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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자녀양육은 자녀를 독립시키는 과정

자녀양육은 자녀를 독립시키는 과정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자녀가 성인으로 자라 부모 곁을 떠나 보내기 위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귀한 자녀라고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부모의 돌봄을 받으며 부모와 함께 지낼 수는 없습니다. 자녀는 결국 부모의 곁을 떠나야 합니다. 그러니까 자녀는 떠나 보내기 위해 양육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독립시키는 일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못미더워 하며 대신해 줍니다. 심지어 결혼한 자녀조차도 심리적으로 독립시키지 못하고 자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격려하기보다 대신 나서서 문제를 처리해 주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부모 스스로가 자녀를 독립시킬 만큼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자녀를 독립시키는 작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하나는 자녀 자신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니도록 훈련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모 쪽에서 자녀를 간섭하고자 하는 유혹으로부터 탈피하는 것입니다. 

부모들 중에는 자녀를 지나치게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그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합니다. 또는 그런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아이를 그대로 지켜보기가 애처로와서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달려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이를 잘 도와주는 친절한 부모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이에게 달려갈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이를 돕는 일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아이를 돕는다는 것은 결국 아이의 성숙을 돕는 것이어야 합니다. 아이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해서 해 주는 것은 아이가 성숙하는 것을 방해하는 일이기 때문에 돕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스러운 아이를 돕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아이를 위해 무슨 일인가를 해 주려고 할 때는 그 일이 아이를 위해 꼭 해 주어야 하는 일인지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를 도와주지 않는 것이 아이의 성숙을 돕는 방법이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자녀를 양육하는 일은 자녀가 성숙하여 독립적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므로 부모로서는 지나친 보살핌이나 과보호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나친 보살핌과 과보호는 자녀들의 독립심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의지를 마르게 합니다. 부모를 통해서만 세상을 경험할 뿐 스스로 일을 처리해 본 경험이 없이 자란 아이가 연령적으로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스스로 일을 판단하고 처리하고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일을 서투르게 하고 있을 때 그대로 지켜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녀들이 그 일을 하는 것을 지켜보지 못하고 부모들이 대신해 주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이 간섭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자녀에게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러나 자녀에게 간섭하는 것과 자녀가 바람직한 능력을 키우도록 이끌어주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후자는 자녀의 성숙을 위한 것이지만 전자는 자녀의 성숙을 방해합니다.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자꾸 간섭하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춘기의 자녀들이 부모의 간섭에 대해 반항하는 이유들 중 하나는 부모가 자신을 믿어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성숙하기를 원하는 부모는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격려하는 가운데 자녀를 독립시킬 줄 알아야 하고 부모 자신도 자녀에게서 독립할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은 대부분 일을 함으로써 일을 배웁니다. 침구를 정리하는 일이나 책상을 정리하는 일 등 아이들이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을 언제까지나 대신해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일을 분별없이 도와주다가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많이 자랐다고 생각되면 “너는 왜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니?”라고 아이를 나무라고 원망하기도 합니다. 평소에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고 훈련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아이는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기르지 못합니다. 서투른 작품을 많이 만든 끝에 훌륭한 작품이 나오는 것을 생각하고 아이들이 잘 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일을 하도록 지켜보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어떤 일에 대한 성취의 경험은 중요한 것입니다. 처음 하는 일이라 서투를 때 잔소리나 간섭을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것을 참고 아이가 잘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은 부모의 지혜입니다. 처음에는 어른들이 하는 것처럼 완벽하게 잘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대신해 주거나 일을 제대로 못한다고 잔소리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간섭이나 잔소리 대신 아이의 수준에서 적절한 칭찬을 해 준다면 아이들은 점점 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그러는 과정에서 성숙하게 됩니다.

신앙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를 신앙으로 양육하는 목적은 자녀들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신앙인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독립적인 신앙인으로 설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하나님을 찾을 수 있도록 자녀의 신앙을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부모의 권위 때문에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결단에 의해 교회에 출석하고 봉사하며 하나님 앞에 자신의 삶을 헌신하는 자녀를 보는 것은 그리스도인 부모들에게 있어 가장 큰 축복이며 기쁨일 것입니다. 

박진경 (전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 Family Alive 대표, 홈페이지: www.familyalive.ca, 이메일: inquiry@familyaliv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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