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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행복을 당신 손 위에_꿈

행복을 당신 손 위에_꿈

불어불문학과를 들어가서 공부하다 보니 더욱 불어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교양과목이던 심리학 쪽으로 관심이 더 쏠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대학원 전공은 상담 쪽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졸업을 앞두고 상담 쪽으로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려 했지만 순조롭지 않았다. 고민하던 차에 당시 사귀고 있던 남자친구의 권유로 감리교 신학대학원에 원서를 내게 된다. 사실, 공부하며 준비한 것이 아니라 합격 될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시험을 봐두면 언젠가 입학을 원할 때 도움이 될 거라는, 남자친구의 말에 일단 경험 삼아 한 번 보기로 한 것이다. 지금의 남편, 남자친구는 그냥 부담 없이 오전에만 시험을 보면 될 거라고 말했다. 

시험 당일, 많은 전도사님과 목회자의 길을 꿈꾸는 학생들이 열심히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시험 볼 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 시험은 시작되었고 영어와 성경 상식, 그리고 다른 여러 과목의 시험을 치르게 된다. 내가 지원하는 과정은 목회학 석사로 알고 보니 종일 시험을 치러야 하는 과정이었다. 남자친구는 감리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신학대학원으로 진학을 한 것이라 신학석사 과정을 했고, 그래서 나와는 시험 시간이 달랐다. 

아무튼, 열심히 시험을 봤고 결과에는 부담도 없으니 마음 편히 지냈다. 어쩌면 부모님도 교회에 아는 전도사님이나 선생님들도 내가 신학대학원에 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계획하심 가운데 합격이 된 것이다. 그 합격이 아까워 포기하지 못하고 3년 동안, 실천 신학 중 목회 상담을 공부하게 되었고, 사모님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논문을 쓰고 졸업하게 된다. 목회학 석사를 졸업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목사님이 되는 서리 과정을 밟게 되었다. 그 당시 남자친구와 결혼하고 대학원 과정을 공부했던 것인데, 남편은 선교를 나가려고 계획 중에 있었기 때문에 나도 선교 훈련 과정과 목사님이 되는 과정을 함께 공부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목사 안수받기 얼마 전, 나는 안수를 받기 어렵다는,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은 것이다. 많이 아쉬웠지만 순조롭지 않은 이런 상황을 보고 ‘하나님께서 내게 다른 계획을 갖고 계신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목사 안수는 기꺼이 단념한다. 

그 이후, 남편과 함께 필리핀 산페르난도 라우니온이라는 지역으로 선교를 떠나게 되었다.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또 한 번,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공부할 기회를 허락해 주셨다. 목사님들을 위한 목회학 박사 과정에 초대된 것이다. 마닐라 근처에 있는 유니언 신학교에서 열린 목회학 박사 과정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공부는 바기오라는 지역에서 하게 되었다. 그렇게 3년을, 어렵게 영어로 공부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교차 문화적 선교를 전공한 목회학 박사가 된다. 그때 내 나이 30이었는데, 하나님께서는 내가 공부에서 손을 놓지 않도록 계속하게 이끌어 가신 것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뜻에 합당한 사람을 만드시기 위해 준비를 하고 계셨던 것 같다.

비록 나의 작은 꿈은 여러 번 바뀌었어도 말이다. 

꿈 이야기를 하니 다른 의미의 꿈이 생각난다.

한 남자의 꿈속에 내가 몇 개월 동안 드문드문 나왔다고 한다. 그 남자는 어릴 때부터 오로지 목사님이 되려는 꿈만 꾸던 사람으로 중학교 때, 반 친구가 이다음에 목사가 되려면 결혼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 친구가 목사님 아들이었는데 사모이신 어머니의 고생을 보고 자랐고 섬에 살면서 목회자 가정의 어려움을 많이 경험해서였다. 

이 조언을 받아들인 그 남자는 연애는 생각도 안 하고 지내다가 어느덧 대학교 4학년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시험이 끝나고 텅 빈 도서관에 앉아 있었는데 불쑥 깊은 외로움이 느껴졌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나에게도 짝을 예비해 두지 않으셨을까?’

그런 생각이든 그날부터 배우자 기도를 시작했는데, 이상하게도 내가 몇 개월 동안 그 남자의 꿈에 잊을만하면 나왔다는 것이다. 

그 남자는 하나님께 이렇게 여쭤보았다. 

“하나님, 제 꿈에 자꾸 나오는 그 자매가 혹시 제 배우자라면 프러포즈를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 자매가 No라고 대답하면 다시는 프러포즈를 안 하고 혼자 살겠습니다.”

나에게 프러포즈를 결심한 그 남자는 내가 다니고 있던 교회의 교회 오빠였다. 100년 이상의 전통을 이어온 감리교 교단의 우리 교회는 교인들도 많아 그 남자가 교회 오빠인 줄은 알았지만, 개인적 친교는 전혀 없었다. 그는 교회 일에 꽤 열심이었다. 중등부, 고등부 회장을 다 맡았고 학생 성가대 일도 했다. 그 당시 유년부 총무로도 봉사하고 있었는데, 나는 대학 입학시험에 떨어져 재수를 하면서 그 유년부에서 반주자로 봉사하고 있었다. 

꿈에 그 여자가 자주 나오니 아마도 하나님께서 배우자로 알려 주시는 사인이라고 생각했고 그는 프러포즈했다. 지금의 남편은 가끔 그때 이야기를 꺼내며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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