.

 “야곱의 축복”이라는 복음성가 노랫말이 있다. 깎아내리고자는 하는 말은 아니다. 다만 야곱은 실패자요 험난한 세월을 살아온 사람이지만 하나님이 함께하시고 그를 인정해 주셨다. 아브라함이나 이삭처럼 특별히 뛰어난 리더쉽과 성품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야곱에게 축복을 허락하셨다. 그가 복을 받을 자격이 있어서 복을 준 것이 아니다. 그저 하나님의 은혜다. 하나님이 긍휼히 여겨 주시고 그를 수렁에서 건져 주시고 높여주신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코비드 19 이후로 많은 사람이 불안해한다. 1, 2차 백신 접종을 하였지만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다시 확진자가 증가 추세다. 세상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사람의 지혜는 한계가 있다. 야곱이 아무리 자신의 꾀를 내지만 하나님의 지혜와 견줄 수 없다. 얕은꾀에 불과하다. 하나님께 바짝 엎드리자. 위로부터 내려 주시는 하나님의 위로가 있어야 한다. 나 혼자 잘 먹고 잘살자는 심보를 버리자. 우리는 운명 공동체다. (We are in the same boat). 하나님의 자녀들은 공동체 삶에서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함께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함께 섬기고 함께 배려하고 함께 나눔의 삶을 살아갈 때 비로소 행복은 다가온다.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자. 기쁨과 평안함이 깃들게 된다. 두려움과 긴장이 사라지게 된다.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받아 누리자.

이진종 목사. 시인(브릿지 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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